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94’ 11회 11월 23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 요약
신촌 하숙생들은 갑자기 헤어스타일이 변한 윤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 이에 쓰레기가 윤진에게 남자친구가 생긴거냐고 묻자 윤진은 그렇다고 답한다. 보다 못한 삼천포는 자신과 윤진이 사귄 지 3개월이 됐다고 연애 사실을 공개한다. 나정은 쓰레기에 대한 짝사랑을 멈출 줄 모르고, 해태는 동아리 여선배에게 깊이 빠졌다고 나정에게 말한다. 동아리 술자리에서 해태의 동아리 여선배는 만취하고, 자신의 집에 같이 가자는 말에 해태는 한껏 고조되어 따라 나서지만 선배의 집에 가족들이 모두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쓰레기는 자신의 둘째형이 제대함과 동시에 하숙집을 나가겠다고 말하고, 나정은 자신 때문에 나가는 게 아니냐며 쓰레기에게 묻지만 쓰레기는 아니라고 답한다. 결국 쓰레기는 이사를 나가고 칠봉이 신촌하숙에 새로운(?) 하숙생으로 들어온다.

리뷰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나정이 쓰레기에게 고백한 지 수개월이 지났고, 칠봉이 나정에게 고백한 지도 넉 달이 흐른 시점이었다. 그랬기에 이들 간의 관계가 왠지 모르게 지지부진하게 느껴지던 찰나, 쓰레기는 나정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았고 칠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한다. 오늘날의 ‘연애 속도’라면 쓰레기는 이사를 나가기 전에 나정에게 사귀자고 이야기했을 법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칠봉이 ‘게임’ 운운했을 때만 해도 승산은 없다고 보였는데, 왠지 모르게 쓰레기가 들이는 뜸이 칠봉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정을 향한 두 남자의 마음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는 아직 아무 사실도 모르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앞으로의 ‘삼각관계’의 유효기간을 이끌어 갈 주요지점이 아닐까 싶다. 나정의 마음은 여전히 쓰레기를 향해 있지만, 쓰레기의 조심스러움을 볼모 삼아 칠봉은 나정에게 저돌적으로 달려오고 있으니. ‘모래시계’에서 고현정이 기억할 남자는 짝사랑만 했던 이정재가 아닌 서로가 사랑했던 최민수일꺼라고들 했나. 물론 여자의 입장에서는 짝사랑 따위 고백하지 않으면 알 수도 없는 먼지 같은 것일 수 있겠다. 하지만 남자의 입장에선 짝사랑의 상대에게 마음을 고백했던 안 했던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들숨과 같은 것일 지도.

어쨌든 두 남자 간의 승부수는 띄워졌고, 우리에겐 이렇게 즐거운 ‘굿판’을 보며 설레임이란 ‘떡’도 얻어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적어도 크리스마스 직전까지는 쭉 말이다.

수다포인트
-시청률 60%를 넘나들던 시대라니. ‘자체 시청률’이 판 치는 오늘날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여러모로.
-삼천포-윤진 커플의 커플티가 서태지가 모델이었던 ‘티피 코시(Tipi Cosi)’, 치밀한 작가들 같으니라고!
-귀요미 성준이 극중 성동일의 아들로 전격 출연! 고상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진솔한 연기라니!

글. 톨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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