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영화 ‘여고괴담3′에서의 송지효, 당시만 하더라도 톱스타 등용문으로 불리었던 이 학원호러물에서 그는 가장 빛나는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서늘한 이목구비와 다소 허스키한 보이스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왔고, 앞으로 송지효가 결코 뻔한 배우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팬심마저 생겼다. 그렇지만 이후 송지효의 행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작품 활동은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되었다.

그녀는 다소 차가워보이는 인상과 달리 털털한 매력으로 사랑받기 시작했고 덕분에 대한민국 초등학생이 모두 그녀의 이름 석 자를 알게 되었지만, 배우로서의 신비감은 다소 휘발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2~3년 작품운이 좋지 않았던 탓에 송지효는 더욱 아깝고 아쉬운 배우로 남았다.

2012년 개봉한 영화 ‘자칼이 온다’는 그해 개봉작 중 가장 혹독한 악평을 받은 영화로 기록되었고, 지난 해 출연한 KBS2 사극 ‘천명’ 역시도 KBS 수목 사극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트린 작품으로 기록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출연 중인 tvN 금토드라마 ‘응급남녀’의 성공은 송지효의 필모그래피 중 아주 특별한 순간으로 기록될 듯 하다. 과거 송지효의 성공한 작품들은 영화 ‘쌍화점’을 비롯, 드라마 ‘주몽’, ‘계백’ 등 주로 사극이었는데 반해, 꽤 오랜만에 현대물을 성공시켰다는 점에서도 이 작품은 그녀에게 특별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물론 매우 냉정하게 말해서 ‘응급남녀’에서 연기하는 캐릭터, 오진희가 그녀의 최고의 연기는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무심한 듯 무표정한 얼굴로 먹먹한 아픔을 담아내는 순간은 분명 저장해두고 싶은 그런 순간이다.

애쓰지 않고 분투하지 않고 그저 그녀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빚어지는 특유의 분위기가 분명 있다. 오진희의 어떤 순간들에 그런 그녀만의 매력이 도드라지는 장면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갑다. 또 송지효가 만들어내는 이런 분위기 탓에 오진희라는 캐릭터의 매력 역시 텍스트에서 존재할 때보다 훨씬 커진 느낌이 든다.

앞으로 송지효에게 바라는 것을 말해보자면, 그녀가 배우로서 뻔한 행보를 고집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여고괴담’에서부터 발견한 그녀의 매력이 최고조에 달할 그런 캐릭터를 만났으면 좋겠다. 좋은 재료가 최고의 요리사를 만나 최상의 풍미를 만들어내듯, 송지효 역시도 그녀가 가진 모든 매력을 꺼내줄 수 있는 연출가와 만나 활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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