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방송의 적> 5회 2013년 6월 26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이적 쇼> 4회의 뮤즈로 이적이 직접 섭외한 개그우먼 박지선과 그녀의 ‘연예인 친구’인 개그우먼 오나미가 출연했다. 두 뮤즈에게 ‘아름답다’는 칭찬을 지나치게 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만든 이적은 결국 오나미에게 따귀를 맞게 된다. <이적쇼>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던 중에 이적과 존박은 <음악의 신>의 출연진들을 만나러 간다. <음악의 신>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궁금해 하던 존박은 출연진들을 직접 만나보고는 모든 것이 ‘진짜였음’을 깨닫게 된다.

리뷰
총체적 난국인가, 한숨 돌리기인가. 예정된 방영횟수가 10회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중반부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고, 중반부는 원래 힘이 부치게 되어있다. 시청자들도 <방송의 적>이라는 방송포맷과 캐릭터설정, 편집방식에 익숙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기발한 장치를 배치해 놓지 않는 한 엄청난 호응을 얻어내기는 어렵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회는 주인공인 이적에게도 이를 편집하는 리듬에 있어서도 난제였다. 갑갑한 터널을 빨리 뚫고 나갔으면 하는 심정이겠지만, 때때로 터널의 끝은 생각보다 빨리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인지하듯, 정작 <이적 쇼>와 이적이 주는 재미가 적다’는 지적은 차치하더라도 이번 회의 초?중반부는 다소 뻔한 클리셰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박지선과 오나미의 외모에 대해 이중적인 의미의 ‘아름다움’을 구사하는 부분이나 박은지가 스스로를 섹시하다고 ‘셀링’하는 것은 요샛말로 웃음도 감동도 주기 어렵다. 개그우먼 김신영이 한 토크쇼에 출연해 이야기했던 것처럼, 개그맨이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이 마음껏 연기할 수 있는 개그코너인지도 모른다. (특정 직업군에 대한 장르 선 긋기를 한 것이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마찬가지로 박은지가 가장 ‘섹시할 수 있었던 신’은 스스로를 섹시하다고 일컫는 지금이 아니라, 그걸 스스로 말할 수는 없었던 ‘예전’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의 ‘여성 캐릭터 설정’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이번 회의 막바지를 향해가면서 <방송의 적>은 구원군을 만난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을 떠올리고 싶진 않지만, 잠시 스쳐지나 간 듯한 <음악의 신> 출연진의 여운은 상당했다. 이상민을 비롯해 매니저 백영광, 이수민 이사, 새로 온 김 비서 등 하나같이 ‘꺼지지 않는 불꽃같은 존재감’을 뽐냈다. 계속되는 이상민과 백영광의 ‘욕 대화’를 들으며 소리 내어 웃던 이적을 보며 문득 의심이 들었다. 이적은 정말 준비가 되었을까.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갈 준비가? 나는 이적에게, 그리고 <이적 쇼>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머뭇머뭇하다 시작만큼 창대하지 못한 끝을 맺게 될까 두렵다.

수다포인트
-매회 프로그램의 꽃이 되어 주시는 게스트들이 등장하네요. 지난주에 종신 형, 이번 주엔 LSM!
-스모키의 단점: 존박의 동그란 눈 효과가 상쇄된다.
-오나미씨의 따귀는 정말 뜬금없었어요. 좀 더 상황설정을 잘 해줄 수는 없었나요, 작가님? 흑흑.

글. 톨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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