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3′
[텐아시아=박수정 기자]‘나가수3’ 스윗소로우-소찬휘-하동균이 탈락이 무색한 완벽한 무대로 끝까지 자존심을 지켰다. 이들은 가왕전 결승 진출자인 양파-김경호-박정현 못지않은 완벽한 무대로 큰 감동을 줬다. 무엇보다 ‘나가수3’와 시작을 함께한 이 세 팀은 12주의 시간 동안 자신들의 색깔을 다양하게 펼치며 음악성과 가수로서의 저력을 다시 한 번 과시, 대중의 품에 안기며 박수와 함께 아름다운 이별을 해 모두를 감동에 물들게 했다.지난 17일 방송된 MBC 대표 음악버라이어티 ‘나는 가수다-시즌3’(이하 나가수3) 12회에서는 스윗소로우-양파, 소찬휘-김경호, 하동균-박정현의 가왕전 6강이 진행됐다. 1:1 대결을 통해 가왕전 결승에 진출할 3팀의 가수를 선발하게 될 이번 공연의 주제는 ‘청중평가단 추천곡’이었다. 스윗소로우는 조용필의 ‘창밖의 여자’를, 양파는 신중현과 엽전들의 ‘아름다운 강산’을, 소찬휘는 김현정의 ‘멍’을, 김경호는 윤시내의 ‘열애’를, 하동균은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박정현은 이승환의 ‘천일동안’을 선곡해 무대를 꾸몄다.
가왕전 6강은 지금까지 경연과는 다른 룰이 적용됐다. 7팀이 한꺼번에 청중평가단의 심사를 받았던 지난 경연과는 다르게 1:1 대결이 펼쳐졌다. 3팀만이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얻게 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스윗소로우와 양파가, 소찬휘와 김경호가, 하동균과 박정현이 경쟁자가 돼 무대를 펼치게 됐다. 가왕전 결승으로 가는 새로운 경연 앞에 선 이들에게서는 긴장감이 엿보였다.
이날 가왕전 결승 진출자로는 양파-김경호-박정현이 선정됐다. 이로 인해 자동적으로 스윗소로우-소찬휘-하동균은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모두 어느 정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탈락자들의 모습은 밝아 보였다. 그 이유는 바로 이들 모두 후회 없는 경연을 펼쳤기 때문.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후회 없이 하겠다는, 혹은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제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 온 힘을 다해 무대를 만들어 낸 이들에게서 ‘후회’라는 마음은 없어 보였다.
먼저 첫 번째 경연 팀으로 6팀 중 처음 무대에 오른 스윗소로우는 ‘창밖의 여자’를 선곡했다. 이날 스윗소로우는 무대가 시작되기 전까지 연습을 하며 목소리를 맞춰나갔다. 멤버 송우진은 “탱고로 바뀌었다. 오히려 색다른 시도를 용감하게 도전을 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탱고의 리듬과 함께하는 게 억지스럽지 않고 잘 맞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선곡과 편곡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첫 주자로 무척 떨릴 법도 했지만 스윗소로우에게서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한 탱고 리듬으로 시작된 노래는 점점 더 격한 감정을 이끌어냈다. 네 명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그야 말로 압권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노래는 탱고 리듬으로 더욱 강렬해졌고 혼신의 힘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낸 이들의 모습에 청중평가단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무대가 끝난 뒤 이들에게서는 묘한 감정이 교차됐다.
김영우는 “뭉클하면서 졸업식 같은 느낌이었다. 정말 간절했던 ‘나가수3’ 무대가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했다”고, 송우진은 “10번 넘게 무대를 가졌는데도 오늘은 끝나고 나서 기분이 더 묘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음악감상실 멤버 김연우는 “정말 애절하다. 반복되는 후렴구가 찌릿하면서 가사의 슬픔이 다가온다”고, 이본은 “노력을 정말 많이 한 것이 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번째 경연 팀의 주자는 김경호와 겨룬 소찬휘였다. 김연우는 “소찬휘가 앞서 나가고 있다. 지금 상승세다. 김경호는 적응을 하고 있는 단계”라며 두 사람의 경쟁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멍’을 선택한 소찬휘는 “원곡이 댄스 비트였다면 나는 록이다. ‘티어스(Tears)’ 때 함께 했던 기타리스트 윤두병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나도 만족할 수 있는 무대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소찬휘는 수술이 많이 달린 검정색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소찬휘는 특유의 내지르는 창법으로 무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3번의 1위 경험으로 ‘나가수3’의 역사를 새로 쓴 소찬휘는 파워풀한 ‘센 언니’의 모습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유도했고, 절정에 다다를수록 더욱 크고 높아지는 목소리로 청중평가단을 들썩이게 했다.
노래가 끝난 뒤 소찬휘는 “‘나가수3’ 첫 무대보다 긴장을 했다. 가사 실수를 잘 안 하는데 뜻밖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경호는 “강렬했고 분출하는 무대였다. 청중평가단을 흥분시키기에 아낌없이 다 불러내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고, 김연우는 “무대에서 불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이본은 “소찬휘의 ‘멍’도 정말 좋다”고, 김태은은 “소찬휘에게 이 노래를 이미 빼앗겼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현과 맞붙은 하동균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다소 생소한 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권태은은 “오늘 무대 중 가장 돋보이는 가사다”라고, 김이나는 “섬세하고 현실적인 가사라 자칫 잘못 부르면 웃기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동균은 “도전인 노래이다. 확 이해를 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니기 때문에 깊은 몰입이 필요하다. 분명히 내가 못할 거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동균의 걱정은 그저 걱정일 뿐이었다. 매번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자신이 가고 싶은 음악의 길을 간 하동균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담하게 노래를 불러냈다. 하동균 특유의 읊조리는 창법은 마치 이야기를 건네는 듯 했고, 청중평가단은 여기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특히 객석에서는 눈물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노래가 끝난 뒤 하동균은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을 만큼 하고 싶은 대로 했다. 갈 수 있는 것보다 많이 왔기에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쟁자인 박정현은 “끝까지의 고집이 좋았다. 1:1 대결인 것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가장 용감한 선곡을 했다”고 밝혔다. 김태은은 “‘잘 가시게’라고 말을 하고 나서 드럼이 세지는 것이 진혼곡 같았다. 그런 감동이 있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김이나 역시 고개를 끄덕거리며 김태은의 말에 동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들 세 팀은 12주의 시간 동안 시청자들과 청중평가단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큰 박수가 이어졌다. 스윗소로우는 편곡과 보컬그룹다운 화음, 다채로운 무대구성으로 음악성을 과시했고, 소찬휘는 파워풀한 보컬리스트의 저력을 보여줬으며, 하동균은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며 대중의 품에 안겨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들로 인해 MBC 대표 음악버라이어티 ‘나가수3’는 경연의 등수뿐만 아니라 귀 호강, 눈 호강 프로그램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경연의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다양한 무대를 보여준 경연자들의 모습은 큰 감동을 줬다.
가왕전 결승에 오를 주인공으로는 양파-김경호-박정현이 선정됐다. 쟁쟁한 대결 끝에 결정된 진출자였기에 탈락자 스윗소로우-소찬휘-하동균은 진심 어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진한 성적을 보여줬던 김경호는 ‘나가수3’에 서서히 적응을 하며 1위를 3번이나 차지했던 소찬휘를 제치고 가왕전 결승에 올라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13주 동안 단 한 명의 가왕을 뽑는 ‘나가수3’는 귀 호강, 귀 정화 음악 버라이어티로 탄생돼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나가수3’ 가왕 결승전은 오는 24일 방송된다.
박수정 기자
사진. MBC ‘나가수3′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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