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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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박수정 기자] 3인조로 돌아온 엠블랙, 더 성숙해지고 더 솔직해졌다.

엠블랙은 9일 오후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여덟 번째 미니앨범 ‘미러(MIRROR)’를 발표했다. 이날 엠블랙은 타이틀곡 ‘거울’과 ‘나무’로 감미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이들은 3인조로 재정비해야 했던 지난 6개월의 시간을 “힘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지난해 이준과 천둥을 떠나보낸 세 사람이다. 6개월여의 힘든 공백기를 견디고 돌아온 세 사람의 무대는 이전보다 더욱 감성적이고 성숙해졌다.

타이틀곡 ‘거울’은 아무말 없이 떠나버린 소중한 사람의 배신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직설적인 가사와 무게감 있는 비트, 중독적인 멜로디라인에 맞춘 엠블랙의 감성적인 퍼포먼스가 담겼다. 지오는 ‘거울’의 가사에 대해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두 멤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오는 “처해있는 상황을 대입을 시켰다. 겨냥을 한 것은 아니고, 그 상황이 사랑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승호는 “(겨냥으로) 느낄 수 있다. 우리도 심적으로 힘들었던 상황을 지내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다. 한 팀의 리더로서 팀원들이 해체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굉장히 섭섭함이 많이 들었다. 사실 화끈하게 이야기드리고 싶은데 그간의 지내왔던 추억들만 생각하고 싶다. 텔레파시가 아닌 진심을 담아서 응원을 해줬으면 좋겠고, 서로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 없이 윈윈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천둥과 이준에 대한 진심어린 속내를 전했다.

모두가 3인조가 된 엠블랙의 다시 시작하는 마음과 떠난 두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주목했다. 지오는 “우리가 텔레파시를 이용한다. 그렇게 연락하고 있다”며 이준, 천둥과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사실 오랜 시간 동안 각자 많은 생각이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부정하면서 살았다. 서로 조금이 미운 털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좋은 생각만 하고 있다. 그렇게 지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다”며 홀가분해진 마음을 표현했다.

3인조로 컴백한 엠블랙
3인조로 컴백한 엠블랙
3인조로 컴백한 엠블랙

지오는 이날 솔직하고 화끈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3인조 엠블랙으로서 장점으로 “노래를 더 잘한다”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지오는 “지금까지 노래를 계속 잘라서 불렀는데 감정선 연결이 잘 안된다. 발라드곡을 부르더라도 톤, 호흡이 바뀌면 흐름이 끊긴다. 가사도 문단 지어 써야 하고, 곡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3인조가 되니 무대에서 좀 더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승호는 “이전에는 군무나 개인컷 위주 장면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이미지컷도 많고, 노래도 귀기울여서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춤을 배제했다. 춤도 원테이크에 이어지는 예쁜 안무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두 명이 비었지만,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자신감은 더 강해졌다. 지오는 “이번 안무는 모두가 만족했다. 지난 타이틀곡들은 수정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이번에는 단 한 번의 수정 없이 모두가 오케이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오는 “틈새시장이 될 수도 있는 전략적 사고도 있다. 남자 3인조 그룹이 드물다. 색다른 무대의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엠블랙은 더 완성도 있는 앨범을 위해 앨범 발매일자도 연기하면서 노력했다. 지오는 “이번 활동이 아무래도 군 복무 전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완성도 있는 앨범을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은 기존과 달리 수록곡마다 테마가 담겨있다. 천천히 들어보면 한 편의 뮤지컬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엠블랙 지오, 승호, 미르(왼쪽부터)
엠블랙 지오, 승호, 미르(왼쪽부터)
엠블랙 지오, 승호, 미르(왼쪽부터)

지난 6개월, 누군가는 스트레스로 10kg 이상 체중이 불었고, 게임에 빠져야 했으며, 농사를 지으러 시골에 내려가기도 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엠블랙 3인이 깨달은 건 무대의 소중함과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그리고 초심을 절실히 깨달았다. 지오는 “팬들이 남아있는 한,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끝까지 보답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팬들의 소중함을 크게 깨달았다”며 “‘복면가왕’에 나와달라는 팬의 글을 보고 놀랐다. 나는 정말 어떻게 저 대단한 가수들만 나오는 프로그램에 나를 나와달라고 하는지. 나를 사랑해주시고, 내 자신보다 나를 높게 평가한다고 깨달았다. 기대에 부응해야 겠다는 생각도 하고, 그 동안 부족했던 모습들, 자신감 잃었던 모습을 돌아보면서 정신을 차렸다”고 전했다.

승호는 “이번 앨범, 일을 계기로 다시 돌아보게 됐다. 더 멋있는 음악, 노래가 좋다는 엠블랙이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막내 미르 또한 달라져 있었다. 미르는 “항상 발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2009년에 데뷔했는데 어느 순간에 멈춰있을 때가 있다. 자만하고 안일하고.. 마이크를 잡고 사는한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배움의 자세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실 이번 앨범을 여덟 번째 미니앨범이라 아닌 첫 번째 미니앨범으로 표시하려 했다. 그만큼 힘든 시간을 견디고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5인조에서 3인조가 됐지만, 엠블랙은 더 단단해지고 성장했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팽현준 pang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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