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사진=텐아시아 사진 DB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잔디 관리를 위해 아이유 콘서트를 취소해달라는 극단적 주장이 제기됐다. 오는 15일 열리는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경기를 위해 9월 21일부터 양일간 진행되는 아이유 콘서트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이다.

민원인 A씨는 11일 서울시에 이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콘서트로 인해 잔디 상태가 악화하면 축구 경기에 지장을 준다는 게 민원인의 주장이다. 지난 5일 약체로 평가받던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0-0 무승부를 기록하자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잔디를 꼽은데 따른 후속 문제제기다.

그는 서울시 조례를 근거로 관리상 지장이 있다고 인정될 때 사용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용허가를 하는 단계에서 관리 문제가 있을 때를 설명하는 조례로, 이미 사용허가가 나고 관련 계약이 체결된 후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되진 않는다. 취소가 되려면 주최측의 심각한 과실 등으로 계약 취소 사유가 발생해야 하는데 잔디관리 문제는 주최측인 이담엔터테인먼트와는 무관한 문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 경기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공연을 유치하면서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상암월드컵경기장 공간이 축구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이용자들의 문화 공간이란 얘기다. 아이유 콘서트도 내부 심사를 거쳐 대관이 확정된 계약이다. 잔디 관리 등을 위해 계약을 일방 파기하는 건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아이유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식의 극단적 주장은 잔디 관리 주체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관리 문제를 엄한 곳으로 돌리는 꼴이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축구 전용 경기장이지만, 종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축구를 기대하는 팬들 만큼이나, 아이유의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권리도 중요하다. 황당 주장은 황당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게 타당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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