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스페셜 ‘오빠와 미운 오리’
KBS 드라마스페셜 ‘오빠와 미운 오리’ 2013년 11월 10일 오후 11시 55분다섯줄 요약
부모님 없이 오빠와 사는 고교생 은수(현승민)은 자신의 가수 꿈을 반대하는 오빠 은국(이시언)이 원망스럽다. 은국에게도 사연은 있다. 동생을 위해 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한 은국은 자신을 좋아하는 배정미(오산하)와의 사랑도 미뤄둔 채 동생 뒷바라지에 힘쓴다.
홧김에 염색과 펌을 하고 돌아온 날 오빠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자 격분한 은수는 고모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우연히 오빠와 자신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임을 알게 된다. 은수는 10여년 전 죽은 아버지가 재혼할 당시 데려온 아이였고 이후 은수의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렸던 것이다. 오빠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생각에 은수는 어머니를 찾아 나서지만 클럽 가수로 일하는 어머니를 은수를 모른 체 한다. 가까스로 은수를 찾아낸 은국은 은수에게 “너 때문에 살 수 있었다”고 고백하고 두 남매는 다시 소박한 일상을 이어간다.
리뷰
오랜만에 가슴 따뜻해지는 단막극 한 편이 일요일밤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부모 없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남매의 모습이 정겨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을 짠하게 하는 감동을 자아냈다.
가수 오디션에 정신이 팔려 학교를 등한시하는 동생에게 “직이 삔다”는 남발하는 은국은 누구보다 속정은 깊다. 하나뿐인 여동생을 애지중지 길렀지만 동생은 엄격한 오빠를 귀찮게 생각한다. 동생 은수는 가수의 꿈을 막으려는 오빠가 그저 서운하고 미울 뿐이다. 오빠가 그토록 가수를 반대했던 이유는 은수를 버리고 간 친엄마가 가수이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모든 오해를 푼 후 은국은 은수를 업고 집으로 가기 위한 비탈길을 오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너 때문에 내가 살 수 있었다”라고 들려주면서. 남매라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향하는 이 장면은 ‘오빠와 미운 오리’ 편의 백미로 남았다.
두 남매를 통해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이 작품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일상의 소중함에 대해 일깨워줬다. 두 남매의 사연이 극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밝혀지는 구성도 안정감 있었고 무엇보다 은국-은수 남매를 연기한 이시언과 현승민의 경상도 사투리 연기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감칠맛 있게 표현됐다.
특히 진중한 분위기의 이시언과 반항심 넘치고 통통 튀는 여고생 현승민의 남매 연기가 신선하면서도 유쾌한 호흡으로 다가왔다. 매 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는 드라마스페셜이지만 이번 편은 특히 일요일 밤 11시 55분이라는 편성시간대가 아쉬운 작품이었다.
수다포인트
- ‘응답하라 1994′에 이어 사투리 연기가 정말 요즘 대세인가봅니다.
- 은수의 ‘빵셔틀’로 등장한 준영(박준목)은 귀여운 의리남으로 등극할 것 같은데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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