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정에게 MBC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는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시작한 이 드라마의 1~2회분에서 이민정이 보여준 성장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민정은 올해 꼬박 데뷔 10년을 맞았다. 연극무대로 지난 2004년 데뷔 이후, 한동안 드라마의 조단역을 오가며 무명시절을 거친 연기 전공생(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이었던 그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부터였다. 그러니 약 5년 가까운 시간을 무명으로 보낸 셈이다.

‘꽃보다 남자’를 통해 세련되고 도시적인 외모와 반전의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묘하게 공존하는 매력으로 사랑받기 시작한 그는 이후 SBS 드라마 ‘그대, 웃어요’(2010)를 통해 안방극장에서의 존재감을 공고히 한다. 뒤이어 출연한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에서는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그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캐릭터 선택으로 흥행 영화의 얼굴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그 해 청룡상, 대종상 등 굵직한 영화상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드라마 ‘마이더스’(2011)에서는 여전히 사랑스러운 특유의 매력을 뽐내었지만, 막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배우로서는 2% 이상의 부족함을 느꼈을 배역을 연기해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이어 출연한 영화 ‘원더풀 라디오’(2012)와 드라마 ‘빅’(2012), ‘내 연애의 모든 것’(2013)은 흥행 면에서나 시청률 면에서 큰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으며, ‘꽃보다 남자’ 이후 확 뜨거워진 열기가 주춤하는가 싶었다. 특히 2013년 이민정은 작품 보다는 배우 이병헌과의 열애와 결혼으로 더 떠들썩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래서 세간은 이민정의 결혼 후 행보가 과연 성공할 것인지를 놓고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 선택의 결과가 바로 ‘앙큼한 돌싱녀’다. 이 작품 속 그가 연기한 나애라는 이민정이 결혼 이후 선택한 캐릭터가 첫 유부녀인데다 첫 이혼녀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게 되는데, ‘결혼 후 복귀작’이라는 타이틀은 그녀의 터닝포인트로 바꿔 기록될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민정의 결혼 이후 첫 행보가 배우로서의 분명한 성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애라는 보여줄 것이 참 많은 인물이다. 초반 고시촌 마돈나라는 별명에 걸맞은 앙큼한 매력을 뽐내더니 결혼 이후 달달한 신혼생활을 보여주는 와중에 친구들과 기싸움을 하는 장면들도 맛깔스럽게 그려낸다. 압권은 이혼 직전의 생활연기들이다. 그가 ‘로코퀸’ 이상으로 넓은 스펙트럼이 있다는 것을 잔잔하게 증명해냈다.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대목은 이혼 이후 여전히 밝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전형적인 신데렐라에게서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인물이 겪어온 세월의 아픔을 진실되게 새겨넣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잘 살려내 그가 ‘영리하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는 점을 증명해냈다.

그래서 아직 초반인 ‘앙큼한 돌싱녀’가 이민정의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임을 확신한다. 그리고 이 작품을 계기로 이민정이 다양한 장르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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