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

아버지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국경을 초월한 공통점이 있었다.

1일 오후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김구라가 게스트로 출연해 “아들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해 주는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를 주제로 G11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아버지상에서부터, 자신들의 아버지의 모습, 아버지와의 특별한 사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대화 속에서 출연진들은 세계 아버지들의 공통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무뚝뚝하고 애정표현을 잘 하지 못하고, 묵묵히 일만하는 사람이 세계 아버지들 대부분의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어느덧 아이들은 어른이되고, 새삼 아버지에게 살갑게 다가가기 힘들어졌다.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 몬디는 “어린 시절 아버지는 굉장히 멋있었다. 학교 끝나고 나를 마중 나오실 때면 많은 사람들이 젊고 활기찬 아버지의 모습에 부러워하곤 했다. 그런데 이제 가끔씩 고향에 갈 때면 아버지가 많이 늙으셨다는 것을 실감한다. 배도 나오고, 더이상 예전 처럼 멋진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것이 마냥 슬프지는 않다”며 “지금의 내 모습에서 예전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한다. 아마 나 또한 점점 아버지를 닮아 갈 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돌고 도는 것을 느끼고 아버지를 닮아가면서 우린 서로 친구처럼 지내게 됐다”고 아버지의 자취를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느낌 점을 공유했다.

미국 대표 타일러 러쉬는 아버지의 마음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 계기를 밝혀 눈길을 모았다. 부모님이 이혼을 한 타일러는 아버지의 실직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타일러는 “이전까지 아버지는 우리 가족의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아버지에게 도움을 주는 상황이 됐다. 실직 후 아빠가 늘 만취한 채로 지내는 모습을 보고 속상한 마음에 공격적인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제야 아버지가 이혼 후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했고 출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 때문에 실직한 거였다. 아버지는 이제 자식들도 다 커서 잘 살고 있고 아내도 이혼 후 잘 살고 있는데 내가 더는 중심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 나한테 존재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타일러는 “아버지는 ‘난 심장이 멎은 적도 있고 자살을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이제는 괜찮은데 왜 술을 가지고 문제 삼느냐’고 하더라. 충격이었다. ‘우리 아버지도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자식에게 보여준 것이었다. 그때부터 아버지와 뭐든지 같이 얘기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고 말해 G11을 숙연하게 했다.

이를 들은 독일 대표인 다니엘 린데만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그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 홀로 자신을 키웠음을 고백해 눈길을 모았다. 린데만은 이스라엘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전쟁이 나자 떠났고 그 이후 어머니 혼자 나를 키우셨다. 지난해에 인터넷을 통해 아버지를 찾아 태어나 처음으로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담담했다. 그냥 아버지라기보다는 동네 아저씨를 만난 것 같았다”고 실감이 나지 않았던 심경을 털어놨다. 이탈리아 대표 알베르토가 “나라면 아버지가 나를 버리고 떠난 데 굉장히 화가 났을 것이다.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나를 떠난 것 보다 왜 어머니를 떠났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일본 대표 타쿠야는 아버지와의 멀어져 버린 관계를 고백, 어린시절 그의 아버지의 직업 조차 몰랐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어린 시절 초밥 식당의 주방장이었던 아버지가 일을 그만둔 후 다른 일을 시작했지만 아버지와 대화를 나눈 적 없는 타쿠야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적이 언제냐는 MC들의 물음에 타쿠야는 “아버지랑은 통화를 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고, 아버지와 그토록 멀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우는 모습도 봤고 많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봐서인지 아버지를 싫어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털터 놨다.

이에 MC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아버지는 타쿠야가 먼저 방문을 두드리길 기다리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세윤은 “아버지와의 대화는 조금이라도 두 사람의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지지, 나빠질리는 없다”며 타쿠야가 먼저 용기를 내길 격려했다.

김구라 또한 과거 아버지가 루게릭병으로 투병한 사실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그는 “내가 월세에 살았는데 월세도 못 냈다. 이런 데 어떻게 아버지한테 약 값을 드렸겠느냐”며 “다른 형제들은 약값도 드리고 했는데, 아버지는 내가 드린다고 해도 형편이 어려운 것을 아니까 약값을 받지 않으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자식이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자식의 도리라고 본다. 효도하는 방법의 차이를 떠나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여 G11의 공감을 자아냈다.

중국 대표 장위안은 모두에게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 해 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솔직히 저는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초 아버지가 갑자기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나한테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하시더라. 그때서야 ‘이렇게 돌아가시면 정말 후회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라도 잘 해야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날 G11이 나눈 아버지 이야기는 국가간 다른 가족의 모습이나 문화를 떠나, 모든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비정상회담’에서 공개된 G11의 솔직한 경험담이 시청자들이 자신의 가족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유세윤의 말처럼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밤이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JTBC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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