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리냐 네자리냐"..내년 환율 어떻게 봐야 하나? 올해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 속에 원화의 동반 강세가 더해지며 비교적 좁은 범위 안에 갇히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제 올해가 2주 남짓 남은 가운데 관심은 자연스럽게 내년 환율 전망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하나 둘 씩 내년 달러/원 환율에 대한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내년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에 대한 해외 기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국내 기관들도 조심스레 박스권을 예상하는 등 전반적으로 내년 환율 흐름에 대한 가닥을 잡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 글로벌 달러, 어디로 가나 일단 내년 환율을 전망에 있어서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달러의 향방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또 대부분의 기관들은 글로벌 달러의 강세 기조가 내년에는 꺾일 것이라는데는 견해를 같이 했다.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연준리의 금리 인상 행진에 힘입어 달러는 올해들어 글로벌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내년에는 다른 국가들의 금리 인상 캠페인 가세로 달러의 금리 어드밴티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투자법(HIA)으로 인한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도 올해 말로 대부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 달러 강세 요인이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먼브라더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몇 달간의 경제 이벤트들은 달러의 향후 예상 진로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는데 특히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를 고려할 때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의 발언은 달러의 잠재적 약세 추세를 시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유로존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디고 일본에서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기가 아직 힘든 상황으로 달러 강세 기조가 얼마간은 더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삼성선물은 내년 달러/원 시장을 전망하면서 "상반기 이후 달러의 상승 탄력은 둔화되겠지만 다른 주요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린데다 비교적 견조한 미국 경제를 고려할 때 글로벌 달러가 약세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합해보면, 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의 분위기가 어느정도 유지되면서 하반기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달러 약세 기조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일본 엔화와 관련해서는 일본은행의 제로금리 정책 포기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로 당분간 달러/엔 환율의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요인에다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내년 엔화의 약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모건의 다른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젠은 올해 원화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통화들이 엔 보다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내년 달러/원 환율 동향에도 위안화의 영향이 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세 자리냐, 네 자리냐 내년 중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가 뒤집히겠지만 그 시기나 정도에 대해 나타난 해외 기관들의 견해 차이는 고스란히 달러/원 환율 전망치의 차이로 이어졌다. 해외 기관들이 내놓은 달러/원 환율 전망치는 크게 내년중 환율이 세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냐 아니면 네 자릿수를 유지할 것이냐로 나뉘어진다. HSBC는 달러/원 환율이 내년 1분기 중 1080원, 2분기에는 1060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에도 1000원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12월 중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최근의 경기 회복 신호들이 그다지 강력하지 않다"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 행진을 신호하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즈도 6개월과 1년 전망치로 모두 1040원을 제시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여전히 주요 경제국들보다 우위에 있는 금리와 유럽 지역의 사회 불안 등을 이유로 달러 가치가 4분기 고점을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3월 달러/원 전망치로 1055원을 제시하면서 6월에는 1050원으로 9월에는 1075원까지 뛰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내년 말 환율 전망치는 1025원이다. 반면 프랑스계 은행인 BNP파리바의 내년말 환율 전망치는 980원이다. 골드만삭스도 내년말 달러/원 환율 전망치로 950원을 내놓고 있다. 내년말 환율이 925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리먼브라더스는 환율이 2007년에는 850원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다소 중간적인 입장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오석태 경제분석팀장은 내년 한국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제적인 달러 약세가 재연된다면 달러/원 환율 역시 하락 기조를 보일 것이지만 외환 당국의 영향을 고려한다면 1,000원대 아래로의 하락이 쉽게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는 3개월과 6개월, 12개월 전망치로 각각 1020원과 1000원, 980원을 제시하고 있다. ◆ 전강후약? 국내 변수는 환율 하락에 우호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나라 경제의 양호한 상황이 지속되며 특히 수출 호조가 이어져 서울 외환 시장의 달러 공급 우위 상황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선물은 이러한 요인을 감안해 내년 달러/원 시장을 `원화 강세 속 전고후저`라고 전망했다. 동양종금증권은 내년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환율이 올해와 마찬가지로 달러화와 원화의 동반 강세를 따라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990-1050원 사이의 박스권 움직임을 전망했다. 한편, 농협선물의 이진우 금융공학실장은 "환율이 1000원 부근 혹은 그 아래로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환율 하락이 추세로 굳어지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고 확인할 것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미국의 금리 우위가 더 지속될 수도 있고 시장에 엔화나 원화 약세 요인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울러 "공급 우위의 국내 여건은 여전하지만 올해 중공업 업체들이 달러를 선매도 헤지해 놓아 실제 수급과 괴리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본 한경브리핑 서비스는 거래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또한, 정보의 오류 및 내용에 대해 당사는 어떠한 책임도 없으며, 단순 참고자료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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