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 사진=텐아시아DB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이 박세리희망재단의 도장을 위조한 혐의로 아버지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부친 박준철 씨의 빚을 여러 차례 갚아준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 의외의 사안이 발생했다. 박세리가 부친의 빚을 갚아주면서, 이로 인해 내야할 증여세가 최소 50억 원 이상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박세리의 증여세 연대 납부 의무를 두고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박세리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아버지의 채무 변제를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다. 24일 부동산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박세리 부녀는 2008년 6월 대전 유성구의 토지 일부를 각각 지분 50%로 매입했다. 해당 토지는 2001년부터 가압류 설정과 등기말소가 반복돼왔다.2014년까지 해당 부동산에 걸린 압류 및 가압류 청구 금액은 30억 9300여만 원에 이른다. 2012년 9월까지 등기부등본에 설정된 압류·가압류 등기는 모두 말소됐다. 하지만 또 다른 가압류가 들어온 뒤, 박세리는 2016년 7월 부친의 채무와 이자 10억 원을 추가로 갚아주는 대신 나머지 지분을 전부 인수했다.

2021년 8월 나타난 채권자 A씨는 '사해 행위'를 주장하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박세리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박세리 부친(박준철) 지분 50%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으라는 이야기다. 사해 행위는 채무자가 고의로 자신의 재산을 감소시켜 채권자에게 빚을 못 갚는 상태로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사진=텐아시아DB
업계에서는 박세리가 갚아준 부친의 빚이 1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박세리가 아버지에게 현금을 증여해서 아버지가 빚을 갚은 것으로 될 경우, 아버지에게 증여세 납세 의무가 발생한다. 과세관청에서는 박세리가 부친의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을 두고, 박세리가 부친에게 증여를 한 뒤, 부친이 이를 상환했다고 본다. 채무면제에 따른 증여세와 다르게 현금을 증여할 때는 연대납세의무가 발생한다. 즉 박세리 부친이 증여세를 낼 돈이 없다면 박세리가 증여세를 대신 내야하는 셈이다.

박세리가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고, 아버지는 빌린 돈으로 기존 채무를 상환한 상황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박세리에게는 증여세 납부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쉽게 얘기해 박세리 아버지가 박세리에게 돈을 빌렸을 경우에는 증여가 아니므로 세금도 없단 뜻이다. 하지만 이를 입증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로 법조계에서는 증여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법무법인 강남 김성수 변호사는 "박세리 부녀가 부모-자녀 간 금전 대여를 주장하기 위해선 현금 대여 계약서나 이자 납부 내역 등이 있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법적으로 이 주장은 인정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대형로펌인 법무법인 세종에서 조세 분야를 담당하는 우도훈 변호사는 "증여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사실 관계를 면밀히 따져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채권자가 (명의만 부친으로 했을 뿐) 박세리에게 실질적으로 빌려줬거나, 그 과정에서 박세리가 동의했거나와 같이 박세리한테도 부친과 공동으로 변제할 의무가 발생했다면, 경우에 따라 증여가 아니라고 항변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박세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아버지 개인에 대한 빚인 만큼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이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로 지난해 9월 고소한 사실이 지난 11일 텐아시아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최근 부친인 박 씨에 대한 혐의를 인정,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조만간 검찰 고소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박세리희망재단 측은 박 씨에 대한 고소 배경에 대해 "박세리 부친은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 설립 업체가 관련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했는데, 나중에 저희가 위조된 도장인 것을 알고 고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박세리 감독은 국제골프스쿨 및 박세리 국제학교(골프아카데미, 태안 및 새만금 등 전국 모든 곳 포함) 유치 및 설립에 대한 전국 어느 곳에도 계획 및 예정도 없음을 밝힌다'는 공지를 내건 바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