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도’ ‘명량’ ‘해적”해무’ 시계방향

국내 4대 영화배급사 쇼박스, CJ, 롯데, NEW가 준비한 대작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출격을 예고한 가운데, 쇼박스의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가 첫 스타트를 끊었다.

23일 ‘군도’가 드디어 관객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올 여름 극장가 대첩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셈이다. 지난 14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군도’는 주연배우 하정우와 강동원이 인터뷰 등을 통해 홍보에 박차를 가하면서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높였다. 특히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강동원에 대한 관심이 ‘군도’의 열기에 기름을 붓는 분위기다.

일단 부위기가 좋다. 이는 ‘군도’의 예매율로도 증명된다. 23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군도’는 67.6%의 예매율을 기록중이다. 이는 1,000만 영화 ‘도둑들’과 900만 영화 ‘관상’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초반 기선제압이 중요한 쇼박스로서는 지금의 관심을 최대한 이용하려 할 것이 분명하다.

# ‘군도’VS‘해적’, ‘명량’VS‘해무’로 대결 구도 양분될까.

현재 언론에 모습을 공개한 또 한편의 영화는 30일 개봉하는 최민식 주연의 ‘명량’이다. ‘군도’와 ‘명량’은 사극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분위기에서 180도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군도’가 유머와 액션을 두른 순도 100% 오락영화라면, ‘명량’은 실존인물의 고뇌에 무게감을 더한 정통사극에 가깝다. 일단 두 편의 영화만 놓고 보면 관객층이 크게 겹칠 위험은 적다.

관건은 23일 2시 시사회를 앞두고 있는 ‘해적’과 다음 주 월요일(28일) 언론에 공개되는 ‘해무’다. 정확한 것은 시사회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해적’의 경우 코믹을 앞세운다는 면에서 ‘군도’와, 밀도 높은 드라마로 알려진 ‘해무’의 경우 ‘명량’과 이미지가 겹칠 여지가 크다. 다양한 장르를 보려는 관객들의 심리상, ‘군도’VS‘해적’ ‘명량’VS‘해무’로 대결 구도가 양분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 배급시기, 결국 그 누구도 양보하지 않았다

잘 알려졌다시피 올해 4대 배급사가 준비한 작품들은 규모면에서 모두 ‘억’소리가 난다. ‘군도’가 165억원의 위용을 과시하는 가운데, 170억원 규모의 ‘명량’, 130억원대의 ‘해적’ 100억원의 ‘해무’ 등 모두 거대 자본을 등에 없었다. 그 말을 뒤집으면, 실패를 할 경우 피해 역시 ‘억’소리가 날 것이란 점이다.

실제로 네 편의 영화를 바라보는 충무로의 시선은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흥행에 실패하는 작품이 넘쳐날 경우, 그 결과가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사실 일주일 간격으로 100억대의 작품 네 편이 출격한다는 것은, 배급사 중 그 누구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개봉눈치 싸움을 하다가 공멸하고 말았던 ‘7광구’ ‘고지전’ ‘퀵’의 2011년 여름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올해 초 텐아시아와 인터뷰를 가진 전종혁 영화평론가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출혈경쟁이 영화 시장을 교란 시킬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그는 “반은 망하고 반은 성공하지 않을까?”라고 점쳤는데, 실제로 이러한 목소리가 영화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광해’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처스의 원동연 대표 역시 지금의 상황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드러냈다. 원동연 대표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공급 과잉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영화계 전체를 조정하는 기능이 상실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물리적으로 ‘군도’ ‘명량’ ‘해적’ ‘해무’를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이 안 된다. 이 중, 두 영화는 굉장히 큰 피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대형영화들이 피를 본다는 것은, 영화 시장엔 치명적이다. 수익률은 저하될 테고, 시장은 심리적으로 위축 될 거다. 결국 자기 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혹시나 했던 위험천만한 배급전쟁도 현실화됐다. 4대 배급사 중 그 누구도 양보를 하지 않았고, 결국 일주일 차 개봉이라는 아슬아슬한 경쟁 구도의 판이 짜였다. 네 편의 영화가 골고루 선전하길 바라지만 시장이라는 것이 그리 평등하지 못하다. 전문가들의 말대로 “반은 피를 볼 여지”가 크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제공. 영화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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