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출신이지만 하는 일 마다 실패하며 10년째 백수 생활 중인 태만(김상경). 생활력 강한 지수(문정희)에게 잔소리만 듣는 아빠를 보다 못한 딸 아영(최다인)은 학교 나눔의 날 행사에 ‘아빠를 내놓겠습니다’라고 폭탄선언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아영은 아빠가 일을 했으면 하는 생각에 인터넷 중고나라 카페에 태만을 빌려준다는 글을 올렸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던 태만은 아빠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닫고, 절친 승일(조재윤)과 함께 ‘아빠 렌탈 사업’을 시작한다. 12세 관람가, 20일 개봉.
10. 왜 소중한 사람은 꼭 옆에 있을 땐 모를까요? 지금 주위를 둘러봅시다. ∥ 관람지수 7 항상 곁에 있어서 소홀하기 쉬운 존재, 있을 땐 몰랐다가 없어지면 그때서야 깨닫게 되는 존재, 바로 가족이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수없이 듣지만, 그렇게 안 되는 게 또 가족이다.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가 담고 있는 것들이다. ‘아무 짝에도 쓰잘 데 없는’ 사람인줄 알았던 아빠가, 10년째 백수인 남편이 그렇게도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인지 꼭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품고 달려가다 보면 어느새 따뜻함이 가슴에 맴돈다.
보편적이란 말은 자칫 ‘식상함’으로 빠질 수 있는 약점을 지녔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도 마찬가지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안 봐도 비디오다. 10년째 백수인 남편은 아내에게도, 딸에게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그렇지만 결국엔 아빠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아빠를 빌려드립다’의 승부는 ‘아빠 렌탈’이란 신선한 소재다. 아빠가 필요한 사람이 ‘꽤’ 많다는 제법 그럴싸한 설정이 자리 잡는다. 그리고 이 설정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식상함도 어느 정도 달랬고, 훈훈함은 물론 유쾌한 웃음까지 가득 만들었다.
아영은 집에서 놀고만 있는 아빠가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같은 반 친구들에게 아빠를 빌려준다는 파격 제안을 한다. 그런데 웬걸, 쏠쏠하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아빠 렌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아빠의 부재로 태만을 따르는 미연(채정안)의 아들, 미혼모로 출산을 위해 아빠가 필요한 연희(남보라), 아빠를 원망하면서도 사랑이 그리운 보미(방민아) 등의 사연은 웃음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찡하다. 황당한 사업 아이템만큼이나 황당한 사연들이다. 하지만 김상경, 즉 태만이 그 사연 속으로 한 발 들어가게 되면서 공감과 울림을 안긴다.
특히 김상경의 코믹 타율은 상당히 높다. 아내 문정희, 딸 최다인을 비롯해 조재윤, 방민아, 채정안 등 극 중 여러 인물들과의 호흡이 매우 찰지다. 주고받는 합이 좋다보니, 웃음의 타율이 높은 건 당연하다.
또 무엇보다 현실적이다. 지수는 하루아침에 미용실을 내놔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백수 남편에게 짐을 주기 싫어 혼자 끙끙 앓은 모습은 참 애처롭다. 또 아빠를 필요로 하는 각각의 인물들이 품고 있는 사연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만 살짝 옆으로 돌리면 접할 수 있는 일들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쉽게 놓치고 지나가지만.
중반 이후 전개 방식은 다소 아쉽다. 태만과 지수 사이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화해, 이 식상하고 빤한 공식만은 아니길 기도했지만. 조재윤과 방민아의 활용도 조금은 부족했다. 뭔가 있을 듯 말 듯, 간만 보고 만다. 그래도 ‘훈훈함’이 가득하다. 이 훈훈함으로 몸과 마음을 녹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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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왜 소중한 사람은 꼭 옆에 있을 땐 모를까요? 지금 주위를 둘러봅시다. ∥ 관람지수 7 항상 곁에 있어서 소홀하기 쉬운 존재, 있을 땐 몰랐다가 없어지면 그때서야 깨닫게 되는 존재, 바로 가족이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수없이 듣지만, 그렇게 안 되는 게 또 가족이다.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가 담고 있는 것들이다. ‘아무 짝에도 쓰잘 데 없는’ 사람인줄 알았던 아빠가, 10년째 백수인 남편이 그렇게도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인지 꼭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가족이니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품고 달려가다 보면 어느새 따뜻함이 가슴에 맴돈다.
보편적이란 말은 자칫 ‘식상함’으로 빠질 수 있는 약점을 지녔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도 마찬가지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안 봐도 비디오다. 10년째 백수인 남편은 아내에게도, 딸에게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그렇지만 결국엔 아빠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아빠를 빌려드립다’의 승부는 ‘아빠 렌탈’이란 신선한 소재다. 아빠가 필요한 사람이 ‘꽤’ 많다는 제법 그럴싸한 설정이 자리 잡는다. 그리고 이 설정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식상함도 어느 정도 달랬고, 훈훈함은 물론 유쾌한 웃음까지 가득 만들었다.
아영은 집에서 놀고만 있는 아빠가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같은 반 친구들에게 아빠를 빌려준다는 파격 제안을 한다. 그런데 웬걸, 쏠쏠하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아빠 렌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아빠의 부재로 태만을 따르는 미연(채정안)의 아들, 미혼모로 출산을 위해 아빠가 필요한 연희(남보라), 아빠를 원망하면서도 사랑이 그리운 보미(방민아) 등의 사연은 웃음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찡하다. 황당한 사업 아이템만큼이나 황당한 사연들이다. 하지만 김상경, 즉 태만이 그 사연 속으로 한 발 들어가게 되면서 공감과 울림을 안긴다.
특히 김상경의 코믹 타율은 상당히 높다. 아내 문정희, 딸 최다인을 비롯해 조재윤, 방민아, 채정안 등 극 중 여러 인물들과의 호흡이 매우 찰지다. 주고받는 합이 좋다보니, 웃음의 타율이 높은 건 당연하다.
또 무엇보다 현실적이다. 지수는 하루아침에 미용실을 내놔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백수 남편에게 짐을 주기 싫어 혼자 끙끙 앓은 모습은 참 애처롭다. 또 아빠를 필요로 하는 각각의 인물들이 품고 있는 사연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만 살짝 옆으로 돌리면 접할 수 있는 일들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기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쉽게 놓치고 지나가지만.
중반 이후 전개 방식은 다소 아쉽다. 태만과 지수 사이의 오해와 갈등 그리고 화해, 이 식상하고 빤한 공식만은 아니길 기도했지만. 조재윤과 방민아의 활용도 조금은 부족했다. 뭔가 있을 듯 말 듯, 간만 보고 만다. 그래도 ‘훈훈함’이 가득하다. 이 훈훈함으로 몸과 마음을 녹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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