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등장이었다. 10여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를 술렁이게 만든, 한 장의 영화 전단지. 나뭇잎 한 장으로 은밀한 부위를 가리고선 유혹하는 듯한 나체로 서 있는 사진 속 주인공은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봉만대, 훗날 한국에로영화계의 거장으로 불릴 봉만대 감독이었다. 에로라는 장르에 자신만의 철학과 애정을 담아 부단히 달려 온 그가 이번에는 아티스트로 돌아왔다. ‘아티스트 봉만대’를 빌미삼아 이 남자와 나눈 다소 아슬아슬한 인터뷰. 수위상 자체 편집할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성(性)스러운 말’들에 심심한 아쉬움을 표한다.(참고로, 기자는 여자다. 이름 때문에 종종 남자로 오해받는 터라.)

Q. 데뷔작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은 2003년도 작품입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방화 되지 않았나 싶은데, 공감하시나요?
봉만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거죠. 사랑이 머무는 거라면, 섹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그게, 무슨 의미죠?
봉면대: 그러니까 사랑은… 그런데 사랑이 있어요?

Q 있지 않을까요?
봉만대: 없어요! 사랑이 있어요? 신화적으로 보면 인간은 원래 암수 한 쌍이었어요. 두 개의 얼굴과 네 개의 팔 다리를 가지고 있어서 굉장히 강인했죠. 하지만 인간의 자만이 커지자, 이에 분노한 신이 남녀를 분리시켜버렸어요. 그 둘이 만나야 다시 힘이 세지게 만들어 놓은 거죠.

Q. 그래서 인간은 평생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다닌다?
봉만대:
그렇죠. 결합된 상태가 돼야 최고의 만족도를 느끼는 거예요. 그걸 뭐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의 사랑이라고 하는 건 많이 변질 돼 있잖아요. 왜냐하면 방부처리가 안 돼 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맛이 없어지고, 곰팡이가 슬고, 또 다른 사랑을 찾고. 그런데 ‘사랑’을 찾는 거예요, ‘대상’을 찾는 거예요?

Q. 새.로.운.대.상.을 찾는 게 아닐까요?
봉만대: 새로운 대상? 그건 결국 질린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섹스가 질릴까?

Q. 새로운 대상과의 섹스가 궁금해질 수는 있겠죠.
봉만대: 사랑도 오락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수는 있어요. 동전 500원을 넣고 1분~2분 사랑을 하는 식으로 그 끝이 언제인지를 정확히 알면 상관이 없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안 그렇잖아요. 사랑엔 끝이 없어요. 이게 문제예요. 섹스는 끝이 있어요. 행위 이후에 쉼이 있다고요. 그런데 사랑은 연속성이에요. 또 연속해야 한다고 우리가 배웠고요. 그러니까 지치는 거죠. 지치니까 새로운 걸 또 찾는 거고요.

Q. 그러니까 당신은 사랑을 안 믿는다는 거군요.
봉만대:
저는 안 믿어요. 물론 어떤 사랑이냐에 따라 다르긴 하죠. 자식은 평생 사랑할 수 있어요. 내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피조물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애정은 무한대죠. 그런데 와이프에 대한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변질이 돼요.

Q. 흔히들 말하는 동지애, 혹은 권태기로 말이죠.
봉만대:
네. ‘우리 사랑하고 있을까?’라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는 지점이 온다는 거죠. 그렇지 않나요? 내가 너무 강요하나? 이건 기독교적인 사랑하고는 또 달라요. 인간은 동물이잖아요. 다만 종의 역사로 봤을 때 우월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변질된 거예요. 그래서 사랑은 위선적인 태도가 굉장히 강하고, 허울이 많고, 온갖 거짓으로 나열돼 있죠.

Q. 그에 반에 섹스는?
봉만대:
솔직하잖아요.

Q. 그런데 섹스 할 때 꾸미기도 하죠. 좋은 척, 황홀할 척.
봉만대:
사랑하지 않는 사람하고도 섹스 할 수 있어요?

Q. 요즘은 많이들 하는 걸로 알아요.
봉만대:
그런데 섹스 하고 싶어서 사랑하는 사람 있어요?

Q. 사랑하는 척 하겠죠.
봉만대:
내가 당신하고 섹스를 하고 싶어. 어떤 말로든 유혹해야 해. 빠른 방법이 뭐겠어요. 관심이겠죠. 당신을 읽으려고 노력하겠죠. 그런데 그것은 다음을 위한, 번식의 태도로서의 고민이 아니잖아요. 유희를 위한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건 일시적인 거고, 잠깐 멈춤이 되는 거예요. 일시정지. 지금 이 물음은, 내가 와이프를 사랑하고 있는 가로 이어질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건 확인하지 않아요. ‘사랑해?’ 라고 물어보는 단계는 이미 지났거든요. 사랑은 ‘싱그럽다’ 이고, ‘젊다’예요. 다만 기억 안에 그 젊은 사랑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우린 그걸 물고 늘어지는 거죠.

Q. 그걸 물고 늘어지지 못하면 바람을 피게 될 확률이 높아지겠군요.
봉만대:
‘불륜도 사랑’이라고 하는 책이 있죠. 그것도 우리 인간이 규정한 거잖아요. 결혼이라는 법률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는 행동이기 때문에 나쁜 거라고 하잖아요. 죄의식을 집어넣는 거라고요. 자, 그러면! 내가 바람을 피고 있다! 그럼 그걸 바람을 피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또 다른 대상을 찾았다고 봐야 할까요. 그리고 여자는 이 사람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그냥 재미있게 놀고 있다고 생각할까요. 대부분이 잃었다고 생각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그걸 바람이라고 표현 하는 거고요. 그런데, 바람은 언제나 불어요.

Q. 미혼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많은 가정에 불고 있으리라 짐작은 합니다만.
봉만대:
수컷이라는 종족은 배설의 동물이기도 하고, 종족 번식을 유지하려는 본능도 지닌 존재죠. 결국 본능이 출발이에요.

Q. 당신은 신화니, 사랑이니 하는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뭘 보고 얻고 느끼나요? 책?
봉만대:
책도 보지만, 내 경험적 태도도 있겠죠. 최초 감정의 발로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Q. 자, 영화 얘기도 해야죠?(웃음) ‘아티스트 봉만대’는 당신이 영화를 찍으며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 이를테면 제작자(배우들)와의 갈등, 제작비 부족의 고충, 에로영화에 대한 편견 등이 고스란히 담긴 작업물 같아요.
봉만대:
맞아요. 다, 경험이에요. 제 경험담에서 나온 거기 때문에 연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때 상황으로 돌아가서 몰입했어요. 아, 이건 말해도 되겠다. 페이스 북에 올라간 거니까. 기획시대의 유인택 대표님이 어제 시사회에 와서 영화를 보시고는 사과 했어요.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할 때 계속 “야하게 찍어줘라”, “좀 더 딥하게 해 줘라”, “너 기준에서야 야하지 우린 하나도 안 야하다” 그런 식으로 터치를 많이 하셨거든요.(‘아티스트 봉만대’에는 이런 대사를 하는 제작자가 등장한다.) 그런데 어제 유쾌하게 웃으시고는, 미안하다고 페이스 북에 올리셨더라고요.

Q. 별다른 내용 없이 성애장면이 나오는 걸 지양하는 편이죠?
봉만대:
제 영화는 안 야해요. 여자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게 만들거든요. 그래서 남자들이 보기엔 야하지 않은 거고요.

Q 에로영화의 주 관객층은 남성 아닌가요? 왜, 여성관객을 의식해서 영화를 만들죠?
봉만대:
의식이 아니라, 제가 여성적인 측면이 강해요. 외형은 남자고 군대도 다녀오고 가장도 이루고 있지만, 저도 ‘상남자’를 보면 “저 사람, 남자다!” 이래요. 그 말은 뭐냐면 남자들 중에도 ‘진짜 남자’와 ‘가짜 남자’가 있어요. 여자도 ‘진짜 여자’와 ‘가짜 여자’로 나뉘고요. 그랬을 때 저는 ‘가짜 남자’ 혹은 ‘진짜 여자’ 쪽에 가까운 사람이에요.

Q. 의외네요. 오늘 제가 본 당신은 자신감이 굉장히 넘치는 남잔데.
봉만대:
이건 포장이죠. 내가 나를 더 잘 알잖아요. 지극히 소심해요. 외형으로만 화장을 안 했뿐, 마음의 화장은 늘 하고 있죠. 여자들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고요. 그래서 정말 남자들이 만들어 놓은 미친 영화를 보면 힘들어요. 반대로 그런 세상을 동경하기도 하고요. ‘신세계’ 같은 영화를 보면 “와, 진짜 남자 멋있다” 라고 하는 것도 그 이유에요. 나는 그런 남자가 아니니까. 흔히 말하는 마초!

Q. 요즘은 ‘상남자’ 보다 섬세한 남자가 더 인기 아닌가? 말을 듣다보니, 지금은 ‘가짜 남자’를 더 선호하는 시대가 아닐까 싶네요.
봉만대: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이게 좋다/나쁘다의 개념은 아니라, 내가 ‘진짜 남자’ 군에 속해 있지 않다는 뜻일 뿐이에요. 여성적 시각이 강하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고요.

Q. 당신 영화를 여성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수 있겠네요.
봉만대:
남녀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살펴요. 가령 남자는 유아기적 흰 팬티를 좋아해요. 란제리처럼 수놓아 진 게 아닌, 아무 무늬 없는 걸. 그건 첫사랑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어떤 동경이에요. 어릴 때 못해 봤던 걸, 영화를 통해 페이소스를 느끼는 거죠. 그에 반해 여자들은 조금 더 입체적인 모양의 란제리를 좋아하죠. 그리고 시각적인 것 보다는 청각적인 걸 더 좋아해요. 그래서 여자는 기본적으로 섹스 할 때 눈을 뜨고는 안 하죠. 남자는 눈뜨고도 하는데.

Q. 너무 일반화시키는 거 아닌가요?
봉만대:
음, 눈 뜨고 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나는 그런 여자는 못 만나봤고.

Q. 일반화예요!
봉만대:
그런가요. 그럼 당신은 눈 뜨고 한다고요?

Q. 뭐, 때에 따라 그러겠죠.
봉만대:
아, 이거 확인해 볼 수도 없고! 생각해 봐요. 눈 뜨고 한다고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나중에 확인해 보세요.

Q. 확인해 보도록 하죠. 흠흠. 영화를 보면 화가 난 봉만대가 “그럴 거면 포르노를 하지, 왜 에로영화를 찍냐” 하는 대사가 있어요. 당신이 생각하는 포르노영화와 에로영화의 차이는 뭔가요.
봉만대:
포르노영화는 스토리가 없어요. 스토리를 가지려고 노력은 하지만, 정작 별다른 게 없죠. 에로영화라 하는 것은 적어도 남녀 간의 사랑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요. 구체적이고 적나라한 행위의 유무도 차이고요 . 그리고 법률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건 포르노라고 보면 되겠죠. 적어도 에로영화는 ‘19금’이라고 지정 해 주니까요.

Q. 장편영화를 찍기 전에 내놓은 ‘이천년’ ‘연어’ ‘딴따라’ 등의 에로비디오로 주목을 받으셨는데, 그 비디오들도 성애장면 보다는 스토리에 신경 썼나요?
봉만대:
에로비디오는 시장 자체가 달라요. 적어도 영화는 집단적 체면 태도가 있어요. 내가 극장에 가서 티켓을 사고 스크린 앞에 앉아서 보는 데까지의 어떤 의식이 있죠. 그런데 비디오는 홈이에요, 홈. 시청자가 리모콘을 쥐고 있잖아요. 서치가 가능하죠. 반복도 되고요. 그랬을 때 나의 이야기적인 측면과 그들이 보고자 하는 측면을 고려하면서 만든 게 당시의 에로비디오였어요. 적당히 타협한 거죠. 그리고 그때 비디오는 여자보다 남성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과는 달랐죠.

Q. 그나저나, 봉만대라는 이름이 그렇게 야한 줄 몰랐어요. 곽현화 씨가 영화에서 감독님 이름을 놀리면서 ‘봉만, (어딘가에)대!’ 라고 하는데… 하하.
봉만대:
저도 그런 해석은 처음 들었어요. 곽현화에게 그 얘기 듣고, ‘재는 저 방면으로 정말 천재다!’ 했죠.(웃음) 남자들은 말 그대로 봉이 굉장히 크다고 해서 ‘육봉만대’ 이런 식으로 상스럽게 혹은 재미나게 표현하는데, ‘봉만, 대!’라니. 듣고 빵 터졌네!

Q. 죄송해요, 크게 웃어서. 흐흠. 에로라는 장르 안에서 당신의 이름이 효과적으로 발휘되는 면이 없지 않은 것 같아요.
봉만대:
그런 식으로 연결해서 바라보시는 거죠. 어릴 때는 그 누구도 이 이름을 가지고 조롱하지 않았어요. 촌스럽다고는 했죠. 그런데 이 길로 들어서니까 연결을 그렇게 하더군요.

Q. 하긴 봉준호 감독님도 에로영화를 했다면 비슷한 얘기를 들었을 거예요.
봉만대:
하하하하. 그랬을 거예요.

Q. ‘아티스트 봉만대’는 일종의 모큐멘터리에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캐릭터를 그대로 가지고 왔는데 어디까지가 진짜고 가짜인지 혼돈되는 부분이 있어요. 특히 곽현화와 여현수가 싸우는 장면은 정말 아슬아슬하죠.
봉만대:
대본은 없었어요. 가이드만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는 이 친구들이 알아서 한 거예요. 그런데 정확하게 보면, ‘shut up’ 이에요. ‘너희들 뒤에서 우리에 대해 쑥덕쑥덕 거리지? 차라리 우리가 직접 얘기할게!’ 이런 거죠. 떠도는 말들이 당사자의 입에서 나오면, 그들은 조용할 수밖에 없어요. 그 순간 오히려 숙연해지는 거죠. 곽현화가 현수에게 그러잖아요. “10년 동안 ‘번지점프 하다’만 우려 먹냐?”고. 그건 현수 최고의 아킬레스건이에요. 곽현화를 향한 현수의 ‘출렁녀’ 발언도 비슷하고요. 그 장면 찍을 때 카메라 감독하고 풀숲에 숨어 있었는데, 가만히 두면 싸움이 더 커지겠다 싶어서 중간에 뛰쳐나갔어요. 그건 리허설 없는 리얼이에요. 상황만 던져 주고, ‘너잖아, 솔직해지자. 이건, 치유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살풀이다’ 이렇게 간 거죠.

Q. 그래서 곽현화, 여현수 두 사람이 치유가 됐다고 생각하세요?
봉만대:
됐죠. 성은도 그래요. 10년 동안 멀리하던 에로를 다시 했잖아요. 살풀이를 한 거예요. ‘봤지, 너희들?’ 이거예요. 결국 모두가 각자의 만족을 얻기 위한 자신만의 퍼즐이 있었던 거고, 그 퍼즐을 교묘하게 짜 맞춘 거죠. 상처를 드러냄으로서 치유를 한 거고요. 그러면 오히려 후련해지거든요. 울 때는 통곡을 해야 정화가 돼요. 꺼이꺼이 울지 않고 찔끔찔끔 울면 오히려 독이 쌓이죠.

Q. 상황만 던져줬다고 했으니 영화가 어떻게 완성될지 당신 스스로도 궁금했을 텐데, 기대했던 것과 비교해서 어때요?
봉만대:
물이 증발을 해도 수증이가 됐다가 다시 물이 될 수 있잖아요. 기체가 됐든 얼어서 고체가 됐든 종국엔 같은 물이잖아요. 갑자기 이게 음료수가 되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런 성격을 염두하며 만들었기 때문에 나에겐 철저한 계산이 있어야 했어요. 팔로우미라고 하는 카드 게임이 있는데, 그건 상대 패를 읽어야 하는 거예요. 두 수 정도는 먼저 읽는 기술이 필요하죠. 만들면서 객관적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내 개인의 영달을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Q 그럼 뭘 위해?
봉만대:
많은 사람이 봐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건 추측일 뿐이에요. 에로현장에 대한, 혹은 에로가 에로로 받아들여지는 여러 가지 측면에 대해 저도 ‘shut up’을 시킨 거죠. “너희가 에로를 알아?” 하면서요. 그게 저에게 상처였을까요? 아니에요. 또 다른 굳은살로 가는 거예요.

Q. 플레이보이지나 남성잡지 표지모델이 된다면, 어떤 컨셉으로 어떤 포즈를 취하시겠어요?
봉만대:
저는 표지모델을 안 할 거예요. 왜? 내가 얘기했잖아요. 나는 ‘가짜 남자’라고.

Q. ‘가짜 남자’는 표지모델을 하면 안 되나요?
봉만대:
안 되죠. 남성 잡지에는 남자가 나와야죠.

Q. 하지만 많은 ‘가짜 남자’들이 표지모델을 하고 있잖아요.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데요.
봉만대:
그러니까 그 안에 위선적 태도가 있을 수 있죠. 가령 매체에서 만들어 놓은 마초 같은 남자를 보고 우리가 ‘와’ 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남자가 알고 보니 뒤에서는 뜨개질을 뜨고 있을 남자일지 누가 알겠어요? 우리는 모르잖아요. 아까도 말했듯 이건 좋다/나쁘다의 문제는 아니에요.

Q. ‘상남자’라고 생각하는 배우가 있나요?|
봉만대:
저는 하정우라고 생각해요. 남자가 봐도 ?있죠. 그 카리스마는. 예전엔 최민식! 그리고 최민수. 하지만 그들도 알고 보면 ‘가짜 남자’일 수 있어요.

Q. 모태솔로들이 당신에게 섹스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면 뭐라고 해 주겠어요?
봉만대:
하하. 이건 굉장히 위험한 질문 같네요. 음.. 일단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죠. 자존감이 생겼을 때 상대를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 번 정도는 성정체성에 대해 의심 해 볼 필요가 있어요. 결국 “자존감을 키우고 정신과를 가 보라!”고 할 것 같아요. 멘토를 만나야 멘션이 생기니까.

Q. 이 세상 섹스리스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봉만대:
이건, 영화 ‘은교’의 대사를 카피해서 써야 해요.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게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육체가 썩어 문드러져서 발기할 수 없음에 대한 슬픔, 혹은 심장은 두근거리나 사랑할 수 없을 때의 슬픔. 그건 잘못이 아니죠.

Q. 참, 여자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해요?
봉만대:
적어도. 상대의 눈을 보면 알아요. 그래서 지금 당신이 외롭다는 것도 알아요.

Q. 저요? 아니, 왜!

글,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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