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KBS Kpop' 영상 갈무리

가수 조현아의 신곡 무대를 두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하는 것은 유의미하지만, 도전과 실험 역시 대중이 납득하고 수긍할 만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2일 조현아가 KBS '뮤직뱅크'에 출연했던 영상이 인터넷 상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조현아는 신곡 '줄게'로 지난 5일 음악방송 무대에 올랐다. 조현아는 진분홍빛 통굽 하이힐을 신고 팔 부분의 볼륨감이 풍성한 오프숄더 스타일의 미니 원피스를 입었다. 머리 곳곳에는 꽃 모양 핀을 꽂았다. 분홍색 블러셔를 넓은 부위에 바른 메이크업도 특징적이었다.

그야말로 실험적인 스타일링이었지만, 무대를 본 대중은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쏟아냈다. 의상과 메이크업이 과하다는 의견. 조현아가 어울리지 않는 콘셉트를 시도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조현아의 무대 영상에는 "조현아는 충분히 좋은 가수인데 본인에게 어울리는 콘셉트를 잡아줄 스태프가 필요한 것 같다. 비 깡도 똑같은 사례였다"는 댓글이 달렸다.
사진=유튜브 채널 'KBS Kpop' 영상 갈무리

대중은 스타일링뿐만 아니라 음악과 가사, 안무 등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내 남은 사랑을 너에게 줄게 줄게 모두 다 줄게 모두 다 드릴게요", "나는 돈보다 꽃이 좋더라 욕심 없이 버릴 수 있잖아" 등의 가사가 다소 올드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음악적인 완성도와 안무 역시도 다소 단출하고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현아가 그간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색과 감성으로 세련된 음악을 선보여온 아티스트였기에 더욱 비판의 의견이 쏟아졌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탓인지 무대를 꾸미는 조현아 본인조차 어색해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실력파 아티스트답지 않은 어색한 표정 연기와 불안한 음정으로 인해 비판 여론이 거세다. 소속사는 이와 관련 "컨디션 난조"라고 해명했지만, 무대 전체가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분위기가 반전되지는 못했다.

조현아는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이 뚜렷한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아 왔다. 고연차 가수이기에 신곡에 본인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현아의 뜻과 의지가 반영된 신곡일 만큼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헤이즈/ 사진=헤이즈 '빙글빙글' MV 갈무리

가수 헤이즈도 비슷한 경우다. '널 너무 모르고', '헤픈 우연' 등 이별 감성을 완벽히 소화하며 인기를 끈 헤이즈는 지난해 '빙글빙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빙글빙글'은 헤이즈가 데뷔 후 처음으로 발표한 댄스곡이었으며,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헤이즈의 도전이 무색하게도 대중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헤이즈 특유의 감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였다.

소속 가수의 장점과 정체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속사 피네이션을 향한 질타도 이어졌다. 소속사의 지지도 있었겠지만, 이 곡은 헤이즈가 먼저 하고 싶다고 제안한 곡이라고. 가수 본인이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택한 길이었다는 의미다.

솔라/ 사진='더쇼' 무대 영상 갈무리

솔로 아티스트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마마무 솔라도 본인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는 사례로 꼽힌다. 솔라는 지난 5월 'Colors'(컬러스)로 컴백했다. 이는 솔라의 자작곡으로, 반복적인 비트가 중독성을 유발한다. 앞서 솔라는 마마무 그룹 활동으로 빼어난 가창력을 선보였다. 솔로 활동에서는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인다. 가창력보다는 퍼포먼스에 집중하며 그간 보여 주지 못했던, 본인이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입고 싶은 옷과 어울리는 옷 사이 적절한 선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새로운 시도 자체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비판적인 반응이 두려워 언제나 똑같은 것만 고수할 수는 없지 않나.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새로운 것을 향한 음악적 욕망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상업적인 걸 생각하면 대중이 원하는 걸 하는 것도 맞다. 그 두 가지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게 숙명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에 어긋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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