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청문회 하루 앞으로..시장ㆍ정치권 사이에서 균형 추구할 듯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지명자 인준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벤 버냉키 지명자는 금융 시장에는 물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확신시키고 정치권에는 정책 유연성을 확인해 주는 두 가지 과제에 당면해 있다. 14일(현지 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두 가지 과제들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은 버냉키가 FRB 의장으로서 부딪히게 될 많은 균형 잡기 과제 가운데 첫번째가 될 것이다. 그린스펀과 마찬가지로 FRB 이사에서 백악관 경제 자문으로 자리를 옮겼던 버냉키는 예상대로 상원 인준이 처리되면 험난한 정치적 협곡들을 수 없이 헤쳐 나가야만 한다. 애널리스트들이나 관계자들은 이번 주 청문회에서 그의 중심 테마는 지난 달 부시 대통령의 의장 지명 다시 그가 강조했던 부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의장 지명 자리에서 "이 자리에 임명된다면 첫 번째 우선 과제는 그린스펀 시대에 마련된 정책들과 정책 전략들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메시지는 그가 FRB에 전면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덜어내기 위한 것이다. 통화 정책에 관한 한 저명한 경제학자인 버냉키는 그린스펀 의장의 반대와 달리 FRB에 인플레이션 목표를 도입하자는 데 앞장서 왔다. 따라서 민주당에서는 프린스턴 경제학 교수 출신인 버냉키로부터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FRB에 주어졌으며 다른 하나를 위해 나머지 목표가 희생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보장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냉키 지명 당시 민주당의 폴 서베인 메릴랜드주 상원의원은 "확실하게 물어 볼 질문이 있다"면서 그것은 "다른 기준을 말해 왔으면서 정책 연속성을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금융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다르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버냉키가 FRB 이사이던 지난 2003년 디플레이션 퇴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던 사실을 가리키며 그가 물가 상승에 대해 지나치게 온건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키신저맥라티어소시에이츠의 니콜라스 체카 이사는 "실질적인 이슈는 시장과 정치권이 그에 대해 우려할 수 있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버냉키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은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있다"고 말했다. ◆ 신뢰성 시험 무대 에너지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FRB의 용인 지대의 상방 수준을 가리키고 있는 가운데 FRB 관계자들은 임금과 물가의 자기 강화적인 상승세를 예방하기고자 희망하고 있다. 이 싸움에 있어 가장 큰 아군은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을 말해주는 그간의 성적이 될 것이다. 근로자나 기업들이 FRB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해 왔다고 생각할 경우 일시적인 에너지 비용 급등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나올 가능성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버냉키는 상원 청문회에서 이같은 FRB의 신뢰성 유지를 위해 싸울 것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월가는 버냉키가 그렇게 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그같은 결의를 강조하기 위해 그린스펀 의장이 시작한 금리 인상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버냉키는 인플레 목표제 도입 주장과 관련해 자신이 인플레 수치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인플레이션 너터(inflation nutter)"가 아님을 보여줌으로써 의회의 우려를 덜어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버냉키의 오랜 동료인 뉴욕대 마크 거틀러 경제학 교수는 "그는 분명 인플레 강경파다. 그러나 그가 경제 위기에 대항해 보호 조치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버냉키는 예산 문제와 관련한 의회내 공방전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화당은 부시 대통령의 감세 영구화 지지 입장을 그에게서 원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그가 예산 적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쪽이기를 바라고 있다. 부시 대통령 경제 자문으로서 버냉키 지명자는 백악관의 노선을 지지할 것으로 보이나 애널리스트들은 그가 FRB 의장으로서의 독립적인 목소리를 추구해야 할 상황에서 정부와 일정 거리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본 한경브리핑 서비스는 거래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또한, 정보의 오류 및 내용에 대해 당사는 어떠한 책임도 없으며, 단순 참고자료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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