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FT아일랜드 최민환이 성매매 의혹을 적극 부인했지만 대중 반응은 냉랭하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정관 수술 여부는 밝히면서 핵심은 쏙 빼놨다. 업소에 간 게 사실인지, 아가씨는 왜 찾았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최민환은 지난 18일 밤 돌연 두 번째 입장문 올렸다. 그는 "성매매한 적 없다"며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성매매를 안 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여러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근거를 제시한 율희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최민환은 "안 한 것을 어떻게 증명하나"라고 말했다. 최민환은 "정확하게 증거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라 미안하다"면서 "진짜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율희의 녹취록에는 최민환이 성매매를 위해 모텔을 찾은 듯한 정황이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해 최민환은 "녹취록에 나왔던 호텔, 모텔도 당시 혼자 있고 싶어서 간 거였다"고 해명했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최민환은 만 32세 성인이자 세 아이를 둔 아빠다. 숙박 업소 하나 스스로 예약하지 못해 타인에게 부탁했다는 그의 주장을 대중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팬을 상대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팬은 앞서 녹취록에서 최민환이 언급한 '컨디션'과 칫솔'은 뭐냐며 의문을 내비쳤다. 일각에서 해당 용어들이 성매매 은어라는 주장이 나왔기에 팬으로서는 충분한 해명을 듣고 싶을 만한 사안이었다 . 최민환은 "나는 묶은 지 오래됐고, 콘돔 필요 없다. 칫솔은 원래 청결해서 어딜 가든 하는데 왜 궁금증이 생기는 걸까"라며 날 선 답변을 내놨다.
이처럼 최민환은 정관 수술을 성매매 의혹을 부인하는 증거로 내세웠다. 정관 수술을 했기 때문에 업소에 콘돔을 요청할 필요가 없다는 것. 콘돔은 피임만 아니라 성병 예방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그의 말처럼 '묶었다'고 하더라도 콘돔이 필요할 수 있다. 정관 수술을 했다는 게 성매매를 안 했다는 근거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이홍기 등 멤버가 자신을 감싸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도 최민환은 숨죽였다. 그는 지난달 29일에서야 뒤늦게 입을 뗐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성매매처벌법 위반 및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증거불충분에 따른 무혐의로 판단했다고 밝힌 날이다. 영상 속 녹음본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대중의 시선은 차가웠다.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감정적인 호소만 있을 뿐이다. 첫 입장문에서 그는 "일방적인 주장과 허위사실, 수많은 왜곡된 추측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진 상황에서 제가 어떠한 결과도 없이 섣불리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세 아이를 위해서라도 상황 정리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자녀들을 운운했다. 방송 출연으로 세상에 얼굴이 모두 공개된 아이들을,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언급하며 방패로 내세웠다.
최민환은 과도한 정보를 제공하며 피로감만 안겼다. 그가 정관 수술을 했는지 안 했는지 궁금해했던 사람은 없었다. 업소를 갔는지 안 갔는지, 아가씨는 왜 그리 애타게 찾았는지가 쟁점이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할 만한 핵심은 전부 피해 가는 모습이다. "성매매를 안 했다고는 하지만 업소를 안 갔다는 말을 끝까지 못 하시는 거냐"는 팬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스스로 악수를 뒀다. 이미 그는 1차 입장문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힌 상태였다. 대중을 바보로 아는 듯한 입장문에 여론은 더 악화했다. 결국 그는 지난 18일 올린 입장문을 지웠다. 정우성 혼외자 논란, 송민호 부실 복무 의혹 등 여러 이슈가 떠오르며 최민환 건에 대한 관심은 식어가는 중이었다. 무혐의 불기소 처분도 나왔다. 정말 자녀들을 생각했다면 가만히 있는 편이 나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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