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으로 공백기를 화려하게 날려버린 배우, 강지환. “뮤지컬로 데뷔를 해서 다양한 음악을 가리지 않고 접해왔어요. 지금도 촬영이 없는 쉬는 시간에는 집에서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예요.” 최근 2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인 SBS <돈의 화신>을 마친 강지환은 한결 여유로워진 표정이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 과정 속에 출연한 드라마가 평가와 시청률면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는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곧바로 다음 행보를 준비할 예정이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휴식기 동안 여러 장르의 음악을 섭렵한다는 그는 “쉴 때는 주로 집에 있기 때문에 가요든 팝이든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는다”며 “음악을 통해 다양한 감정 표현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한다. 특히 촬영장에서는 극도의 몰입이 필요한 장면이나 빠른 시간 안에 감정 변화를 주는 촬영이 있을 때 주로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다스리기도 한다.
“음악을 들으면 뮤지컬 배우로 처음 무대에 오르던 설렘이 느껴지기도 하고 나름 힘든 시간을 잘 거쳐왔다는 뿌듯함도 들어요.” 강지환이 추천하는 다섯 곡 속에는 그가 연기를 하며 느낀 희로애락이 녹아 있다.
1. 뜨거운 감자의 <시소>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가 참 좋아요. 고백하기 전 설레는 마음이 정말 이 가사와 똑같지 않나 싶어요” 강지환이 추천한 첫 번째 곡은 뜨거운 감자의 ‘고백’이다. CF에도 삽입돼 뜨거운 감자의 대표곡으로 불릴 만큼 유명해진 노래로 사랑 고백을 앞둔 남자의 순수한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2010년에 발표돼 20~30대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모은 노래로 8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부문상을 수상하는 등 음악성도 인정 받았다.
2. X Japan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O.S.T (Windstruck)>
강지환이 두 번째로 고른 곡은 엑스 재팬(X JAPAN)의 ‘Tears’다. 이 곡은 엑스 재팬의 아홉 번째 싱글로 이들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로 꼽히는 노래다. 2002년에는 엠씨 더 맥스(M.C. the Max)가 ‘잠시만 안녕’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한 바 있다. “좀 오래된 노래이기는 하지만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인 것 같아요. 리메이크도 많이 됐고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도 삽입돼 더 익숙하지 않나 싶어요. 하지만 음이 너무 높아서 절대 제가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은 노래이기도 하죠.”(웃음)
3. John Travolta, Olivia Newton-John의 <그리스(Grease) OST>
“언제 들어도 신나는 곡이에요. 이 노래를 들으면 처음 뮤지컬을 했을 때가 떠오르면서 미소짓게 되는 것 같아요. 멜로디도 신나서 자연스럽게 기분 좋아지는 곡이죠.” 강지환에게 뮤지컬 데뷔 시절을 추억하게 해 주는 세 번째 추천곡은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와 올리비아 뉴튼 존(Olivia Newton-John)이 함께 부른 ‘Summer Nights’. 뮤지컬 <그리스>(Grease)에 삽입된 곡으로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그린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로 발표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년 여름 로맨스 송으로 불리는 노래다.
4. Southern All Stars의 <10ナンバ-ズ· からっと>
강지환이 추천한 네 번째 곡은 사잔 올 스타즈(Southern All Stars)의 ‘이토시노에리’(いとしのエリ?)다. “이 곡은 팬미팅 때 불렀던 노래에요. 팬미팅 때는 언제나 한결같이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어서 잘하지는 못하지만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평소에도 좋아하는 노래지만 팬미팅을 위해 연습하면서 더 정이 가게 된 곡이에요.” 1978년 데뷔한 사잔 올 스타즈(Southern All Stars)는 30여 년간 약 4,700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며 비즈(B’z), 미스터 칠드런(Mr. Children) 등과 함께 일본에서 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세 번째 싱글인 ‘이토시노에리’는 TBS 드라마 <고르지 않은 사과들>의 주제곡으로 삽입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5. Les Miserables Cast의
내 전공은 ‘정통멜로’
“쉴 틈 없이 연기하고 싶어요.” 드라마로 본격적인 시동을 건 그는 이제 운동화 끈을 바짝 조이고 마음껏 달려볼 요량이다. 5월 말에서 6월께 차기작(영화)이 확정되면 바로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연기 욕심을 드러낸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강렬한 액션도 해 보고 싶고 스스로 ‘전공’이라고 생각하는 정통멜로도 진하게 찍어보고 싶어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채기원 te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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