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기업 사옥 앞 트럭 시위가 한창이다. 트럭에 적힌 소속사를 향한 문구가 전체 팬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인지를 두고 K팝 팬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10일 가요계에 따르면 그룹 라이즈의 일부 팬들은 9일 서울 성동구 SM 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 시위용 트럭을 보냈다. 트럭에는 "활중 문제 회피 그만하고 이제는 5센터가 결단 내려야 할 때", "활중 멤버 꼬리표는 언제까지? 확실하게 발표하고 6멤버 보호하라" 등의 문구가 쓰였다.
라이즈 승한은 사생활 논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활동을 무기한 중지했다. 시위용 트럭을 보낸 이들은 승한을 제외한 라이즈 6인 체제를 지지하는 팬 중 일부다. 이들은 '라이즈 트럭시위'라는 X 계정을 통해 "라이즈는 6인 체제로 활동하고 있는 팀"이라며 "7인 체제를 지지하는 이들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6명의 멤버들을 공격하며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럭 시위 문구가 모든 팬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승한의 합류를 촉구하는 내용의 트럭 시위도 동시에 진행돼서다. 승한을 지지하는 일부 팬들은 "우리는 승한이를 항상 기다리고 있어", "일곱 명의 라이즈" 등의 문구가 담긴 트럭을 운행했다.
뉴진스 일부 팬덤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민희진 대표의 활동을 보장하라"는 문구로 민 대표를 지지하는 입장을 적극 표명했다. 다만 이 역시 전체 팬덤의 의견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트럭 시위를 위해 4일간 진행된 모금에서 모인 금액은 778만원이다. 팬덤 크기 대비 절대적으로 큰 금액으로 보기는 어렵다.
방탄소년단 지민 일부 팬들도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트럭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보낸 시위용 트럭에는 "재재계약 절대 반대", "지속적으로 차별하고 팬덤 간 이간질하는 하이브"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팬덤 전체의 의견으로 간주될까 우려하는 팬들도 나타났다. 해당 시위를 진행 중인 팬은 "아미 전체의 의견으로 보이게 된 점에 사과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팬들이 이처럼 트럭을 활용해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가시성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럭 시위를 하면 일단 행인들이 보고, 사진을 찍어 SNS와 커뮤니티 등에 올려 화제가 된다.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는 것보다 전시하는 편이 효율적이다"며 "소속사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트럭 시위가 팬덤 전체 목소리를 대표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가요계 관계자는 "팬들은 대부분 소속사에게 어느 정도 불만과 희망 사항을 가지고 있다. 같은 팬덤 내에서도 각자 의견은 다르지만 의견 내는 이들의 목소리가 눈에 띄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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