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이 노래를 부르는데 눈물을 흘리시는 관객분과 눈이 마주쳐서 저도 울컥 했어요. 여러분, 제 공연에서는 몰래 우세요.”
14일 김동률의 2014년 전국투어 서울의 마지막 공연이 열린 14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그 노래’를 부르기 전 김동률은 당부 아닌 당부를 했다. 공연에 몰입했다면, 자신이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여부를 알기 힘들었을 것이다. 오케스트라와 밴드, 그리고 조명이 혼연일체를 이룬 완벽한 무대에서 김동률은 매 노래마다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오직 음악의 힘으로 말이다.
김동률은 새 앨범 ‘동행’을 발표하고 방송 및 매체 인터뷰를 전혀 하지 않았다. 간간히 페이스북을 통해 근황을 전했을 뿐이다. 그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오직 공연뿐이었고, 김동률 콘서트 티켓은 올해 공연시장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허니버터칩’과 같은 존재였다.
공연의 포문을 연 첫 곡은 새 앨범의 첫 곡이기도 한 ‘고백’이었다. 차분한 기타연주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자 마치 음반을 직접 듣는 듯한 감흥이 느껴졌다. 이어진 베란다 프로젝트의 ‘트레인’은 관현악 오케스트라를 통해 극적인 매력을 전했다. 그렇게 김동률은 단 두 곡으로 관객을 완전히 몰입시켰다.
‘사랑한다는 말’과 ‘내 사람’에 대해 김동률은 “내 노래 중 가장 닭살스러운 노래 다섯 곡 안 에 드는 곡”이라고 말했다. “‘내 사람’이 발표되고 경험 없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곡이라는 말 많이 들었어요. 이 노래 가사는 소설 쓰듯이 지어내서 나올 수 있는 궁극의 경지인 것 같아요. 18~19세기 로맨스 소설 중에 그런 게 많잖아요. 그런 소설은 대개 연애를 제대로 못 해본 사람들이 쓴 거예요. 결핍과 재능이 결합한 결과물인 거죠. 막상 이런 이야기를 하고나니 슬퍼지네요.” 이날 공연에서 김동률은 새 앨범 ‘동행’의 전곡을 노래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셋 리스트를 짤 때 고민이 많았어요. 공연에서는 과거 곡들을 들려드려야 하기 때문에 새 앨범 곡을 다 넣기 힘들거든요. 하지만 과감하게 새 앨범 전곡을 부르기로 했어요. 이번 콘서트가 아니면 앞으로 무대에서 들려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요.”
물론 과거 히트곡을 노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1993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꿈속에서’와 존 박이 특별히 함께 한 카니발 시절의 ‘그땐 그랬지’가 흐르자 옛 추억이 방울방울 떠올랐다. 남성관객을 위해 선곡됐다는 ‘취중진담’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가 메들리로 이어지자 마치 노래방 자막이 자동으로 지원되는 것 같았다. “히트곡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죠. 하지만 때로는 그 히트곡이 발목을 잡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취중진담’은 이번 공연에서 빼려고 했는데 누군가 그 곡은 관객에 대한 의무라고 말해줬어요. 타협을 해서 절반만 노래했네요.”
이날 공연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오케스트라와 밴드, 조명의 삼위일체였다. 이날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은 이지원을 비롯해 드러머 박은찬 등은 10년 이상 김동률과 함께 해온 동료들이고 나원주는 앨범에서도 건반을 연주했다. 이외에 새로 콘서트에 합류한 ‘적재’ 정재원은 출중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지훈 감독이 맡은 조명은 곡의 전개에 딱 들어맞는 움직임을 보이며 공연에 대한 몰입을 배가시켰다. 본 공연의 마지막 곡은 ‘그게 나야’, 마지막 앵콜 곡은 ‘기억의 습작’이었다. ‘그게 나야’는 꽤 오래된 노래처럼 익숙하게 들렸고, ‘기억의 습작’은 어느새 고전이 된 느낌이었다. 특히 ‘기억의 습작’이 흐를 때에는 관객 모두가 침묵했고, 노래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김동률은 차기작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음악적으로 잘 만드는 건 제가 혼자서 고민할 일이고요. 다음 앨범은 여러분을 위한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10~20대를 만족시키는 그런 음악을 만들기보다는 저와 같은 감성을 가지고 함께 가는 여러분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여러분을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음악 말이죠. 묵묵히 지금처럼 계속 음악 할게요. 함께 가요.”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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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김동률의 2014년 전국투어 서울의 마지막 공연이 열린 14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그 노래’를 부르기 전 김동률은 당부 아닌 당부를 했다. 공연에 몰입했다면, 자신이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여부를 알기 힘들었을 것이다. 오케스트라와 밴드, 그리고 조명이 혼연일체를 이룬 완벽한 무대에서 김동률은 매 노래마다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오직 음악의 힘으로 말이다.
김동률은 새 앨범 ‘동행’을 발표하고 방송 및 매체 인터뷰를 전혀 하지 않았다. 간간히 페이스북을 통해 근황을 전했을 뿐이다. 그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오직 공연뿐이었고, 김동률 콘서트 티켓은 올해 공연시장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허니버터칩’과 같은 존재였다.
공연의 포문을 연 첫 곡은 새 앨범의 첫 곡이기도 한 ‘고백’이었다. 차분한 기타연주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자 마치 음반을 직접 듣는 듯한 감흥이 느껴졌다. 이어진 베란다 프로젝트의 ‘트레인’은 관현악 오케스트라를 통해 극적인 매력을 전했다. 그렇게 김동률은 단 두 곡으로 관객을 완전히 몰입시켰다.
‘사랑한다는 말’과 ‘내 사람’에 대해 김동률은 “내 노래 중 가장 닭살스러운 노래 다섯 곡 안 에 드는 곡”이라고 말했다. “‘내 사람’이 발표되고 경험 없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곡이라는 말 많이 들었어요. 이 노래 가사는 소설 쓰듯이 지어내서 나올 수 있는 궁극의 경지인 것 같아요. 18~19세기 로맨스 소설 중에 그런 게 많잖아요. 그런 소설은 대개 연애를 제대로 못 해본 사람들이 쓴 거예요. 결핍과 재능이 결합한 결과물인 거죠. 막상 이런 이야기를 하고나니 슬퍼지네요.” 이날 공연에서 김동률은 새 앨범 ‘동행’의 전곡을 노래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셋 리스트를 짤 때 고민이 많았어요. 공연에서는 과거 곡들을 들려드려야 하기 때문에 새 앨범 곡을 다 넣기 힘들거든요. 하지만 과감하게 새 앨범 전곡을 부르기로 했어요. 이번 콘서트가 아니면 앞으로 무대에서 들려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요.”
물론 과거 히트곡을 노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1993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꿈속에서’와 존 박이 특별히 함께 한 카니발 시절의 ‘그땐 그랬지’가 흐르자 옛 추억이 방울방울 떠올랐다. 남성관객을 위해 선곡됐다는 ‘취중진담’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가 메들리로 이어지자 마치 노래방 자막이 자동으로 지원되는 것 같았다. “히트곡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죠. 하지만 때로는 그 히트곡이 발목을 잡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취중진담’은 이번 공연에서 빼려고 했는데 누군가 그 곡은 관객에 대한 의무라고 말해줬어요. 타협을 해서 절반만 노래했네요.”
이날 공연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오케스트라와 밴드, 조명의 삼위일체였다. 이날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은 이지원을 비롯해 드러머 박은찬 등은 10년 이상 김동률과 함께 해온 동료들이고 나원주는 앨범에서도 건반을 연주했다. 이외에 새로 콘서트에 합류한 ‘적재’ 정재원은 출중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지훈 감독이 맡은 조명은 곡의 전개에 딱 들어맞는 움직임을 보이며 공연에 대한 몰입을 배가시켰다. 본 공연의 마지막 곡은 ‘그게 나야’, 마지막 앵콜 곡은 ‘기억의 습작’이었다. ‘그게 나야’는 꽤 오래된 노래처럼 익숙하게 들렸고, ‘기억의 습작’은 어느새 고전이 된 느낌이었다. 특히 ‘기억의 습작’이 흐를 때에는 관객 모두가 침묵했고, 노래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김동률은 차기작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음악적으로 잘 만드는 건 제가 혼자서 고민할 일이고요. 다음 앨범은 여러분을 위한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10~20대를 만족시키는 그런 음악을 만들기보다는 저와 같은 감성을 가지고 함께 가는 여러분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여러분을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음악 말이죠. 묵묵히 지금처럼 계속 음악 할게요. 함께 가요.”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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