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이병헌 클라라(왼쪽부터)
연예계가 진실게임에 빠졌다.최근 연예계에 여러 사건과 갈등이 발생, 서로 다른 입장을 표명하는 이들간의 열띤 진실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코엔터테인먼트 폐업 사태로 인해 개그맨 김준호는주주들과 입장차로 논란에 휩싸였고, 배우 클라라도 소속사 폴라리스와 서로 상반된 진실을 주장하며 깊은 갈등에 빠졌다. 배우 이병헌은 법정에서 협박사건의 시비를 가리고자 했으나, 그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난 뒷이야기들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코코엔터테인먼트의 공동 대표인 김준호가 후배 개그맨 김준현 김지민 이국주 조윤호 등과 함께 동료 김대희가 주축이 된 새 회사에 합류를 결정한 가운데, 코코엔터테인먼트 주주 측이 ‘폐업은 합의되지 않은 결정’이라며 입장을 발표해 양측 간 갈등이 촉발됐다.
김우종 대표의 회삿돈 횡령과 잠적으로 코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4일 “코코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 직무대행 중인 등기이사들은 코코엔터테인먼트의 회생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코코의 폐업 발표 이후 기존 소속 연예인 일부는 김대희를 중심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코코 측은 26일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코코엔터의 폐업 소식 이후 40여 명의 연기자들이 다 같이 모여 개그맨 김대희를 주축으로 새로운 둥지를 틀고 ‘제이디브로스’ 설립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코코의 초기 투자 주주들이 ‘명백한 계약 위반’을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주주 이상윤 씨를 포함한 주주들은 “폐업 합의 발표를 푸함한 코코엔터테인먼트 입장으로 발표된 내용은 모두 허위”라며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준호는 텐아시아에 “나 또한 코코엔터테인먼트에 15% 정도 지분이 있고, 폐업으로 가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몇 달간 생활비도 충당하지 못한 연기자들에게 회사에 남아 회생에 노력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런 판단 하에 폐업은 등기 이사들이 12월말까지 논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다. 무엇보다 더 큰 피해를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며 “투자 주주들과 끝까지 만나 해결해가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클라라는 지난해 10월 소속사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로부터 공갈 및 협박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폴라리스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냈다. 이후 클라라는 언론을 통해 “소속사 회장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폴라리스로부터 소송을 당한 클라라도 지난해 12월 회사를 상대로 전속계약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클라라 측은 14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매니저를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한 배경을 밝혔다. 또 클라라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소속사 회장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문자 메시지 등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클라라가 주장한 ‘성적 수치심’에 대해 폴라리스 측은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면서 제시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명예를 중요시하는 소속사 회장의 가치관을 알고 이를 악용한 협박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클라라와 회장이 사람이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까지 공개됐지만, 이를 두고도 양측 간에 첨예한 의견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은 “2012년 7월 전속계약분쟁으로 단초가 되었던 전속효력정지의 사전통보 및 계약완료 이후 재계약이라는 업계의 선 관례 원칙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중 전속계약문제의 원인을 제공함으로써 한차례 재발방지를 위한 주의조치가 내려졌었다”고 밝혔다.
또 “본인이 대한민국 스타로서 문제가 야기된 사건에 당사자로서도 대중들에게 연예 활동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정중하고 진지하게 공인으로서 책임지고 자숙하는 행동이 충분히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예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라며 클라라의 연예 활동 자제를 요청했다.
이병헌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걸그룹 글램 멤버 다희와 모델 이지연에게 결국 징역형이 선고됐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일 검찰 측이 항소장을 접수한데 이어 21일 이지연과 다희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며 장기적인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
앞서 이지연과 다희는 이병헌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50억 원을 주지 않으면 이병헌의 음담패설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이병헌은 즉시 경찰에 고소했고, 지난해 10월 두 사람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구속됐다.
길었던 진실 공방 속에서 이병헌과 이지연의 관계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모 씨는 “이병헌과 약 3개월간 만나왔다. 지난 8월 결별 통보에 상처 받아 우발적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병헌 측은 “이병헌이 지인의 소개로 6월 말께 식사 자리에서 딱 한 번 만났다. 형량을 줄이기 위한 의도적인 흠집내기”라고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선고 공판을 앞둔 지난 5일 이병헌과 이지연의 대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지난 15일 진행된 이지연과 다희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이지연에게 징역 1년 2월을, 다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시된 증거를 살펴보면 연인으로부터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받은 이지연이 모멸감에 의해 벌인 행동이라기보다 금전적인 동기가 우선하는 계획적인 범행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소사실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 역시 유부남이자 유명인으로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피고인들과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게임을 통해 키스 등의 신체 접촉을 하고 이성적 관심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 이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이병헌의 행동을 질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텐아시아DB,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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