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347회 방송화면 캡쳐

MBC ‘무한도전’ 347회 2013년 9월 14일 오후 6시 25분

다섯 줄 요약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2-100빡빡이의 습격’의 막이 올랐다. 지난 6월 방송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편에서 비밀번호가 잠기면서 제작진의 손에 넘겨진 돈가방의 주인이 이제야 밝혀지게 된다. 일산 모처에 모인 멤버들은 미션 공개와 함께 나타난 100명의 ‘빡빡이’의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00빡빡이’는 끊임없이 등장하며 멤버들의 행동을 막았고, 게임을 이해하지 못했던 박명수는 뒤늦게 멤버들의 돈 가방을 훔치며 반전을 노렸다.

리뷰
정형화된 추격전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지난 6월에 방송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편의 후속으로 기획된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2-100빡빡이의 습격’은 정체된 ‘무한도전’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100명의 빡빡이가 기세 좋게 등장했지만, 추격전에는 더 이상의 반전도,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1’이 보여준 예상 밖의 즐거움도 없었다.

이번 방송분에서 골프 연습장으로 초대된 ‘무도’ 멤버들은 100인의 빡빡이가 등장하자, 영문도 모른 채 돈 가방을 든 빡빡이를 찾아 동분서주했다. 문제는 그 모습을 바라보는 시청자 또한 어리둥절했다는 것. 왜 빡빡이가 등장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마땅한 설명이 없었기에 ‘100빡빡이’는 추격전에 구실을 더하기 위해서 소모적으로 사용된 것에 그쳤다.

불신과 한시적 동맹, 그리고 배신으로 이어지는 추격전은 이미 어느 정도 틀이 갖춰진 상태다. 그럼에도 추격전이나 다른 비슷한 포맷의 방송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는 포맷에 덧입혀진 스토리텔링과 그 안에서 예측 불가한 웃음 포인트 때문이었다. 예컨대, ‘하하대노홍철’ 편은 하하와 노홍철의 자존심을 건 미묘한 심리가 있었고,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1’에서는 입수까지 감행하는 노홍철의 광기가, ‘야구게임’ 편에는 그간 게임을 모른다고 구박받던 박명수의 반전 결말이 있었다.

하지만 뒤늦게 게임에 참여한 박명수가 도둑질, 가방 바꿔치기를 일삼자 사기꾼 노홍철은 캐릭터를 잃었고, 몸 건강한 유반장은 방송 내내 달리기만 했다. 100명의 빡빡이가 등장했건만 ‘무도’ 멤버 길을 위한 특집은 아니었고, 돈 가방을 훔친 하하와 정준하도 결국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리고 돌아온 카이저 소재 박명수에게서조차 예정된 반전의 기시감이 느껴진다면, 우리는 추격전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 걸까. 정말 그 돈 가방 안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수다 포인트
- 100빡빡이가 등장했으나 길은 그냥 길이었습니다…. 차라리 그가 100빡빡이 중 한 명이었다면 어땠을까요.
- 8년 만에 주인공이 된 듯한 두 남자, 정준하와 하하. 게릴라 콘서트 때 이후로 주인공은 처음이라는 하하의 말에 콧잔등이 시큰해져 옵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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