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는 게, 참 재미있어요. 어제는 동료가 이번 시즌에서는 경쟁자가 되기도 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은 또 식구가 되곤 해요. ‘군도’는 그런 면에서 특히 흥미로워요. 군도패의 일원 (조)진웅이 형은 ‘명랑’에도 나와요. (이)경영이 형은 ‘해적’에 출연하고, (한)예리는 ‘해무’에 나오죠. 그래서 군도패들이 모이면 조~용했어요. 모두가 행복한 열매를 따면 좋겠다고 응원할 뿐이었죠.(웃음)전쟁이 시작됐다.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를 시작으로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 ‘해무’가 일주일 간격으로 출격한다. 치열한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한 쪽 영화를 응원하기 애매한 위치에 놓인 배우들이 있다. 바로 조진웅, 이경영, 한예리다. ‘군도’에 출연하는 이들 배우들은 각각 ‘명량’, ‘해적’, ‘해무’에서 또 다른 인물의 삶을 산다. 이처럼 한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세 명이 같은 시기 개봉하는 또 다른 영화로 헤치고 모이는 경우는 드문 일. 이들 캐릭터를 비교해 보는 것은, 여름 극장가 전쟁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군도’ 하정우, 텐아시아와의 인터뷰 中>
# 군도 ∩ 명량 = 조진웅
‘군도’와 ‘명량’에 출연하는 조진웅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조진웅은 군도 무리의 브레인이자 입이 곧 무기인 전략가 태기 역을 맡았다. 공문서 위조, 관료 사칭, 위장 전입도 그의 특기 중 하나로 탁월한 언변과 이성적인 판단으로 일을 해결한다. 여걸 마향(윤지혜)을 두고 괴력의 천보(마동석)와 삼각로맨스를 살짝 보여주기도.반면 ‘명량’에서는 이순신 장군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왜군 장수 와키자카 역을 맡아 100% 일본어 대사를 선보인다. 특히 조진웅은 결혼식을 앞둔 상황에서도 캐릭터를 위해 직접 삭발을 감행하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조진웅의 못 말리는(?) 연기사랑 덕분에 그의 피앙새는 가발을 쓴 신랑과 웨딩마치를 올려야 했다는 후문.
조진웅 “작년 이맘 때 고생했던 두 편의 영화가 일주일차이를 두고 개봉한다. 곤혹스럽다거나 그런 것보다는 참여했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 한다. ‘군도’는 이 망할 놈의 세상 우리 백성들이 한 번 구해보자고 외치는 오락영화다. 반면 ‘명량’은 전공필수 같은 영화다. 졸업하기 위해선 꼭 들어야 한다. 두 영화가 올 여름 극장가가 정말 뜨겁게 할 것이다.”
# 군도 ∩ 해적 = 이경영
‘군도’ ‘해적’에서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이경영
‘군도’에서 이경영이 군도패의 정신적 지주 탱추로 분했다. 일명 유사라고도 불리는 땡추는 군도 내에서 큰 판을 기획하고 작전을 짜는 인물이다. 사주명리학에도 밝아 사람을 꿰뚫어 보는 땡추는 군도 단원을 모집하는 스카우터 역할까지 수행한다. 백정으로 살던 돌무치(하정우)의 맑은 기운과 굳은 심지를 눈여겨보고 도치라는 새 이름을 선사한 장본인도 바로 땡추다. 하지만 영화에서 땡추의 진짜 활약은 돌무치의 바지를 벗긴 것이 아닐지. 덕분에 관객은 하정우의 은밀한 엉덩이 뒤태를 큰 스크린으로 감상 할 수 있다?(아쉽게도, 엉덩이 노출은 대역이다.)작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군도’의 땡추 이영경이 ‘해적’에서 맡은 해적단의 전임 대단주 소마는 살생을 밥 먹 하는 악역이다. 해적단 형제들을 저버리고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며 잔인무도한 짓을 일삼던 소마는 해적단에서 쫓겨난 이후, 다시 해적단을 되찾기 위해 조정의 편에 서서 여월(손예진)에게 복수를 꿈꾼다. 눈길을 끄는 것은 모히칸 스타일의 백발 장발과 얼굴을 뒤덮은 문신. 이경영 필모그래피에서 이토록 파격적인 변신이 있었던가. ‘캐리비안의 해적’의 악역 데비 존스(빌 나이)가 안 부러울 도전이다.
이경영 “올 여름 한국영화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치열하다. 전쟁은 피를 흘리지?, 나는 4편의 한국영화가 모두 공생하길 바란다. ‘군도’로 즐겁고, ‘명량’으로 감동받고, ‘해적’으로 많이 웃고, ‘해무’로 치열한 여름 보냈으면 좋겠다.”
# 군도 ∩ 해무 = 한예리
같은 인물 맞아? ‘군도’ ‘해무’의 한예리
‘군도’에서 한혜리가 맡은 역할은 쇠백정 돌무치의 여동생 곡지다. 지배층에게 핍박 받고 수탈당하지만 오라버니와 어머니를 도와 생계를 잇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다. 출연 분량은 5분 남짓이지만 백정 돌무치가 군도의 에이스 도치로 거듭나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영화에서 한예리의 의상은 때가 꼬질꼬질 낀 한복 한 벌, 분장은 형형색색 화장 대신 검은 칠이다. 여배우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예뻐 보이려 안달하지 않는 한예리의 변신이야말로 특급변신이다.‘동창생’에서 빅뱅 탑과의 호흡으로 여성팬들의 질투를 불렀던 한예리는 ‘해무’에서는 JYJ 박유천과 키스 씬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해무’의 홍일점 한예리는 ‘전진호’의 유일한 여자로, 소식이 끊긴 오빠를 찾기 위해 밀항에 오른 홍매를 연기한다. 동식(박유천)이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키고 싶어 하는 치명적 매력의 여성이다. 특별출연한 ‘군도’와 달리, ‘해무’에서는 영화의 핵심을 책임진다. 아무래도 한예리의 주력작품은 ‘해무’가 아닐지.
봉준호 “‘해무’가 한예리를 만난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전도연이 ‘접속’을 통해 여배우로 크게 성장했듯, 한예리도 ‘해무’를 통해 큰 성장을 이룰 것 같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편집. 최예진 인턴기자 2ofus@tena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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