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가수 혜이니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두 가지다. 목소리와 몸무게. 지난 2013년 ‘달라’로 가요계에 첫 발을 들인 혜이니는 아기 같은 독특하고 귀여운 목소리와 36kg이라는 초경량 몸무게로 단숨에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스튜디오에 들어선 혜이니를 본 순간, ‘와~ 작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혜이니는 귀여운 외모를 자랑했다. 사진 기자가 성숙한 표정과 자세를 요구할 때도 혜이니는 주체할 수 없는 귀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혜이니는 작은 몸집을 가졌지만, 그 속에 담긴 끼와 재능은 누구보다 컸다. 동요집 발표, 쇼트트랙 선수, 바이올린, 피아노 그리고 중국어까지 어린 시절 쌓은 다양한 경험과 도전 정신으로 가수로서 더 큰 역량을 펼치기 위한 발판을 단단히 쌓았다. 여기에 목소리라는 자신만의 개성까지 갖췄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은 이제 진짜 음악으로 자신을 알려야할 혜이니에게 딱 어울리는 수식어였다.

Q. 실제로 보니 정말 작다. 어렸을 때부터 작은 몸집이었나?
혜이니 : 활동하다보니 살이 더 많이 빠지는 것 같다. 실제론 단 것 진짜 좋아한다. 유치원생 때 욕심쟁이처럼 볼이 퉁퉁했다. 별명이 동글이인 적도 있었다. 옛날에 동글이란 이름의 청소기가 있는데 내가 바닥에 있는 먹을 것들을 그렇게 주워 먹었다고 하더라. 하하. 활동하다보면 신경 써야 되는 부분이 많아서 예민하게 변한 거 같다.

Q. 데뷔한 지 1년이 지났다. 1년 전과 지금을 생각해보면 어떤가?
혜이니 : 많이 온 것 같기도 하고, 적게 온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뿌듯하다. 데뷔곡 ‘달라’ 때랑 비교하면 팬들이랑 굉장히 친해졌다. 매달 팬들의 생일 파티를 여는데 한 번 두 번 하고 만나보니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공개 방송에서 보는 것보다 한 마디라도 더 나누니까 이름도 더 외우게 되고 더 애틋해지는 것 같다.

Q. 팬들의 연령층이 다양한 것 같다.
혜이니 : 여중생, 남고생, 초등학생도 있다. 삼촌팬도 있고. 아, 언니 팬이 조금 부족하다. 분발해야겠다.

Q. 데뷔 때 세웠던 1주년 목표가 있었나? 이뤄졌나?
혜이니 : 데뷔 때 그런 목표를 세우려고 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것 같아 정해놓은 것은 없었다. 대신 팬들을 통해서 성장을 많이 느꼈다. 데뷔 때부터 팬들이 많고 친구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이 정말 마음에 든다.

Q. 생일파티 이야기도 들었지만, 팬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혜이니 : 팬카페에 가서 채팅도 하고, 댓글도 단다. 헤헤. 팬들이 갑자기 많이 써주면 감당이 안될 때도 있다. 앞으로 더 많아질 텐데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다. 연애하는 마음이랑 비슷한 것 같다. 하하.

Q. 댓글을 볼 때 가장 기분 좋은 말이 무엇이던가.
혜이니 : ‘혜이니 언니 팬이라서 너무 자랑스럽다’, ‘혜이니라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럴 때마다 찡한다. 하루 일정 마치고 집에 와서 편지 같은 것을 읽어 보면 ‘힘내요’ 라는 말 하나에도 힘이 절로 나더다.



Q. 혜이니는 이제 데뷔 1년이 지난 가수이지만, 실검요정으로도 유명하다. 라디오에 출연만 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데 비결이 뭘까?
혜이니 : 나도 정말 신기하다. 실검에 오를 때마다 친구들이 캡처해서 보내준다. 신인이고 이름이 특이하다 보니 검색해 주시는 것 같다. 굳이 비결이라면 까랑까랑한 목소리? 목소리를 듣고 몇 살인지 궁금하게 되고 92년생인 걸 알고 더 궁금하게 되는!

Q. 하긴, 혜이니는 데뷔 때부터 특이한 목소리로 눈길을 끌지 않았나. 언제 자신의 목소리가 개성 있다는 것을 알게 됐나?
혜이니 : 중학생 때 변성기 오기 전에는 다들 목소리가 비슷했다. 그런데 변성기가 오고, 아이들은 굵어지고 깊은 소리가 나는데 나는 변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중학교 3학년부터 목소리가 특이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됐다.

Q. 어린 시절 동요집도 발표했다고 들었는데 그때 목소리랑 지금 목소리랑 비슷하겠다. 하하.
혜이니 : 내가 들었을 때는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똑같다고 하더라. 하하.

Q. 어린 시절부터 노래에 대한 소질이 대단했던 것 같다.
혜이니 : 유치원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고, 유치원 선생님이 음색이 특이하다고 말씀해주셔서 엄마가 알게 됐다. 덕분에 초등학교 때는 이것저것 활동도 많이 했다. 그때는 바이올린도 배우고, 콩쿠르에도 나가면서 음악 쪽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어린이는 동요를 부르는 게 맞는 거 같아서 동요집도 발표하게 됐고.

Q. 초등학교 때 쇼트트랙 선수로도 활동했고, 고등학교 때는 중국어 연수도 다녀왔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혜이니의 특기를 알고 싶다.
혜이니 : 배에 왕(王)자가 있다! 보여드릴 순 없지만… 그리고 말벅지다. 난 작으니까 조랑말벅지? 헤헤.

Q.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했던 것을 보면 호기심이 많았나보다.
혜이니 : 원숭이 띠라 그런지 이거저것 관심이 많다. 하하. 해보고 싶은 건 꼭 해봐야 하는 성격이다. 못 한다고 주저하는 게 아니라 도전을 한다.

Q. 부모님이 많이 도움을 주신 것인가?
혜이니 :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시켜주겠다는 식으로 조건이 항상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되면 그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거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셨다. 또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어지니까. 하하.



Q. 많은 활동을 했는데 가수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혜이니 : 여러 가지 경험은 모두 초등학생 때 이뤄진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가 좋았고, 노래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난 평생 노래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다. 노래를 하려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고 배워서 어릴 때 이것저것 해본 것 같다. 고3때부터 확실히 가수가 되기 위해 학원도 다녀보았다.

Q. 거침없이 도전하는 삶이었는데 가수가 되고나서 어려움을 겪은 것이 있다면.
혜이니 : 분위기가 어렵다. 어디를 가도 분위기가 다르고, 상황이 다르다. 음악이랑 예능 분위기도 또 다르다. 예능도 트크쇼, 리얼 버라이어티 등등 서로 달라서 적응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1년 정도 하니까 리듬감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데 라디오를 해도 DJ가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니까 지금도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반면 오히려 더 자신감이 생긴 점은 무엇일까?
혜이니 : 어렸을 때부터 밝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활동하면서 온전히 밝을 수 있다. 항상 즐겁게 하려고 한다. 그런데 혼자서는 생각이 정말 많다. 밖에서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다가 집에서 ‘나는 어떤 애인가’부터 ‘오늘 왜 그랬지’까지 많은 생각을 한다. 하하.

Q. 특이한 목소리가 오히려 장르르 제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혜이니 : 이런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김건모 선배님이나 정인 선배님, 자이언티 선배님 같이 개성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음악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하는 사람들이 많다.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내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Q. 솔로 여자 가수로서 무기는 무엇인가?
혜이니 : 나 자체가 무기다. 네이버에 혜이니를 검색하면 독특한 것이 가장 무기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온다. 목소리도 특이하고, 몸도 작은 것 중에 가장 작다고. 하하. 독특함을 무기로 해서 실력도 보여드리고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더 많이 알려드릴 것이다.

Q. 그렇다면 올해 목표는?
혜이니 : 조금 더 내 이름을 알리고 싶다. ‘새빨간 거짓말’을 자평한다면 혜이니 딴에 여성스러움이 묻어나있고, 조금 성숙해진 앨범이었다. 조금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지도를 쌓고 싶다.

Q. 혹시 작사나 작곡에도 관심이 있나?
혜이니 : 많다. 혼자 작업하는 경우가 있긴 있는데 아직 보여줄 단계는 아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보여드리고 싶다. 팬들도 그걸 기대한다.

Q. 롤모델은 누구인가.
혜이니 : 박정현 선배님처럼 멋진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가수는 가장 먼저 노래를 잘해야 하고, 혜이니하면 독특한 목소리가 떠올리니까 박정현 선배님이 가장 가까운 롤모델이다. 듣기만 해도 ‘노래 너무 잘해’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가수.

Q.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위해 스스로에게 채찍질 한 마디 부탁한다.
혜이니 : 나는 채찍과 당근을 주고 싶다. 스케줄이 즐겁긴 하지만 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감사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활동 자체에 대한 감사함을, 어쩌다 한 번 힘들 때라도 생각을 하자. 당근은 지금처럼 밝고 긍정적이게 했으면 좋겠다. 밝은 아이니까 지금처럼 하면 밝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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