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간 함께해 온 라디오에서는 스스로 내려오면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예순 셋이라는 나이에도 도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방송인 최화정의 이야기다.
2일 최화정은 27년 간 진행해 온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의 마지막 방송을 진행했다. 최화정은 "이별의 순간을 준비하면서 너무 죄송하고 많이 아쉽고 많은 감정들이 교차했지만 이렇게 마지막 날이 되니까 정말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에 가슴이 벅차오르고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다"면서 "함께 해주신 여러분이 계셔서 27년 6개월을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청취자들에 고마움을 전했다.
최화정의 말처럼 4개월 후면 28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SBS 측에서 최화정을 자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관해 최화정은 "사람들은 '유튜브 하려고 그만두냐', '잘렸냐'라고 물어보기도 한다. SBS에서 잘랐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서 방송국이 본의 아니게 욕을 먹는데 아니다. 사람은 예상치 못한 때가 있지 않나. 제가 그만두면, 그만두기 좋아질 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람이 어느 순간 '지금이 때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박수칠 때 떠나는 것도 있다"고 하차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화정은 올해로 만 63세,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 퇴직 연령인 만 60세를 넘긴 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레드오션이 됐다고 말하는 유튜브 시장에서 여전히 그는 자신만의 위력을 발휘했다.
앞서 최화정은 5월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 최화정이에요'를 개설했다. 6일 첫 영상을 시작으로 2일 오후 기준 총 5개의 영상이 게재되어 있다. 개설한 지 약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 구독자 수는 32만 5천명을 넘어섰으며 게재된 영상은 모두 조회수 100만회를 넘겼다. 25일 게재된 홍진경과 함께한 영상은 조회수 190만회를 넘어섰으며 어느덧 200만 조회수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으로 매서운 화력을 보이고 있다.
결코 젊다고 할 수 없는 나이임에도 최화정은 특유의 젊은 감각과 지난 세월 동안 살아오면서 느꼈던 꿀팁, 맛집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통해 MZ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화정의 시그니처인 밝고 명랑한 목소리와 제스처, 그 누구도 상처 받지 않는 언행,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트렌디한 센스로 63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유튜브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따랐다.
사회에서는 이미 정년 퇴직을 겪었을 나이, 27년 간 진행해왔던 자식과도 같은 라디오에서 "박수칠 때 떠난" 최화정. 마지막으로 '최파타'를 끝내며 최화정은 "라디오를 계속했지만, 평일에 브런치도 먹고, 운동도 하고 산책 등을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 2막을 연 최화정의 도전에 응원을 보탠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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