[텐아시아=한혜리 기자]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방송계도 변화했다. 올해 가장 큰 특징은 1인 방송의 대중화를 꼽을 수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내용이 담겨있는 방송이 제작될 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직접 방송을 송출하는 1인 미디어가 증가했다. 마니아 층만 즐겼던 1인 방송이 인기를 얻어 공중파에 진출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적 구조에 1인 미디어 열풍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 1. 홀로 사는 사람들을 위한 꿀 같은 노하우
1인 가구 방송
1인 가구 방송
혼자 사는 사람들이 가장 소홀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식사’. 의식주 중 가장 중요한 ‘식’이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에겐 ‘그저 한 끼’로 전락 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얼마전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식샤를 합시다2’가 나섰다. 지난해 방영됐던 ‘식샤를 합시다’ 시즌 1은 혼자 사는 싱글남녀의 먹방(먹는 방송)을 소재로 트렌디한 방송 장르를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식샤를 합시다’ 시즌 2 역시 ‘먹방’과 함께 로맨스가 더해진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다. ‘식샤를 합시다’ 주인공 구대영 역을 맡은 윤두준은 음식을 맛깔나게 먹는 모습과 더불어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상대배우가 맛있는 음식을 눈 앞에 두고 시큰둥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구대영은 큰 눈을 부릅뜨고는 음식의 유래와 담겨진 의미, 먹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식샤를 합시다’는 대영을 통해 음식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식샤를 합시다’ 말고도 혼자 사는 사람들의 대표적 예능 프로그램인 MBC ‘나 혼자 산다’ 역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그들의 꿀 같은 생활 노하우를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부터 ‘나 혼자 산다’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모임인 기존 무지개 멤버들의 생활보다 매주 새로운 게스트들의 생활을 보여주며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룹 신화의 김동완은 이색적인 취미를, 씨스타 소유는 닭발 먹는 털털한 모습을, 엠아이비(M.I.B)의 강남은 놀라운 사교성을 드러냈다. 이처럼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스타들의 각기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며 시청자들의 친근감을 불러일으켰다.
생활 팁 뿐만 아니라 연애의 기술까지 전수했다. 지난 1월, 1인칭 시점에서 찍어둔 VCR 속 스타와 가상데이트를 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종합편성채널 JTBC ‘나홀로 연애중’이 방송됐다. ‘나홀로 연애중’은 격주 다른 여성 스타들의 VCR 속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연애 세포를 자극했다. ‘나홀로 연애중’은 매회 화제를 모으며 남성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인기에 힘입어 ‘나홀로 연애중’은 여성 시청자들을 위한 남성 스타들의 가상연애를 선보였다. 여성 시청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처럼 시청자와 직접 소통을 꾀했다는 점에서 ‘나홀로 연애중’은 새로운 방송 트렌드를 제시했다.

# 2. 내가 직접 만드는 핸드메이드 방송
1인 미디어
1인 미디어
이제 ‘방송’은 방송국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만들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 개인방송은 PC 또는 모바일을 통해 언제나 실시간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초 게임을 생중계하던 인터넷 개인방송은 점점 먹방, 일상 등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이에 개인방송을 진행하는 BJ(Broadcasting Jockey)란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기도 했다.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마음에 드는 BJ에게 별풍선을 선물했다. 이는 곧 BJ의 수입이 됐다. 아이돌 스타 만큼이나 인기를 얻는 BJ들은 억대 수입을 얻기도 했다. 방송처럼 엄격한 심의규정이 없는 인터넷 개인방송은 선정성이 나 과격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 인기는 여전했다.

인터넷 개인방송도 TV 방송처럼 누구나 시청할 수 있지만, 개인 PC, 모바일을 이용하는 시청자들은 일대일 소통의 느낌을 받는다. 생방송과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은 TV 방송이 가질 수 없는 인터넷 개인방송만의 장점이었다. 먹방, 뷰티, 음악,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는 인터넷 방송은 개인의 취향에 맞게 골라볼 수 있었다. 싱글 라이프가 급증하는 시대에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인터넷 개인방송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인터넷 개인방송이 활성화됨에 따라 방송국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MBC에서는 개인방송의 포맷을 활용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제작됐다. ‘마리텔’은 연예인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개인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마리텔’은 인터넷 개인방송의 인기를 이어감과 동시에 새로운 스타들의 발견을 꾀했다. ‘백주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마리텔’의 대표 스타이다. 백종원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여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이며 방송 점유율을 독점했다. 거기에 친근함을 불러일으키는 충청도 사투리로 채팅방의 소통은 그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백종원은 ‘쿡방(요리방송)’과 인터넷 개인방송이 결합된 또 다른 형태의 방송을 창출해냈다.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방송 역시 변화하는 것은 당연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방송 패러다임을 적극적으로 반겼다. 하지만 이에 따른 선정성, 폭력성 등의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었다. 상반기는 새로운 방송 문화를 향한 발걸음의 시작이었다. 앞으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된 모습을 보일 방송 문화에 기대가 모아진다.

[상반기 방송가 결산①]쿡방·스타 셰프·요섹남…먹방의 세포분열
[상반기 방송가 결산②]드라마 속으로 들어온 이상한 나라의 주인공
[상반기 방송가 결산③]봇물 터진 한국 예능프로의 중국행, 명과 암은?
[상반기 방송가 결산⑤]추리하고 맞추고…음악 예능, 시청자와 ‘밀당’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나 혼자 산다’, tvN ‘식샤를 합시다2′, JTBC ‘엄마가 보고있다’, ‘
속사정쌀롱’,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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