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5회
‘화정’ 5회
‘화정’ 5회

[텐아시아=한혜리 인턴기자] ‘왕이 되게 해주마 그대신 아버지와 남동생과 여동생을 모두 죽여라.’

광해에게 왕이 되기 위한 관문은 ‘비정’이었다. ‘내 더위 사가라’며 장난치던 여동생에 대한 애정 따위는 사치에 불과했다. 아버지에 이어 남동생과 여동생마저 죽여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다.

27일 방송된 MBC ‘화정’ 5회는 가까스로 왕이 된 광해(차승원)가 김개시(김여진)와 이이첨(정웅인)의 도움으로 굳건한 왕좌를 위해 더 많은 피를 불러오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여덟 살 영창대군(전진서)과 충신 이덕형(이성민) 그리고 “내 더위 사가라”며 장난치던 정명공주(정찬비)까지 그가 평소 좋아했던 주변인물들은 하루 아침에 모두 정적이 되어야 했다.

이에 대해 개시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제 선택하셔야 합니다 인간으로 남을 것인지 왕이 되실 것인지”라고 묻는다. 왕이 되기 위해선 인간의 감정 따위는 버려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이었다. 이에 광해는 눈물을 쏟으며 개시의 목에 칼을 들이대지만 정작 죽일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 광해가 선택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되고 있었다.

‘불을 지배하는 자 오직 순혈의 피만이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 될 것이다’라고 했던 격암 남사고의 예언은 영창대군의 죽음을 불러왔지만 그 주인공이 영창이 아닌 정명공주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인목대비는 가까스로 정명을 탈출시킨다. 최상궁(김소이)과 이덕형, 그리고 홍주원(윤찬영)의 도움으로 정명은 통통배 하나에 의지하여 탈출을 감행하지만 그만 노를 바다에 빠트리며 또다시 알 수 없는 미래를 예견케 했다.

이 과정에서 차승원은 굳건한 왕이 되고자 하는 통치자의 욕망과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과 아우를 지키고자 하는 인간적인 감성을 교차시키며 오열과 분노,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연기를 보여줬다. 광해의 악한 면을 대변하는 이이첨 역의 정웅인과 광해의 선정에 대한 마음을 담은 이덕형 역의 이성민은 강렬한 대립을 보여줬다. 불 같은 광해와 얼음 같은 김개시가 대면하면서 광해가 분노를 억누르며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나 승리를 장담한 듯 오만한 이이첨과 절체절명의 이덕형이 맞붙는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탄생시켰다.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50부작의 대하사극으로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한혜리 인턴기자 hyeri@
사진제공. 김종학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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