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
'프로듀사'
KBS2 ‘
프로듀사’ 9회 2015년 6월 12일 오후 915

다섯줄 요약
할 말이 있다며 무작정 승찬(김수현)의 집을 찾아온 신디(아이유). 승찬은 영화약속을 한 예진(공효진)과 집 앞에서 기다리겠다는 신디를 두고 고민에 빠진다. 프로그램 결방 소식에 초조한 준모(차태현)는 수상한 행보를 보이는 변대표(나영희)와 신디를 보며 5년 전 일이 떠올라 괴롭다. 한편 신디는 1위 무대에서 평소와 다른 수상소감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고 승찬은 신디의 무대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본다.

리뷰
전화를 받고 갈팡질팡하던 승찬은 영화관에 들러 예진과 함께 신디를 만나러 간다. 신디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진은 신디의 심기를 건드리고, 승찬은 신디에게 또 한 번 ‘심쿵’ 멘트를 날린다. 남들이 헐뜯는 말에 의미를 부여해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신디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남긴 것.

‘1박2일’의 결방명령이 떨어지고, 결방으로 인한 여유와 불안은 각자의 진심을 대변한다. ‘1박2일’ 메인피디 준모는 시청률 자격지심으로 폐지 압박에 시달리고, 승찬은 쉬는 날이 생겨 예진을 도울 수 있는 것이 그저 좋기만 하다. 유부남피디에게 결방은 회사에 나가고 싶은 날이고, 작가에게 쉬는 날은 그저 원고료가 안 나오는 날이다. 결방으로 인한 휴식이 모두에게 좋지 만은 않은 것.

뜻밖의 결방과 부재는 서로의 진심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극이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는 만큼 각자의 고민 또한 극대화됐다. 승찬에게 결방은 예진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 예진의 이사는 준모와의 분리인 동시에 자신과는 한 단계 발전되는 것이라 믿고 싶다. 예진도 승찬의 진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배려에 순간순간 가슴 뜀을 느낀다. 톱 가수 신디에게 결방은 단순히 하루 쉬는 날이지만, 세대교체가 시작되는 현역 가수에게 부재는 결국 사라짐을 의미한다. 제2의 유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신디이지만, 그는 한순간에 사라진 유나를 회상하며 “10년후 내가 무엇을 할지 예상이 되나요?”하고 묻는다. 불안감을 들키고 싶지 않은 신디는 맡은 바를 열심히 해내지만 부재의 순간이 다가오자 결국 진심을 드러내고 만다.

‘결방’이 누군가에겐 비집고 들어갈 틈이자 방심하면 뺏기는 자리라면, 이는 주인공 4인방의 러브라인과도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예진이 승찬을 바라보자 준모는 흔들리기 시작하고, 승찬은 예진과 준모사이의 빈자리를 기가 막히게 치고 들어온다. 승찬은 신디의 부재에는 관심 없이 예진만 바라본다. 한편의 결방 같은 네 남녀의 마음은 종잡을 수 없이 서로 얽히고 있다.

이와 별개로 승찬과 예진의 어린 시적의 인연도 포착된다. 그러나 지나친 비현실성은 다소 작위적이라는 평이다. 이와 더불어 매 장면마다 등장하는 명언들이 극의 재미를 떨어뜨린다. 일상의 대화에서도 약간은 억지스럽게 흐르는 명대사 퍼레이드는 감동의 순간을 오글거림으로 바꾸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또 각 에피소드에 맞는 주제로 드라마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재미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주제에 끼워 맞추기 위한 안간힘도 엿보인다. 이러한 에피소드들의 구성은 이야기를 느슨하게 늘어뜨리는 느낌까지 준다.

결방과 부재는 등장인물 개개인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준모는 결방으로 과거 가수 유나를 회상하며 괴로워하고 예진에게 “네가 나가는 게 싫다”며 마음을 드러낸다. 신디는 1위 소감 무대에서 자신의 진심을 솔직히 드러낸다. 진심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는 결방이 아닌 실제의 삶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네 사람의 갈등은 이를 깨닫는 작업이 아니었을까?

수다포인트
- 광대승천, 백승찬 피디. 신디는 그냥 이렇게 둘 건가요?
– 탁피디, 자기 이야기 나오면 시간 오버 정도는 괜찮아! 모든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
– 남녀 관계에 친구는 없다는 진리, 라준모와 탁예진에게도 적용되는 것인가?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KBS2 ‘프로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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