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과 이민정 부부
배우 이병헌이 아내 이민정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이병헌, 이민정 부부는 26일 오전 7시 1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8시 9분에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3개월 만의 귀국이다. 두 사람은 당초 오전 5시 50분 도착 예정이었으나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다소 늦게 한국 땅을 밟았다.
이병헌이 도착하는 게이트엔 이른 새벽부터 약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이민정과 나란히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병헌은 이민정을 먼저 내보냈다. 홀몸이 아닌 이민정을 배려한 조치였다. 이후 이병헌은 혼자 취재진 앞아서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이병헌은 카메라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여러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을 너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잘 알려진 사람으로서, 가장으로서 너무나 큰 실망감과 불편함마저 끼쳐 드렸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일은 저로부터 비롯됐기 때문에 오롯이 그에 대한 비난도 저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부분 때문에 실망하셨는지 잘 알지만, 저의 어리석음 때문에 이렇게 긴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저에게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상처 받았을 텐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반성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가장 평생을 갚아도 안 될 만큼 빚을 졌고, 책망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사죄하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병헌은 최근 협박 사건에 휘말려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모델 이지연과 걸그룹 글램 출신 다희는 이병헌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이병헌의 음담패설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 기소됐다.
양측 간에 첨예한 의견대립이 이어졌고 이병헌과 이지연의 관계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모 씨는 “이병헌과 약 3개월간 만나왔다. 지난 8월 결별 통보에 상처 받아 우발적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병헌 측은 “이병헌이 지인의 소개로 6월 말께 식사 자리에서 딱 한 번 만났다. 형량을 줄이기 위한 의도적인 흠집내기”라고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선고 공판을 앞둔 지난 5일 이병헌과 이지연의 대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길었던 법정공방 끝에 지난달 15일 진행된 이지연과 다희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이지연에게 징역 1년 2월을, 다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시된 증거를 살펴보면 연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받은 이지연이 모멸감에 의해 벌인 행동이라기보다 금전적인 동기가 우선하는 계획적인 범행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소사실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 역시 유부남이자 유명인으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피고인들과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게임을 통해 키스 등의 신체 접촉을 하고 이성적 관심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 이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병헌의 행동을 질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병헌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걸그룹 글램 멤버 다희와 모델 이지연에게 결국 징역형이 선고됐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검찰 측이 항소장을 접수한데 이어 21일 이지연과 다희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며 장기적인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 피해자인 이병헌은 두 사람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귀국 후 공항에서 입장을 밝힌 이병헌은 이민정과 함께 곧바로 광주 신혼집으로 향했다. 당분간 그곳에 머물며 출산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민정은 현재 임신 8개월이며 오는 4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