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해피선데이’, MBC ‘일밤’,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포스터(맨 위부터)
일요일 예능프로그램 편성 전쟁에 또다시 불이 붙었다. 30일 SBS가 KBS의 변칙 편성을 이유로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 편성 시간을 4시 5분으로 앞당기면서 논란이 일었다.문제는 지난 20일에 터졌다. KBS 측이 원래 편성을 고지한 오후 4시 10분보다 7분가량 빠른 4시 3분경에 KBS2 ‘해피선데이’를 내보내 다시 한 번 논란이 일었다. 이에 MBC 측은 오는 27일 방송되는 MBC ‘일밤’의 편성 시간을 10분 앞당기는 초강수를 뒀다. MBC는 편성 확정 이후 “KBS의 변칙 편성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접점을 찾지 못한 방송 3사는 ‘제2차 편성대란’을 예고했다.
현재 SBS의 ‘변칙 편성’과 관련해 KBS, MBC 양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KBS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KBS 측은 오는 8월 3일 방송되는 KBS2 ‘해피선데이’를 오후 4시 10분에 방송할 계획이다. MBC 또한 지난 27일 방송에서 4시로 앞당겼던 방송시간을 10분 늦춰 4시 10분으로 편성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모두가 ‘방송 시작 시간’을 논하고 있지만, 정작 ‘방송 종료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본래 ‘편성을 앞당긴다’고 말할 때면 평상시보다 이른 시간에 시작한 방송이 앞당겨진 만큼 일찍 방송을 마쳐야한다. 그러나 현재 지상파 3사의 일요 예능프로그램은 종료 시간이 앞당겨지기는커녕, 되레 미뤄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일례로 지난 27일 방송된 지상파 3사의 후속 프로그램 방송 시작 시간은 KBS 오후 7시 55분, MBC 오후 7시 55분, SBS 오후 8시. 특히 해당시간에 드라마를 방송하는 KBS를 제외한 MBC와 SBS는 이후 8시 뉴스 프로그램이 편성돼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예능프로그램의 편성이 ‘앞당겨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사실상 ‘앞당기기’가 아니라 ‘방송 늘리기’인 셈이다.
늘어난 방송시간은 여러 가지 문제를 수반한다. 이미 수차례 지적됐듯 방송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짐에 따라 시청자가 느끼는 피로도가 적지 않다. 과거 120분대로 구성됐던 일요 예능프로그램은 어느덧 방송시간이 근 3시간에 육박하게 됐다.
늘어난 방송 시간을 채우기 위한 제작진의 노고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방송 시간이 길어져도 완성도만 담보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이마저도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방송 3사가 편성시간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방송 시작 시간만 앞당겨짐에 따라 일요 예능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이 무작정 늘어나고 있다는 건 더 큰 문제다. 과연 이들의 ‘편성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지. 서로가 타 방송사를 헐뜯기 바빠질수록 ‘시청자의 권익’은 점차 논의 대상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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