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세븐, 이민우, 방탄소년단, 강성훈, 빅스, 윤두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이그룹들이 ‘남친돌’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그룹 GOT7(갓세븐)이 마샬 아츠 트릭킹을 벗고 ‘남친돌’의 귀여움을 돌아왔다. 퍼포먼스 비중을 줄이는 대신 대중성을 강화한 것. GOT7은 지난 18일 개최된 쇼케이스에서 “이번 콘셉트는 실제로 있을 법한 남자친구”라며 데뷔곡 ‘걸스 걸스 걸스’보다 더욱 친근해진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라 밝혔다. 보이그룹 남친돌 콘셉트는 친근한 이미지와 함께 은근한 남성미를 드러내며 여심을 자극하는 효과적인 전략. 1세대 아이돌부터 이어진 보이그룹 남친돌의 계보를 살펴봤다.

# 젝스키스, 신화…1세대 아이돌의 ‘남친돌’ 전략

‘커플’ 뮤직비디오 속 강성훈(위쪽)과 ‘YO!’ 뮤직비디오 속 이민우

‘남친돌’이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남자친구를 보는 듯한 로맨틱한 콘셉트는 1세대 아이돌부터 있어왔다. ‘전사의 후예’, ‘위 아 더 퓨처’, ‘아이야’ 등 강렬한 콘셉트로 인기를 모았던 그룹 H.O.T의 라이벌 그룹 젝스키스가 대표적인 경우다. 물론 H.O.T의 ‘캔디’나 ‘행복’같은 귀여운 콘셉트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젝스키스의 ‘커플’은 로맨스에 있어서 최고봉으로 꼽히는 곡. 달달한 멜로디로 ‘오 러브 왜 이제야 많이 외롭던 나를 찾아 온 거야. 오 러브 너를 사랑해. 이제 모든 시간들을 나와 함께해’라는 후렴구 가사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당시 꽃미모를 자랑했던 고지용, 강성훈을 필두로 여섯 멤버들의 하얀 피부와 외모가 가장 큰 인기 요인이었다.

그룹 신화도 남친돌의 대명사다. 젝스키스가 남자친구의 자상하면서 부드러운 매력을 드러냈다면, 신화는 거칠면서 남성적인 남자친구다. 신화 ‘YO!(악동보고서)’ 뮤직비디오 속에서 은빛머리에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이민우의 모습, ‘퍼펙트 맨’에서 ‘그대만을 알겠어 내 숨이 다하도록’이라며 멋들어지게 부르는 모습 등 이민우는 남성적인 매력을 과시하며 박력 있는 남자친구로 등극했다. 그런가하면 ‘아이 프레이 포 유(I Pray 4 U)’ 등에서는 달달한 매력까지 느낄 수 있다. 이민우가 잠에서 막 깨어난 듯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본다면 달콤함에 허우적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남친돌의 밀고 당기기?

# 비스트 윤두준, 원조 남친돌의 위엄

‘아이돌 풋살 선수권 대회’ 속 윤두준

언제부터 ‘남친돌’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그 원조는 그룹 비스트의 윤두준이다. 비스트는 트렌디한 음악과 박력 있는 퍼포먼스로 ‘현실 속 내 남자’라는 콘셉트와 거리가 있었던 그룹. 그런데 윤두준이 MBC 예능프로그램 ‘단비’에 출연해 우물을 파는 모습이 공개된 이후, ‘남친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축구로 단련된 단단한 하체, 다부진 체격 그리고 서글서글한 외모가 마치 대학교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훈남 체대생의 포스를 풍긴 것. 그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남친돌 윤두준’이라는 제목으로 수많은 사진들이 쏟아졌고, 이와 함께 비스트 또한 ‘남친돌의 원조’로 급부상했다. 최근 여섯 번째 미니앨범 ‘굿럭’을 발표한 비스트는 남친돌을 탄생시킨 데뷔 2~3년차의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재현시키면서 비스트만의 감성을 담아 인기몰이 중이다.

# 3세대 아이돌, 각양각색 ‘남친돌’ 사용법

B1A4, 보이프렌드, 방탄소년단, 빅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이돌 그룹이 다양해지면서 ‘남친돌’ 사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같은 남친돌이라도 그룹의 매력을 가미시켜 저마다의 남친돌을 구현하고 있는 것. 그룹 B1A4(비원에이포)의 경우, 귀여운 매력으로 남친돌의 위상에 오른 그룹.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이라는 의미에서 ‘만찢돌’이라는 수식어로도 불린 B1A4는 순정 만화 속 주인공 같은 얼굴에 옆집 오빠 같은 친근한 매력과 트렌디한 음악으로 새로운 남친돌로 등극했다.

그룹 보이프렌드의 경우, 그룹명 자체에 남자친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남친돌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데뷔 초기 ‘내 여자 손대지마’, ‘내가 갈게’, ‘러브 스타일’ 등에서 풋풋하고 청량한 소년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남친돌 이미지를 강조했다. 최근에는 ‘너란 여자’로 반항아의 면모를 선보여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그룹 빅스는 판타지 남친돌이다. 지난해 1월 ‘다칠 준비가 돼 있어’를 발표하며 뱀파이어 콘셉트를 선보인 빅스는 판타지 장르의 소설 속 캐릭터를 무대 위에서 구현했다. 영화 ‘트와일라잇’, 미국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뱀파이어라는 로맨틱하면서 신비스러운 존재가 아이돌 그룹에 의해 재탄생되자 큰 관심을 끌었다. 이후 빅스는 지킬 앤 하이드, 저주인형, 찰나와 영원의 사랑 등 판타지 속 사랑으로 남친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은 교복 커플의 진수를 보여준다. 올 초 ‘상남자’를 발표한 방탄소년단은 ‘되고파 너의 오빠’, ‘대학까지도 너랑 간다면 참 잘 갈 것 같아’,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라며 10대 소녀의 마음을 자극했다. 무대에도 교복을 입고 올라 10대만이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을 드러냈다. 이어 ‘하루만’으로 10대의 사랑이 정점을 찍으며 새로운 ‘10대 남친돌’을 만들었다.

이처럼 윤두준이 탄생시킨 ‘남친돌’이라는 신조어는 보이그룹이 친근하면서 훈훈한 매력을 풍기며 팬들에게 더욱 가까이 가려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남친돌은 당연한 전략일지도 모른다. 여성 팬이 대부분인 보이그룹 팬덤의 경우 아이돌 그룹 멤버를 이상적인 남자친구라고 상상하고, 팬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아이돌 그룹의 입장에서는 지금 현재 어떤 남자친구의 모습이 대중이 원하는 모습인지 분석하는 것이 주요한 전략일 것이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젝스키스 ‘커플’ 뮤직비디오, 신화 ‘YO!’ 뮤직비디오, MBC ‘아이돌 풋살 선수권 대회’ 캡처, JYP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WM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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