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

가수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46세. 지난 27일 너무나도 일찍 세상을 등진 한 가수의 비보에 가요계는 물론 소식을 접한 모든 이들이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생전 신해철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이자,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솔직한 발언으로 ‘소신 있는 스타’라는 사랑받았다. 때로는 가감 없는 그의 화법에 논란도 일었지만, 그 모든 게 바로 신해철이었다. 늘 새로운 시도와 강렬한 메시지를 담았던 ‘신해철의 음악’은 예능과 시사프로그램을 넘나들며 자신의 신념을 표출해온 그의 직선적인 성격과도 닮아있었다.

‘신해철표’ 솔직 발언의 기원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이수근의 ‘고음불가’ 코너가 한창 인기를 끌 때쯤, 신해철은 자신이 출연 중이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가요계에 만연했던 ‘립싱크 무대’에 일침을 가했다. 신해철은 “댄스가수와 라이브 가수는 구분돼야 하며, 퍼포먼스 가수의 립싱크는 있는 그대로 즐기면 되고, 라이브가 듣고 싶으면 공연장에 가라”고 말했다.

발언의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기존의 관행을 깨는 파격 발언에 동 시대에 활동 중이던 가수들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가요계에는 한 차례 ‘립싱크 논란’이 일었다.

신해철의 비판적인 시선은 가요계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신해철은 지난 2008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비정치인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현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함께 사회 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해당 방송에서 신해철은 ‘사이버 모욕죄’, ‘간통죄 폐지’, ‘촛불시위’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 피력해나갔고, 방송 직후 ‘100분 토론’은 이례적으로 6%대의 시청률 기록하며 ‘신해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신해철은 ‘100분 토론’으로 ‘비정치인 논객’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그의 솔직한 화법은 최근에도 통했다. 지난 9월 6년 만에 신보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를 발표한 신해철은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신해철은 새 음반과 관련해 서태지와의 친분을 밝히는가 하면, 라디오 진행 당시 교주로 불렸던 사연과 결혼 후 애처가로 변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서는 한국 청년들에게 꿈에 대한 조언을 전해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비정상회담’ 3회에 출연했던 신해철은 “흔히 꿈은 이뤄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것이 있고 또한 그 꿈이 행복과 직결된 것은 아니라는 것.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 지에 대해 신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니 꿈을 이룬다는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진심이 담긴 발언으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꿈’과 ‘자아’에 대한 이야기는 신해철의 음악과도 맥이 닿아있다. 앨범 수록곡을 포함해 애니메이션 ‘영혼기병 라젠카’ 등의 OST에서도 알 수 있듯, 신해철은 항상 현실 너머의 무언가를 대중에게 전하기 위해 애썼다. 신해철이 가수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고인의 비보를 접한 수많은 동료 스타들과 누리꾼들의 애도의 메시지가 끊이지를 않고 있다. 26년간 음악인으로 우리 곁을 지켰던 그는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음악만큼이나 날카롭고 의미심장했던 그의 발언들은 영원토록 우리에게 기억될 것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CA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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