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왕가네 식구들’ 31회, 32회 2013년 12월 14일, 15일 오후 7시 55분

다섯 줄 요약
광박(이윤지)과 상남(한주완)은 상견례 자리에서 결혼식 및 결혼 후의 계획에 대해 발표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오가던 중 앙금(김해숙)과 대세(이병준)의 언성이 높아지고 상견례는 엉망이 된다. 이혼을 결심한 호박(이태란)은 살라(이보희)와 영달(강예빈)에게 방을 구해 나가라고 하고, 살라는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너라며 호박에게 맞선다. 노숙과 공사장을 전전하던 세달(오만석)은 살라의 눈에 띄어 찜질방에서 지내게 된다.

리뷰
마치 짠 것 같다. ‘왕가네 식구들’ 속 부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싫증을 유발시키기로 작정한 것 같다. 앙금과 대세는 광박과 상남의 결혼에 간섭하기 시작한다. 이미 성인이 된 자녀들이 머리를 맞대고 세운 계획은 안중에도 없다. 살라는 너 때문에 세달이 바람을 피운 것이라며,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한번만 눈 감아주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로 호박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오만정(이상숙)은 뜬금없이 상남 앞에 나타나 어머니의 손길이 그리웠던 상남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자식을 버릴 때는 언제고 이제와 자식 앞에 나타나서 그를 이용하는 듯한 만정이 제일 나빠 보이지만, 사실 자식을 통해 자기 욕심을 채우고자 하는 것은 앙금과 대세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상남과 광박은 자녀들의 짝이기 이전에 자신들의 사위와 며느리다. 자녀들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다는 자신들의 마음에 얼마나 드는지가 더 중요하고, 자신들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는 사람인지가 더 신경쓴다. 그들의 오고가는 신경전과 마음대로 결정한 파혼 소식에 광박과 상남은 속이 타들어 간다.

너무 자기 자식만을 사랑하는 것도 문제다. 살라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세달의 편을 든다. 세달은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됐고 호박은 상처를 받는다. 호박과 세달의 이혼에 살라가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독립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부모에게 의존적으로 붙어 사는 캥거루 족이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왕가네 식구들’을 보면 캥거루들이 더 문제인 것 같다. ‘왕가네 식구들’의 부모들은 이제 자식들을 담고 있던 주머니를 떼어내야 한다. 많이 아프겠지만 그것은 서로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감내해야만 하는 아픔이다.

수다 포인트
- 돈(최대철)과 영달(강예빈)의 전세 역전. 역시 빠마는 풀러봐야 알고 신발은 벗어봐야 안다더니.
- 대세님, 살라님이 좋으신가요? 그분은 사돈 되실 분의 사돈인데. 그러니까 사돈 되실 분의 둘째 딸의 남편의 어머니이신데. 아직 광박네와는 사돈 되실지 정확하지 않고 그 둘째 따님은 이혼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사돈의 사돈은 아니게 될 수도 있… 에잇 몰라.

글. 김진희(TV리뷰어)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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