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갑동이’의 이준, SBS ‘쓰리 데이즈’의 박유천, KBS2 ‘참 좋은 시절’의 옥택연, MBC ‘앙큼한 돌싱녀’의 엘, SBS ‘신의 선물-14일’의 한선화, KBS1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다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바야흐로 ‘연기돌’(연기를 잘하는 아이돌을 일컫는 말) 전성시대가 왔다. 과거 작품을 통해 드문드문 얼굴을 내비쳤던 아이돌그룹 출신의 배우들이 최근 미니시리즈와 주말극 등 다수 작품의 주·조연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 특히 인지도를 떠나 당당히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차지한 일부 연기돌은 작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며 흥행몰이에 앞장서고 있다.

그 대표 주자로는 그룹 JYJ의 멤버 박유천과 엠블랙의 멤버 이준이 있다. 박유천은 SBS ‘쓰리 데이즈’에서 대통령 이동휘(손현주)를 지키는 경호팀 한태경 역으로 출연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박유천은 앞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옥탑방 왕세자’ 등 작품에서 선보인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강인한 남자의 이미지를 얻었다.

‘갑동이’와 ‘쓰리 데이즈’에서 활약 중인 이준(왼쪽)과 박유천

최근 케이블채널 tvN ‘갑동이’에 뛰어난 지능의 소유자이자 사이코패스인 류태오 역으로 극에 중심에 선 이준도 매회 섬뜩한 웃음과 순진무구한 표정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실감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비의 아역으로 데뷔 전을 치른 이준은 드라마 ‘정글피쉬’, ‘아이리스2’, 영화 ‘배우는 배우다’를 통해 갈고닦은 기량을 ‘갑동이’를 통해 마음껏 꽃피우고 있다.

어느덧 중견 그룹으로 자리 잡은 2PM과 2AM의 옥택연, 임슬옹 주말극 전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오롯이 드러내며 배우로서 자리 잡았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드림하이’, ‘후아유’를 통해 주연 배우로 우뚝 선 옥택연은 KBS2 ‘참 좋은 시절’에서 이서진, 김희선 등 무게감 있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아이돌출신’ 수식이 무색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옥택연(왼쪽)은 ‘참 좋은 시절’에서 두 아이를 둔 아버지로 출연한다. 임슬옹은 ‘호텔킹’에서 첫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특히 27세라는 젊은 나이에도 가슴 먹먹한 부성이나 복잡한 가정사로 인한 내면의 상처를 그려내는 모습은 그의 차기작 행보를 기대케 한다. 임슬옹 또한 MBC ‘호텔킹’에서 첫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그간 단막극 ‘도시락’,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 영화 ‘26년’ 등 작품에서의 모습보다 진일보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다솜(왼쪽)은 주인공 공들임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다. 한선화는 ‘신의 선물-14일’을 통해 꽃뱀 제니 역을 소화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걸그룹 출신 배우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KBS1 ‘사랑은 노래를 타고’로 첫 일일극 도전에 나선 씨스타의 멤버 다솜도 극 중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공들임 역을 맡아 가수로서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며 감성적인 연기까지 선보여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작품이 30%에 육박하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는 터라 단숨에 ‘방송가 블루칩’으로 부상한 그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2일 종방한 SBS ‘신의 선물-14일’에 ‘꽃뱀’ 제니 역으로 출연한 시크릿의 멤버 한선화도 ‘두근두근 흔들려’,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선보인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제대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차근차근 연기력을 다져나가는 ‘신입 연기돌’들의 활약상도 드라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24일 종방하는 MBC ‘앙큼한 돌싱녀’에 출연한 인피니트의 멤버 엘, MBC ‘왔다! 장보리’에 출연하는 카라의 멤버 한승연, SBS ‘엔젤아이즈’에 테디서 역으로 출연 중인 빅뱅의 승리 등이 대표적 사례다.

‘앙큼한 돌싱녀’의 엘과 ‘엔젤아이즈’의 승리도 작품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 도전에 나섰다. 임시완과 재경도 각각 ‘트라이앵글’과 ‘신의 퀴즈 시즌4′로 브라운관 정복에 나선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또 오는 26일 첫 전파를 타는 SBS 새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에는 빅스의 홍빈, 5월 18일 첫 방송 되는 케이블채널 OCN ‘신의 퀴즈 시즌4’에는 레인보우의 재경, 5월 중 방송 예정인 MBC 새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에는 드라마 ‘적도의 남자’, ‘해를 품은 달’, ‘연애를 기대해’와 영화 ‘변호인’을 통해 ‘연기돌’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제국의아이들의 임시완도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드라마 진출이 활발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이미 공고한 팬덤을 형성한 아이돌그룹을 통해 드라마가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적지 않다는 점. 또 과거와 달리 아이돌그룹 출신 배우들의 연기력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로 아이돌그룹 출신 배우 한 명을 기용하는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특히 일부 스타의 경우에는 그들의 출연 여부가 드라마 해외 수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작품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스타의 출연 여부로만 드라마가 조명 받는다는 지적이 일기도 하지만, 점점 콘텐츠 판매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는 드라마 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방송가에서 그들을 캐스팅하는 건 포기하기 어려운 유혹인 셈이다.

또 작품에 출연해 연기 논란을 불식시킨 몇몇 배우들 덕분에 ‘연기돌’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졌다는 점도 주효했다. 이에 지상파 방송국의 한 PD는 “다른 신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조건에서 오디션을 치른 뒤 배역을 거머쥔 아이돌그룹 출신 배우들의 진출을 구태여 막을 필요는 없다”며 “장르는 다를지라도 다수 무대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아이돌그룹 멤버들은 연기도 금방 배운다. 신인을 캐스팅하는 게 목적이라면 오히려 아이돌그룹 출신 배우를 선택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편견을 깨고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아이돌그룹 출신의 배우들이 ‘인기’가 아닌 ‘실력’으로 활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제야 가수가 아닌 배우로 대중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시작한 ‘연기돌’들이 향후 작품 활동을 통해 어떠한 성과를 남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tvN ‘갑동이’, SBS ‘쓰리 데이즈’, KBS2 ‘참 좋은 시절’, MBC ‘앙큼한 돌싱녀’, SBS ‘신의 선물-14일’, KBS1 ‘사랑은 노래를 타고’, SBS ‘엔젤아이즈’, OCN ‘신의 퀴즈 시즌4′, MBC ‘트라이앵글’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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