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의 첫 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팬들이 법정을 찾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 단독(최민혜 판사)은 10일 오후 2시 30분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호중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본부장 전 모 씨 등 관련 인물들이 출석했다.
이날 공판을 앞두고 법원에는 김호중의 팬들이 몰렸다. 팬들은 공판에 앞서 100건이 넘는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들의 김호중을 향한 열정은 무더위도 이겼다. 일반 방청객 좌석은 17석으로 제한됐고, 김호중의 팬들은 법정에 들어가기 위해 일찍부터 방문했다. 이들은 선착순 순번에 들기 위해 통로에 소지품을 두고 자리를 지켰다. 아리스(팬덤명)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지는 않았으며, 차분한 모습으로 대기했다.순번에 든 팬들이 입정한 후,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팬들은 아쉬움을 내비치며 굳게 닫힌 문 앞을 지켰다. 이들은 법원 관계자에게 연신 "들어갈 수 없는 거냐"고 묻기도 했다. 김호중의 첫 공판은 15분 만에 끝났으며, 일부 팬들은 중도 퇴장했다.
김호중은 지난달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 사고 이후 김호중 대신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갈아입고 경찰에서 출석해 자신이 운전했다며 대리 자수했다. 본부장 전모 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손시켰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예정된 공연을 마치고 사고 후 열흘이 지나서야 이를 인정했다. 김호중은 사고를 내고 잠적한 뒤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했다. 이에 따라 사고 당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없었다. 검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음주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음주운전 혐의는 배제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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