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현빈, ‘군도’ 강동원(왼쪽부터)

배우 현빈에 이어 강동원도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사극 영화를 택해 눈길을 끈다.

현빈은 앞서 영화 ‘역린’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군주인 정조 역할을 맡아 눈길을 모았다. 첫 사극 도전에 나선 현빈은 여러 작품들 속에서 그려진 모습과는 차별화 된 정조의 모습을 그려내며 성공적으로 복귀를 알렸다. 현빈은 지난 2012년 제대해 긴 휴식기를 가졌다. 역린은 그의 컴백작에 쏠린 관심이 쏠린 상태에서 심사숙소 끝에 선택한 작품이라 더욱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빈은 ‘역린’ 제작발표회에서 복귀작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군 제대하고 나서 중화권 팬미팅을 하고 있을때 ‘역린’의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면서 “호텔 숙소에서 책을 읽고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정조’ 역을 제안받고 봤는데도 정재영 씨나 조정석 씨 역할도 너무 좋더라”고 밝혔다.

강동원도 군 제대 후 신중하게 차기작을 고르던 중 ‘군도:민란의 시대’로 스크린 복귀를 결정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백성의 주적이자 악역인 조윤 역을 맡았다. 강동원은 예고편과 스틸컷을 통해 공개된 날카로운 눈빛 연기로 악역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이자 악역 도전으로 화제를 모은 강동원은 “감독님을 처음 뵙고 이야기를 나눴을 때는 시나리오도 없고 아무것도 없던 상황”이라며 “말도 잘 통하고, 감독님이 구상하고 있던 것이 ‘재밌겠다’ 해서 하기로 했다”며 “처음 대화할 때부터 잘 통했던 것 같다”고 ‘군도’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서로 다른 이유로 액션 사극을 복귀작으로 택한 두 사람의 행보가 어딘가 닮았다. 우선 ‘역린’과 ‘군도’가 왕조 중심의 사극이 아닌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민생의 아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사극액션활극을 표방하는 영화 ‘역린’은 정조 1년 실제 임금 시해 사건이 벌어졌던 기록에 의거해 하루동안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미약했던 왕권을 거머쥐게 되는 정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정조가 아닌 그를 죽이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더욱 중점적으로 다뤘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궁중 암투가 깔려 있지만, 지배층에 계략에 이용당하고 힘없는 백성들의 고통이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군도’는 양반과 탐관오리들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을 배경으로 힘 없는 백성의 편이 돼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적떼 군도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활극이다. 지배층 내부의 권력다툼 일색인 기존 사극과 달리 백성의 시각에서 그려내는 통쾌한 스토리가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 전망이다.

두 사람은 백성이 아니라 왕과 조선 최고의 무관으로 지배층 역할을 맡아 영화이 주제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백성의 아픔에 공감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왕과 자신의 한을 악행으로 표출해 백성을 핍박하는 악인으로 캐릭터 면에서 상반된 선택을 했다. 정조로 분한 현빈은 영화가 시작됨과 동시에 윗옷을 풀어헤친 채 팔굽혀 펴기를 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개봉 전 화제가 됐던 ‘화난 등’도 이때 등장하는 장면. 또 정조는 밤마다 책을 읽느라 존현각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며 정순왕후(한지민)에게 핀잔을 들을 정도로 학문 탐구에 몰두한 인물로 그려졌다. 이는 단순히 잘생기고 몸도 좋고 지혜롭기까지 한 왕이라는 판타지에 그치지 않고, 정조가 끊임없이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오히려 무예와 학문을 닦으며 때를 기다리는 철두철미한 인물로 느껴지게 했다. 낮게 몸을 숙이는 모습을 보여줬던 정조는 극 후반부에는 구선봉 장군(송영창)을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사람으로 회유하고 적의 숨통을 죄는 결단력을 보여주는 등 입체적인 캐릭터를 그려냈다.

강동원은 악역을 아름답게 표현해낸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그가 연기하는 조윤은 전라관찰사를 지낸 탐관오리의 대명사이자 대 부호인 조대감의 서자로 태어나 아비에게 인정받지 못 한 한이 있다. 이에 아비보다 더 극악무도한 수법으로 양민들을 수탈, 땅 귀신의 악명을 휘날리며 삼남지방 최고의 부호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공개된 스틸에서 조윤은 장검을 높이 든 채 등 뒤의 적을 매섭게 노려보는 강동원은 기존 영화에서 보지 못 했던 매력적인 악역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인물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이 조윤은 아버지에 대한 대항심에서 나오는 한이 악행으로 표출되는 감정적인 면부터, 홀로 군도 무리를 상대하는 고난도 액션까지 고른 면을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다.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조윤 역에 강동원을 염두에 두고 구상했다는 윤종빈 감독은 “강동원만의 독특한 아우라가 좋았다. 서늘하면서도 아름답고 신비로워 보이는 그의 이미지가 조윤에 녹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강동원 씨의 조윤에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악역 캐릭터의 멋있는 부분은 다 주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역린’은 개봉 6일만에 200만을 돌파하는 등 거침없는 흥행속도를 보여줬지만, 세월호 사태로 역풍을 맞으며 384만명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기대보다는 다소 아쉬운 흥행성적을 거뒀다. 오는 7월23일 개봉을 앞둔 ‘군도’도 ‘명량’, ‘해적’ 등 대형 사극들과 맞붙게 된 가운데, 차별화 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영화 ‘역린’, ‘군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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