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에서 계속) 어린 시절 김목인은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 음악과 미술이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 때까지 그는 음악적으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었다. “중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반항적이지도 않고 뭐하고 지냈는지는 모를 가장 별 볼일 없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김목인) 당시 그는 보통 아이들만큼도 음악을 듣지 않았다. 심지어 라디오 음악프로그램도 듣지 않았던 이이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피아노를 쳤는데 아버지께서 영화 부베의 연인, 엘비라 마디간 같은 어른 세대가 좋아하는 영화음악 악보를 시내에서 사와 손님들이 오면 늘 쳐보라 해서 너무 싫었습니다.”(김목인)
영화음악을 듣다보니 중3때 자연스럽게 영화에 관심이 생겼다. 이공계 과목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충주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생겼다. “당시 수학, 과학은 잘했고 국어와 영어는 못하는 편이었는데 완전히 취향이 변했습니다. 처음으로 장래에 영화감독이 되고 싶더군요. 사실 구체적으로 영화감독이란 직업을 생각한 것은 아닌 것 같고 막연하게 첸카이거의 ‘패왕별희’와 레오 까락스의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고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당시 영화포스터를 열심히 모으기도 했습니다.”(김목인)
음악을 싫어했던 그가 노래를 찾아서 듣게 된 것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부터. 초중고를 같이 다녔던 친한 친구 이성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금은 공무원인 그 친구는 지금도 제 음반이 나오면 열심히 듣고 평가할 정도로 늘 제 음악이 궁금한 죽마고우입니다. 당시 성호의 형이 음악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 형이 서울로 가면서 듣던 음악 테이프를 방안에 두고 갔는데 친구가 들어보라 해 도어즈 같은 오울드 록밴드들의 음반을 참 열심히 들었습니다.”(김목인) 자연스럽게 록음악을 좋아하게 된 그는 도어즈의 음악을 커버하고 싶어 처음으로 연주를 어떻게 하는 건지 관심이 생겨났다.
“사춘기 때 아버지가 고상한 클래식 음악과 영화음악, 연주음악만 들으시는 것이 왠지 고상하게 보이려하는 것 같아 싫었습니다. 제가 음악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냐면 고2때 너바나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요즘 밴드로 알고 들었는데 리드보컬 커트 코베인이 죽은 지 한 참 된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가수는 노래를 숨을 쉬지 않고 이어서 부르는 게 굉장히 신기했습니다.”(김목인) 고2때 친구 이성호가 학교축제 때 팀 이름도 없이 “스쿨밴드를 만들어 공연을 한다.”고 했다.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에 합류했다.
이성호는 건반, 김목인은 피아노 연주가 가능했지만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을 치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기타가 없어도 가능한 익스트림의 ‘웬 아이 퍼스트 키스드 유(When I First Kissed You)’를 연습해 학교 축제에 나갔다. “학교 음악실에서 7팀이 일종의 오디션 격인 예선을 치렀습니다. 둘이서 건반을 치며 팝송을 노래하니 아이들이 재즈를 한다고 놀라워하더군요. 저희가 나갈 축제는 학교의 어학경연대회였는데 영어노래를 했던지라 뽑혔던 것 같아요.”(김목인) 베이스, 보컬, 키보드 2개 등 총 5명이 선발되었다. 성당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던 김목인은 노래를 부를 줄은 알았지만 가요를 전혀 듣지 않아 아는 노래가 없었다. “다른 멤버들은 자기들이 다들 노래를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카피곡만 불렀는데 녹음해둔 테이프를 이사를 하면서 잃어버려 아쉽네요.”(김목인)
직업적으로 밴드 활동이나 뮤지션이 되려는 마음은 없었지만 밴드에서 악기를 어떻게 나눠서 연주하는지 궁금했다. “음악적인 호기심은 많았습니다. 재즈나 레드 제플린 같은 하드록 음악을 피아노로 쳐보고 싶어 시내에서 테이프를 사서 열심히 들었습니다. 록음악 역사에서 거론되는 밴드들을 책에서 알게 되면 음악이 궁금하면 다 찾아서 들었던 것 같아요.”(김목인) 충주역 쪽에는 충주 유일의 합주실 ‘퓨즈’에서 지역의 헤비메탈 밴드멤버들이 레슨을 해 구경을 갔단다. “충주에 있는 대학 록 동아리 형들이 결성한 ‘포세이돈’ 같은 밴드가 있어 교류를 했습니다. 요즘 활동하는 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조웅과 임병학이 고향 후배들입니다. 당시 1살 아래 조웅은 잘 몰랐고 3살 아래 임병학은 여동생의 동네친구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습니다. 두 사람은 저보다 충주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과 교류가 많았을 겁니다.”(김목인)
글,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편집.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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