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얼굴
왕의 얼굴
KBS2 ‘왕의 얼굴’ 4회 2014년 11월 27일 수요일 밤 10시

다섯줄 요약
김가희(조윤희)는 관비로 귀양 가던 중 김도치(신성록)의 도움을 받아 도망치는데 성공한다. 뒤늦게 현장에 나타난 광해(서인국)는 가희가 죽을 줄 알고 오열한다. 3년 후, 가희는 아비가 못다 이룬 꿈을 위해 대동계의 일원으로서 자신을 연마하고, 도치(신성록)는 정여립의 뒤를 잇는 새 계주로서 대동계를 규합한다. 반면 궁 밖을 떠돌아다니며 천민들의 관상을 봐 주며 살아가던 광해는 때마침 치러진 관상감 별시에 나섰다가 도치와 관상가로서의 실력을 겨루게 된다.

리뷰
아무리 관상에 ‘죽고 사는’ 선조(이성재)라도 대신들의 시선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선조는 가희가 자신의 관상을 보완해 줄 여인인 것은 알았지만, 대역죄인의 딸인 것을 염려했다. 결국 선조는 대신들의 반발이 두려워, 가희를 후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참형 위기에 처한 부모를 살리는 조건으로 고산(이기영)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가희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선조의 여자’가 될 운명은 피했지만 이로 인해 관비가 될 위기에 처한다.

광해는 가희가 관비로 팔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쫓아갔지만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 ‘한발 늦다’. 광해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희는 이미 도치의 도움을 받아,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빠져나간 후. 가희가 죽은 줄 오해한 광해는 선조를 찾아가 “아바마마께서는 이미 왕이시거늘 무얼 그리 두려워하시는 것입니까? 임금이 두려워해야하는 것은 하늘과 백성이거늘. 그깟 관상 따위가 무엇입니까”라며 선조의 ‘관상 콤플렉스’를 기어코 건드리고야 만다. 이들 부자가 더 이상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가희는 광해에게 오해를 품은 채, 광해는 사랑을 잃은 채, 선조는 아들과 완전히 멀어진 채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드라마는 ‘관상’이라는 소재를 향한 본격적인 2만을 열었다.

3년간 광해는 용하기로 소문난 병풍도사로 분해 백성의 얼굴을 읽고 있다. 그에게 ‘관상’은 백성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하나의 그림 같다. 반면 도치에게 관상은 대동계의 위업을 이루기 위해 꼭 연마해야 할 ‘무엇’이다. 실제로 왕실 관상가 출신 백경(이순재 분)은 도치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좋은 눈을 가졌다. 관상쟁이가 되거라. 그것이 너의 뜻을 이루는 길이다”라고. 그렇게 관상을 대하는 목적이 달랐던 두 남자가 관상가가 되기 위한 별시에 응시하면서 조우한다.

4회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관상감 별시 장면은 마치, ‘관상표 허준’을 연상시켰다. ‘허준’을 위시한 ‘의인’을 다룬 많은 사극 드라마에 등장했던 ‘의과시험’과 흡사하게 ‘관상학 시험’을 전개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관상만 보고 시험 대상이 죄인이라는 사실과 죄명, 평소 성격과 직업 등을 척척 알아내는 광해와 도치의 모습이 리드미컬하게 그려져 극에 ‘땐땐한’ 긴장을 불어넣었다. 애니메이션 기법 도입, 빠른 편집, 다양한 분할화면, 경쾌한 음악 등이 어우러진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대사를 감칠맛 나게 내뱉는 서인국의 연기력도 빼놓을 수 없을 테다.

방송 전 영화 ‘관상’의 표절논란에 휩싸였던 ‘왕의 얼굴’은 극이 전개될수록 ‘관상’과 거리두기를 하며 자신만의 호흡으로 달리고 있다. 광해와 도치의 본격적인 경쟁, 광해와 선조의 본격적인 반목, 광해와 가희의 본격적인 엇갈림이 그려지며 기분 좋은 앞날을 예고했다.

수다 포인트
- 왕실 관상가 백경으로 분한 이순재 ‘할배’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드라마 ‘허준’의 유의태(이순재)
– 누가 서인국을 꽃거지라 했나. 꽃보다 꽃거지.
– 가희가 남장 여자인 거, 광해 너만 모르고 세상은 다 안다.(남장을 해도 어찌 그리 곱나요)

글. 정시우 siwoorain@tenaisa.co.kr
사진. ‘왕의 얼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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