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제외한 근원 물가 신뢰할 수 있을까?
운전도 안하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미국인들은 지난달 전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외의 미국인들은 상당한 물가 상승을 체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치면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가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물가 추세를 반영하는데 얼마나 믿을만한지 의구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액션이코노믹스의 마이클 잉글룬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학자들은 에너지를 제외한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이지 않을 때 에너지를 왜 제외해야하냐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분석가들과 정책 당국자들은 물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변동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에 오랫동안 의존해왔다.
그러나 16일 발표된 소비자물가 데이터는 근원 물가와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상당한 괴리를 나타내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근원 물가는 0.1%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본원 물가는 에너지 급등 탓에 0.5%나 속등했다.
최근 국제 유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며 배럴당 67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월가와 워싱턴의 낙관론자들은 그동아 유가 상승세 영향은 일시적이며 결국에는 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이후 꺾일 줄 모르는 유가 고공 행진을 일시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시장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제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의 유가를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현재 유가는 4개월동안이나 이 수준을 넘어섰다.
에너지 쇼크는 미국인들의 소비 행태에도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정책협회의 자레드 번스타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몇주전 매니저급을 제외한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0.4% 상승, 월간 기준으로 1년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인플레가 이같은 상승세를 초과하면서 실질 시간당 임금이 약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도 고유가가 소비 지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3분기 실적 경고에 나섰다.
월마트는 이달 들어 배럴당 67달러까지 치솟은 유가가 비용은 증가시키고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 지출은 둔화시키고 있다면서 현 3분기 순이익은 월가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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