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정도전’ 34회 2013년 5월 4일 오후 9시 40분

다섯 줄 요약
정몽주(임호)는 크게 노하며 이성계를 용상에 올리려는 정도전(조재현)에게 역성혁명을 꾀하는 것이냐고 따져 묻는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왕 위에 앉히기 위해 선위(왕이 살아서 다른 사람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일)를 주장한다. 허나 정몽주(임호)는 폐위(왕이나 왕비 등의 자리를 폐함)를 강력하게 추진한다. 이성계는 정몽주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대업에서 한 발 물러선다. 이로써 왕 위는 왕요(남성진)에게 넘어가고, 우왕와 창왕은 신돈의 자식으로 몰려 왕의 혈통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공양왕이 된 왕요는 이색을 복귀시키려 하고, 왕 씨 고려를 지키려는 정몽주와 이를 반대하는 정도전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리뷰
이제 정몽주와 정도전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왕 씨 고려를 지키려는 자와 새로운 왕조를 옹립하려 하는 자의 싸움인 것이다. “이성계 대감이 용상에 올라야 하네. 지금은 이성계 대감이 백성들에게 최선의 길이네. 왕 씨의 대통을 우리 대에서 끝장내야 하네. 왕의 성을 갈아치우면 없던 것이 생기나”라고 말하는 정도전. 정도전은 변방에서 자력으로 성장한 이성계가 왕이 돼 권문세족을 사대부가 대신하면 이 땅에 희망이 올 거라 믿는다. 허나 정몽주는 “생지옥, 선혈이 낭자한 절망”의 시대가 올 거라 한다. “대체 언제까지 현실을 외면할 것인가”라고 묻는 정도전에게 정몽주는 “내 앞에 놓인 현실은 자네가 역적이었다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정도전은 창왕에게서 이성계로 왕 위를 넘기기 위해 선위를 주장하고 나선다. 창왕의 자리를 지킬 수 없음을 예견한 정몽주는 차선책을 제시한다. 이성계(유동근)에게 독대를 청하더니 폐가입진(가왕(假王)을 몰아내고 진왕(眞王)을 세운다는 말)을 고한 것이다. 즉, 창왕을 폐위하고 공양왕을 옹립하자는 것이다.

이에 이성계는 “놀라 자빠질 일이구먼. 포은에게 이런 면이 있으까”라고 놀라면서 “왕 위에 오르는 것이 내 진심이라면 어쩔게인가?”라고 말한다. 그러자 정몽주는 “즉위식에 자결해야할 것”이라고 강직한 면모를 보인다. 이성계가 “성 씨 지키는 것이 목숨보다 중한가? 이런 개떡 같은 나라가 그렇게도 좋쓰까?”라고 다시 묻자 정몽주는 “고려 아닌 땅에서 숨 쉴 수 없다. 못난 부모라 애정이 가고 가슴이 아린다. 고려는 대감이 피 흘려 지킨 나라다. 정창군을 보위에 올리고 고려의 충신으로 남아 달라”라고 말한다. 정몽주의 의견에 사대부들이 흔들린 것을 직감한 이성계는 “포은의 말대로 합시다”라고 짧게 말하며 대업을 미룬다.

이성계의 대업에 사사건건 반대를 하는 정몽주의 모습이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한때 정도전과 뜻을 같이 했던 그가 아닌가. 허나 정몽주의 마음가짐은 간단하다. 자신이 태어난 왕 씨 고려를 어떻게 해서든 평화롭게 지키고, 그 안에서 새로운 정치를 펼치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몽주가 강직한 정치인의 표상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음은 이 때문일 것이다. 허나 주지하다시피, 정몽주가 아무리 뛰어난 정치가라고 해도, 그 한 명 때문에 대세가 바뀌지는 않는다.

수다 포인트
-창왕을 폐하면서 오열하는 정몽주(임호)의 연기는 ‘정도전’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혀야 마땅하다.
-‘정도전 VS 정몽주’의 전개는 대의를 위하는 진짜 정치가들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멋이 있다. 지금의 현실과 너무도, 정말 너무도 다르구나.
-우왕과 창왕은 진짜 신돈의 혈육일까?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KBS ‘정도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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