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설레어요!”라며 ‘설레다’라는 단어와 유사한 이름의 아이스크림을 리더 은광이 수줍게 웃으며 건넸다. 옆에 서 있던 미국 시카고 출신의 프니엘은 정중히 악수를 청했다. 첫 만남부터 ‘급이 다르고 태가 다른’ 비투비와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될 것임을 예감했다.
4월 8일 오후 2시. 그 어느 때보다도 따스한 햇살이 서울숲을 가득 메웠고 하늘은 더없이 맑았다.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매번 현장에서 느끼게 되는 긴장감이 조금은 누그러질 수 있었다. 흡사 소풍을 나온 것 같은 기분마저 느껴졌다. 여기에는 날씨 못지않게 밝았던 비투비 멤버들의 공이 크기도 했다. 자신들을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소탈한 모습으로 살갑게 대해 현장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걱정을 덜어준 건 물론, 촬영 때마다 항상 웃으며 작업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업(Up)시켜 주곤 했다. 장난꾸러기 소년들 같다가도 촬영에 들어갈 때면 프로의 모습을 보인 비투비와 함께 봄날의 좋은 추억 하나를 남길 수 있었다.

# 얘들아, 내가 비투비 육성재야!
넓은 숲에서의 촬영이라 성재, 민혁, 일훈, 현식이 한 그룹이 되어 먼저 움직였다. 이동하던 중 몇몇 여고생이 무리를 지어 지나갔는데, 이때 성재가 돌연 “비투비!”라고 외쳤다. 뒤이어 “비투비 육성재!”라고 한 번 더 말해 함께 있던 멤버들과 스태프들은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 돌 위에 서서 자세를 잡던 성재는 “저, 돌아이(돌 위에 있는 아이)네요!”라고 말하기도 해 현장을 또 한 번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자 장난꾸러기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사진기자가 “무조건 잘 생겨 보이게!”라고 하자, “제 전문이죠!”라며 호기롭게 웃더니 자유자재로 표정을 바꾸며 포즈를 선보였다. 개구쟁이 성재에게 더 놀란 순간은 마지막에 진행된 단체 촬영 때다. 촬영 쉬는 시간, 구겨져 있던 천을 똑바로 펼쳐야 멤버들이 앉을 공간이 생긴다며 꼼꼼히 매만졌다. 장소를 옮겨 촬영을 재개했을 때엔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것저것 정리했다. 어디에서든 사랑받을 것 같은, ‘똑’소리 나고 책임감 강한 막내였다.

# 화장품 광고 모델로 어때요?
“완전 ‘이니OOO’ 모델 같아요!” 민혁을 촬영하던 사진기자 입에서 모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 같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알아서 척척, 시키지 않아도 다양하게 감정을 표현해내는 변신의 귀재인데다, 꽃과 어우러지는 깨끗하고 청순한 그의 미모가 더없이 아름답게 렌즈에 담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촬영 초반, 꽃이 민혁의 얼굴을 가리기에 다른 스태프들 대신 아예 옆에서 꽃을 잡아주고 있었는데, 30cm 정도 떨어진 근거리에서 지켜본 민혁은 가히 놀라웠다. 셔터가 눌리는 것과 동시에 표정이 계속 바뀌었고, 포즈를 취하는 데에 있어서도 주변의 꽃을 응용하는 등 그 능력이 탁월했다. 후에 민혁의 사진을 확인해 보니 단 한 컷도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모두 베스트 컷들뿐이었다. 현식과 짝을 이뤄 촬영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둘에게 요구했던 건 등을 맞대 친밀함을 표현하는 것뿐이었지만 서로 팔짱을 끼거나 하며 다양한 동작을 선보였다. 가수뿐만 아니라 그가 앞으로 연기자로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순간이었다.

# 귀엽고, 섹시한데 영리하기까지!
세 번째로 진행된 일훈의 개인 촬영은 일사천리였다. 자기 자신이 뭘 잘하는지, 어떤 표정과 포즈를 취했을 때 가장 매력적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촬영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그마한 몸집, 묘한 눈동자의 일훈이 카메라를 바라볼 때면 신비로운 숲의 요정의 연상되기도 했다. 귀엽고 섹시한 매력에 더해 영리함까지 갖춘 사람이라고 알 수 있었던 순간은 멤버들과 함께 촬영했을 때다. 멤버들이 천 위에서 각자 자신의 자리를 잡는 데에 꽤 애를 먹고 있던 때 일훈은 언제부턴가 미동조차 없었다. 분주히 몸을 틀고 팔을 움직이고 다리를 구부리는 난리통 속에서 일찌감치 자신의 자리를 ‘찜’한 듯한 일훈은 멤버들 사이의 좁은 공간에 몸을 살포시 누이고는 나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옆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든 관계없이 일훈은 줄곧 카메라가 있는 방향을 응시하며 집중했다. “일훈 씨 석고상 같아요!”라고 말하게 되었을 정도로 가장 안정된 장소에서 안정된 포즈와 안정된 정서로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는 영리한 일훈이었다.

# 아니, 선배에게 이런 해맑음이라니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알 것 같은 비투비의 공식 선배 현식은 현장에서 꽤 조용하고 차분했다. 그런 그였기에 눈웃음을 연신 지어 보이며 촬영에 들어갔을 때 의아함과 동시에 지켜보는 즐거움이 두 배가 되었다. 처음에 그의 콘셉트는 난간 위에 서서 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균형 잡기가 너무 어려운 까닭에 난간에서 번번이 떨어졌다.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급하게 연출을 수정, 사진기자가 새로운 동작의 시범을 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본 현식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통통’ 발랄한 템포로 걷기 시작했다. 현식의 이런 귀여운 모습에 지켜보고 있던 멤버들과 스태프들은 모두 박장대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 있던 몇몇은 꼭 간직해야겠다며 이런 현식의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민혁이 현식을 찍은 동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현식은 단체 촬영 때 가장 많이 고생한 멤버이기도 했는데, 촬영을 다 끝마치고 나서야 “아, 내 자리가 제일 안 좋았어”라고 나지막하게 말하며 미소 지을 뿐이었다. 아, 이럴 땐 선배 맞네 맞아.

# 예의 바른 시카고 소년이에요
프니엘은 개인 촬영 때 유일하게 촬영 장소를 두 번 옮긴 멤버였다. ‘프니엘과 떠나는 자연생활’ 정도의 책 표지에 등장할 법한 커다란 풀과 함께 촬영하던 중 햇빛과 공간의 조화가 답사를 왔을 때와는 사뭇 달라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다. 마침 눈에 띈 곳은 촬영 장소 건너편의 작은 들판. 프니엘의 소년다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을 잘 드러낼 수 있을 듯해 잠시 촬영을 중단하고 자리를 옮겼다. 한참 아래쪽에 위치한 촬영 장소에서 걸어 올라와야 했던 그에게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라는 말을 건네자 “괜찮아요, 재밌어요!”라며 귀여운 이를 드러내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두 번째 장소에서 사진기자가 풀 위에 눕거나 엎드리거나 해보라고 하니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온갖 이름 모를 꽃들과 함께 촬영에 임했다. 걱정하는 것이라곤 자신의 몸이 더럽혀지거나 하는 것이 아닌 옷이 구겨지는 것뿐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기분 좋은 악수를 건네기도 했던 프니엘은 자신의 개인 촬영을 끝마치고 나서도 커다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 가장 악동답지만, 가장 예술가 같은
창섭의 진가는 프니엘, 은광과 함께 진행한 단체 촬영에서 잘 드러났다. 개인 촬영 때 차분하게 자신의 몫을 해낸 창섭은 멤버들과 함께 있으니 에너지의 색깔이 달라졌다. 혼자 있을 때엔 뽀얀 상아빛의 여린 느낌이었다면 여럿이 교감하며 촬영할 때엔 열정적인 붉은 빛깔을 냈다. 사진기자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로 징검다리를 건너보라고 하자 창섭의 무한 개그가 시작되었다. 이어서 한 상황극 한다는 은광이 창섭의 이야기를 받아치며 콩트 하나를 완성했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점은 징검다리를 반복하며 건널 때마다 맨 처음 했던 대사를 그대로 했다는 것이다. 대본이 있었던 것도, 사전에 약속된 상황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창섭은 원래 있던 대사에 몇 가지 단어를 더 추가해 애드리브를 하거나 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이야기를 반복해서 구현해 냈다. 창섭은 인터뷰 중에도 가장 독특한 모습을 보인 멤버이기도 했다. 장난기가 가장 많은 멤버이기도 했지만 예술가적 기질 또한 다분했으며 사색적이기도 했다.

# 우리 리더, 괜히 리더가 아니죠
장소에 따라 그룹을 나눴고, 그 안에서 다시 또 촬영 순서를 정했던지라 의도치 않게 개인 촬영 중 은광의 순서가 제일 마지막이었다. 가장 오랫동안 대기해야 했던 은광의 차례가 되었을 때, 앞서 진행된 촬영들이 생각보다 길어져 남은 촬영분의 시간 분배 때문에 촉박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빨리 갈게요”라는 이야기에 은광은 당황하거나 불편해하는 기색 하나 없이 씩씩하게 “네!”라며 자신이 위치해야 할 자리에 재빠르게 서더니 사진기자의 요청에 유연하게 반응했다. 그동안 출연한 다수의 뮤지컬과 최근 출연 중인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상황 판단력과 적응력이 발휘되는 건가 싶었다. 그의 개인 촬영이 끝나자마자 프니엘, 창섭과 함께 단체 촬영을 진행했는데, 이때 그는 “시간이 없으니깐 빨리 잘하자”라며 장난기 많은 멤버들을 다독이며 임했다. 개성 강한 비투비 멤버들을 강압적으로 이끄는 것이 아닌, 항상 밝게 웃으며 멤버들과 함께 하려 하는 리더 은광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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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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