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월드컵 준비가 한창이다. 방송 3사는 오는 13일부터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각종 예능 프로그램, 이벤트 등으로 시청률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 중이다. 8년 만에 방송 3사가 공동 중계에 나선만큼 중계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 방송사가 2002년 월드컵 주역부터 전문 해설가, 명품 캐스터까지 중계를 위한 초강수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어떤 채널을 선택해야 할지. 텐아시아가 방송 3사 중계진의 면면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KBS, 이영표-김남일 등 선수 출신 해설위원 영입…조우종의 조율 능력이 관건
KBS는 일찌감치 해설위원으로 이영표를 내세워 월드컵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보민 아나운서의 남편이자 전북 현대 모터스에서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인 김남일도 영입했다. 앞서 SBS가 차범근-차두리 부자를 전면에 내세웠고 MBC는 송종국, 안정환 등 2002년 월드컵의 주역으로 중계진을 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KBS 측에서도 이영표, 김남일을 통해 구색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KBS2 ‘따봉 월드컵’ 방송 화면 캡처
선수 출신 해설위원의 최대 강점은 경험이다. 장기간 해설을 맡아온 이들만큼의 안정적인 진행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살아 있는 해설은 이론에 근거한 일차원적인 해설보다 듣는 맛이 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를 사는 대목이 있다면 이 두 해설위원의 조합이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것. 특히 타 방송사 해설진의 경우 평가전 등을 통해 호흡을 점검한 것과 비교해 두 해설위원이 함께 중계에 나선 적이 없다는 것은 KBS 측의 위험요소이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2 ‘따봉 월드컵’에 출연한 김남일이 “솔직히 말해 이영표와 안 친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이다.앞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 때도 확인되었듯이 최근 들어 시청자들이 중계 채널을 선택하는 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전문성’에만 있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월드컵 중계에 앞서 방송 3사가 각자가 내세운 해설위원과 캐스터를 다수 예능프로그램 출연시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영표는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을 통해 인지도를 쌓았으나, 김남일은 상대적으로 그런 경험이 적다는 것도 문젯거리이다.
두 해설위원의 조합이 미지수인 터라 캐스터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KBS는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회사를 떠난 전현무를 캐스터로 섭외하려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을 산 뒤, 조우종 KBS 아나운서를 메인 캐스터로 발탁했다. 이후 조 아나운서는 ‘예체능’과 KBS2 ‘인간의 조건’ 등에 합류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조 아나운서에게는 앞서 언급한 두 프로그램을 비롯해 KBS2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등을 통해 드러난 대로 특유의 입담과 순발력은 발군이지만, 축구 중계 능력은 부족하지 않으냐는 우려가 뒤따랐다. 이는 중계진 확정 이후 이영표 해설위원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벨기에-룩셈부르크 평가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중계에서 조 아나운서는 특유의 예능감을 살린 멘트보다는 단순히 해설자의 말을 반복하거나 순발력 없는 멘트로 혹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월드컵 돌입 직전까지 조 아나운서가 어느 정도로 몸 상태를 만드는가가 중계 평가와 직결될 전망이다.
이영표(왼쪽)와 조우종 아나운서는 ‘예체능’, ‘따봉 월드컵’ 등 프로그램을 통해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반면 이들의 조합이 기대를 끄는 대목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영표와 김남일은 본래 ‘돌직구 발언’으로 유명했다. 이영표는 특유의 차분하고 경험이 녹아있는 멘트 속에 일침을 가하는 스타일의 해설로 관심을 끈 바 있다. 또 중계진에 합류한 김남일이 스스로 “나는 걱정이 없는데 내 발언에 KBS가 다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을 정도. 때에 따라 전문적인 해설보다도 파격에 가까운 멘트가 두고두고 회자되는 과거 중계방송의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이들의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또 조 아나운서와 이영표, 김남일이 ‘예체능’, ‘따봉 월드컵’ 등 프로그램을 통해 호흡을 다져나가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중계방송보다도 더 밀도 있게 호흡을 다진 이들의 입담이 중계방송에 어떤 식으로 묻어날지도 관심을 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편집.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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