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쌍둥이 출산 도중 식물인간 판정까지 받은 아내를 시설로 보내야 할지 고민을 털어놨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284회에는 출산 중 갑작스럽게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아내를 둔 사연자가 출연해 서장훈과 이수근에게 아픈 사연을 상담했다.
사연자는 "아내가 37살에 시험관 시술 끝에 임신했다. 그런데 출산 도중 식물인간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내가 아기를 낳다가 식물인간이 된 뒤 7세 정신연령으로 깨어났다. 아내는 출산 전 어떠한 지병도 문제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사 말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쌍둥이는 중환자실에 있었지만, 다행히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사연자는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데 홀로 육아와 간병 병행은 어려우니 주변에서 아내를 시설로 보내라고 한다. 차마 아내를 시설로 못 보내겠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아내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천사 데려올게,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하며 웃으며 분만하러 들어갔다. 그런데 30분도 안 됐는데 CPR 팀이 분만실에 들어가고 아내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나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연자는 "아내가 3주 만에 깨어났는데 검사를 할 때마다 점점 정신 연령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 치매, 뇌 병변 진단받았다. 혼자서는 걸을 수 없고, 화장실도 못 간다. (아내가) 자다가 대소변 실수를 하면 기저귀를 빼서 옆에 던져 놓는다"고 병간호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기 낳은 것도 기억을 못 한다. 아기를 던져서 큰일 날 뻔한 적이 있다. 한 달 병원비가 800만 원 정도 들어간다. 보험도 있었지만 출산 중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보험 적용이 안 됐다. 병원에서도 억울하면 소송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연자의 이야기를 들은 서장훈은 "시설로 보내고 싶지 않으면 양가 가족이 합심해서 돌아가며 육아, 간병을 도와주고 남편이 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이 가정은 해법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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