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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여진구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자리 잡았지만, 지난 5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인지도는 있으나 흥행 파워를 지닌 배우는 아니라는 평이다. 이번 악역 도전으로 '인생캐'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

여진구가 영화 '하이재킹'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특별 출연을 제외하고 주연으로 나서는 것은 2022년 '동감' 이후 약 2년 만이다.

영화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로 오는 6월 21일 관객들을 만난다. 쟁쟁한 극장가 여름 대전에 참전했다.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등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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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는 극 중 납치범 용대 역을 맡았다. 용대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6.25 전쟁 때 북한 인민군 장교가 된 형 때문에 극심한 차별과 괄시를 받으며 살아왔다. 억울하게 누명까지 쓰고 복역한 그는 북에 있는 형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여객기에 오르는 인물이다.

일명 '국민 남동생' 여진구가 납치범이라니. 2005년 데뷔한 20년 차 배우 여진구의 첫 악역 도전이다. 14일 '하이재킹' 측은 여진구의 캐릭터 스틸을 공개했다. 흐트러진 머리에 허름한 옷을 입은 여진구는 강렬한 눈빛을 하고 있다. 납치범이지만, 어딘가 간절해 보이는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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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는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 등에서 아역답지 않은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후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했다. 성인이 되고 난 뒤 가장 흥행한 작품은 2019년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다. 최고 시청률 12%로 종영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다만 벌써 '호텔 델루나'가 5년 전 작품이다. 2022년 주연으로 출연했던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는 시청률 2%대로 조용히 막을 내렸으며 영화 '동감'은 4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어렸을 때부터 활동해온 만큼 인지도는 또래 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다만 20대 대표 남자 배우로는 불리지 않는다. 송강, 안효섭, 차은우 등 20대 대표 남자 배우로 꼽히는 이들은 저마다 대표작을 가지고 있다. 연기력은 흠잡을 데 없는 여진구지만 딱 떠오르는 대표작이 없는 게 게 아쉬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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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악역을 해보고 싶다던 여진구의 바람이 이뤄졌다. 멜로 연기, 시트콤, 예능 등에서 활약하며 선한 이미지가 굳게 자리 잡은 여진구의 악역 도전은 어떤 색다른 느낌을 줄지 기대된다. '하이재킹에 함께 출연하는 하정우는 "여진구의 해석력과 표현을 보면서 설득력을 느꼈다. 여진구의 에너지라면 이 여객기를 다 장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관객이 여진구의 새 도전을 지켜볼 때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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