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이홍기-빅뱅 지드래곤/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한때 가요계를 이끌었던 2세대 아이돌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각종 논란으로 팀을 탈퇴하거나 연예계에서 퇴출당하는 이들이 생겨나서다. 민폐 멤버들이 탈퇴하며 팀이 쪼그라든 건 같지만, 각 그룹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갈리는 모양새다.

6일 기준 빅뱅은 3인조다. 기존 5인으로 시작했으나 전 멤버 승리와 탑이 탈퇴하며 3인조로 재정비됐다. 승리는 지난 2019년 3월 버닝썬 사태에 연루되며 팀을 탈퇴했다. 탑은 2017년 의경 복무 중 대마초를 흡입한 사실이 적발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지난해 팀을 떠났다. 탑은 본인을 '빅뱅 탑'이라고 표현한 기사를 캡처한 뒤 '빅뱅'에 'X' 표시를 그려 넣으며 공식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FT아일랜드는 지난달 29일부터 2인 체제로 변경됐다. 최민환의 전처 율희가 그의 성매매 의혹을 제기하며 녹취록을 공개했고, 최민환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세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최민환이기에 더 비판 여론이 거셌다. 결국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최민환의 미디어 활동 중단을 발표했고, 이어 FT아일랜드를 잠정 2인조로 운영하겠다고 전했다.두 그룹 모두 소규모 그룹으로 구성이 변하면서 이전과 같은 퍼포먼스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탑은 빅뱅에서 저음 랩 파트를 담당하며 곡의 맛을 살렸고, 최민환은 밴드의 핵심인 드럼을 맡아왔다. 인원이 줄어들며 전과 같지 않은 상황이 된 건 동일하지만 두 그룹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다르다.

지드래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갈무리

빅뱅/ 사진=유튜브 채널 '집대성' 갈무리

빅뱅을 향한 관심은 여전하다. 완전체 활동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크다. 지드래곤이 '유퀴즈'에서 완전체 계획에 대한 질문에 "빅뱅이라는 그룹은 계획이 있다"고 한마디 했을 뿐인데도 대중은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성이 진행하는 웹예능 '집대성'의 빅뱅 2편은 이날 기준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에 올랐다. 지난 1일 올라온 빅뱅 1편은 조회수 600회를 돌파했다. 앞서 빅뱅 멤버들은 승리와 탑이 논란에 휘말렸을 당시 이들을 옹호하거나 대중과 기싸움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드래곤은 마약 투약 루머로 억울한 상황이었을 때도 말을 아꼈다. 일련의 사건들을 토대로 빅뱅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반면 FT아일랜드를 두고는 싸늘한 시선이 이어진다. 2인조 활동 공지에도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홍기의 경솔한 언행 전에는 민폐 멤버로 피해를 보게 된 FT아일랜드의 두 멤버를 향한 응원 시선이 있었다. 이홍기는 최민환의 논란이 불거지자 혼란스러워하는 팬들에게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6일 이홍기는 한 팬에게 "성매매가 아니고 성매매 업소가 아니라면? 지금 하는 말 책임질 수 있어?"라고 따지듯 말했다. 율희가 녹취록까지 공개한 상황에서 증거가 없지 않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세상이 날 억까하는 기분"이라고 말해 또 한 번 구설에 올랐다.

결국 두 그룹의 미래를 가른 건 논란을 대하는, 또 대중을 대하는 태도였다. 가수는 대중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 타당한 근거조차 없이 대중에게 호통치는 가수를 향해 싸늘한 반응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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