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세요? 방송을 보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던 음악이. 슬플 때는 더 애처롭게, 즐거울 때는 더 신이 나게 흥을 돋우는 방송 프로그램의 BGM. 기억을 담고,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의 힘은 방송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한 주간(2013.10.03.~2013.10.09.)의 방송계 이슈를 프로그램에 삽입된 음악으로 알아봤습니다.
DJ 텐이 내 멋대로 뽑아본 BGM 주간 차트 TOP4! 사이판 특집을 끝으로 잠시 ‘우리동네 예체능’을 떠나게 된 ‘탁신’ 조달환과 가을을 맞아 두 아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아들바보’ 김용건의 이야기가 1, 2위를, 수방사에서 기동 헌병, 특임 대원이 되기 위한 ‘진짜 사나이’의 눈물겨운 적응기와 사건·사고 가득한 소방서 이야기를 담은 ‘심장이 뛴다’ 각각 3, 4위에 랭크됐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주, 프로그램 속 최고의 순간을 장식한 음악을 뽑아봤습니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 27회 방송화면 캡쳐. 모두의 국민 배우 조달환.
1. ‘바다여행’ – 이선균 ‘커피프린스 1호점’ OST 앨범“아주 먼 어느 날/이 햇살은 아름다운/너에게로 떠났던/내 여행을 기억해줘/아주 먼 바닷가/저 하늘가 어딘가에/너와 나의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해줘/눈부시게 푸르른 너는 내게 바다인 걸/손 내밀면 하얗게 부서지던 너의 꿈들”
10. KBS2 ‘우리동네 예체능’ 27회. “쵸레이 하!” 많은 작품에 얼굴을 비쳤지만, 아는 이는 많지 않았던 국민 배우. 그렇게 조달환은 ‘우리동네 예체능’을 만나 ‘탁신’으로 거듭났고,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습니다. 탁구의 에이스는 볼링, 배드민턴을 거치며 ‘예체능’ 팀의 구멍으로 전락했지만, 그가 보여준 스포츠에 대한 진정성과 웃음과 감동은 우리의 마음속에 뜨거운 무언가를 전했습니다. 첫 해외 원정경기의 결전지로 사이판을 찾은 ‘예체능’ 팀. 그 눈부시게 푸르른 바다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해야 했던 그의 마음은 얼마나 슬펐을까요. 그는 이제 ‘예체능’을 떠나지만, 우리는 그가 우리에게 선사했던 아름다운 기억과 소중한 추억들을 잊지 않을 겁니다. 언제든지 ‘예체능’으로 돌아오세요, 달환씨.
MBC ‘나 혼자 산다’ 27회 방송화면 캡쳐. 무지개 모임의 대부이자 아들 바보 김용건.
2. ‘하우 매니 러브스(How Many Loves)’ – 나오미(Naomi) ‘아쿠아리움(Aquarium)’“You said this isn’t working, got to move on(이건 안 된다고, 그만 떠나야 한다고 넌 말했지)/You may be right, perfection this is not(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분명 이건 완벽하진 않으니까)/But what’s the perfect love like(하지만 완전한 사랑이란 어떤 것이지)/A flower or a flame?(꽃 한 송이, 아니면 불꽃 한 점?)/You got something, you want everything(너에겐 가진 것이 있는데도 모든 것을 원하지)
10. MBC ‘나 혼자 산다’ 27회. 혼자남의 대부, 김용건은 ‘나 혼자 산다’를 만나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머리 매무시를 가다듬을 때면 경쾌하게 울려 퍼지던 이 노래. 세상엔 완벽한 사람, 완벽한 사랑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 대부님에게 그런 것은 전혀 중요치 않은 듯합니다. 원로배우로 중후한 이미지를 자랑하던 중년의 패셔니스타는 어느덧 그릇을 사며 “‘더 테러 라이브’ 봤어?”하고 묻는 아들 바보가 되어버렸습니다. 무지개 모임의 주력 멤버들이 두문불출하며 데프콘 회원이 외로이 먹방으로 분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 혼자 산다’에 대부님이 있다는 건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 그런데 우리는 다음 방송에서 하정우 씨를 볼 수 있는 건가요?
MBC ‘일밤-진짜 사나이’ 26회 방송화면 캡쳐. 잠시 동료들의 곁을 떠나면서 사랑의 편지를 남긴 긍정왕 류수영 일병.
3. ‘보스 사이드 나우(Both Sides Now)’ – 헤일리 웨스튼라(Hayley Westenra) ‘오디세이(Odyssey)“Rows and flows of angel hair and ice cream castles in the air(천사의 머릿결이 굽이치는 흐름, 공중에 떠 있는 아이스크림 성)/And feather canyons everywhere, I’ve looked at clouds that way(도처에 퍼져있는 깃털모양 협곡들, 저는 구름들을 그런 식으로 바라봤었죠)…Tears and fears and feeling proud, to say, “I love you” right out loud(눈물, 두려움, 자부심을 모두 느끼면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큰소리로 말합니다”
10. MBC ‘일밤-진짜 사나이’ 26회. 긍정왕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긍정의 힘은 영원했습니다. “친형제 같은 여러분을 두고 부대를 나서려니 내 마음은 유격장의 목봉보다 더 무겁다”는 편지를 남기며 홀연히 떠난 류수영 일병. 그의 빈자리는 ‘진짜 사나이’들이 고된 훈련과 얼차려에 지칠 때도, 군대리아가 중식으로 제공됐을 때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명상의 시간, 육성으로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잠시 동료 곁을 떠나는 이의 눈물, 두려움, 그리고 ‘진짜 사나이’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수방사에서의 마지막 날만을 남겨둔 ‘진짜 사나이’, 해군 이야기에서는 모두가 합류한 완전체 사나이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SBS ‘심장이 뛴다’ 첫 방송 화면캡쳐.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 채 국밥을 먹고 있는 예비 소방대원들.
4. ‘뜨거운 너는 내게 말했지’ – 위 아 더 나이트(We Are The Night) 1집 ‘위 아 더 나이트’“뜨거운 너는 내게 말했지 괜찮아질거야/뜨거운 너는 내게 말했지 아주 먼 훗날/뜨거운 너는 내게 말했지 날아갈 거야/뜨거운 너는 내게 말했지 다 잊어버리자/파란 새벽에 또 바람이 분다”
10. SBS ‘심장이 뛴다’ 첫 방송. 인간은 강했고, 소방대원은 더 강했습니다. 지난 8일 처음 방송된 ‘심장이 뛴다’는 삶과 죽음, 고통과 기쁨 등 우리의 일상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다시 한 번 부산 소방서를 찾은 이원종, 조동혁, 박기웅, 전혜빈, 장동혁, 최우식 대원은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검은 등 말벌 집에 화염을 난사하는 전혜빈 대원의 모습에선 정글의 여전사의 모습이 겹쳐 보였고, 죽음을 처음 목도하고 충격을 받은 막내 최우식 대원은 이내 곧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뜨거운 불에도 우리가 괜찮을 수 있고, 사건·사고가 나도 금방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돕는 이들. ‘심장이 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우리를 위해 일하는 분들의 뜨거운 열정을 영상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전달했습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SBS, 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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