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한 박신혜, 박형식이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를 통해 유쾌하고 설레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를 선보였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한 '닥터슬럼프'를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의 첫 페이지를 연 1, 2회 방송 직후 새로운 인생 로맨틱 코미디의 탄생을 예견하는 호평이 쏟아진 것. 특히 번아웃에 걸린 마취과 의사 남하늘(박신혜 역)과 슬럼프에 빠진 성형외과 의사 여정우(박형식 역)의 인생 암흑기 속, 서로의 빛이 되어줄 이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 힐링을 선사하며 진심 어린 응원을 불러일으켰다.방영 첫 주부터 뜨거운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닥터슬럼프'는 지난달 30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시리즈'에서 1위를 기록,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에서 9위를 차지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스리랑카 등 11개 국가 TOP10에도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인기에 시동을 걸었다. (넷플릭스, 1월 22일~1월 28일 기준)
이처럼 '닥터슬럼프'는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남하늘, 여정우의 서사를 연 과거 학창 시절 장면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남하늘이 여정우와 같은 학교, 같은 반으로 전학을 오면서였다. 나란히 전국 1등을 석권하던 이들은 전교 1등을 놓고 다투는 유치하지만 재기발랄한 혐관(?) 구도를 그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세월이 흘러 인생의 최악이자 세상의 끝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변화를 맞았다. 여정우가 우울증과 번아웃 진단 후 병원을 관둔 남하늘에게 모른 척 술을 권하고, 남하늘이 의문의 의료사고로 모두에게 외면당한 여정우의 누명을 믿어주는‘쌍방 힐링’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우울증, 번아웃, 슬럼프 등 '마음의 병'을 다룬 점도 특별했다. 오늘을 혹사해 미래를 꿈꾸고, 오늘의 행복도 내일도 미룬 채 살았던 남하늘에게 남은 건 고작 무기력한 일상과 정서적 탈진뿐이었다. 하지만 "너무 애써서 힘든데 쉬지 못해서 온 마음의 병"이라는 진단에도 이를 외면하고 부정하며 괜찮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의 모습은 안타까운 현실 공감을 유발했다.
그런가 하면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여정우의 곁에는 더 이상 가족도 친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누가 봐도 성공한 인생이었던 그가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고 '나는 참패했다'라고 되뇌는 모습 역시 짠하고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도 남하늘은 여정우에게, 여정우는 남하늘에게,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여기에 로맨틱 코미디 만렙으로 돌아온 박신혜와 박형식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드라마 '상속자들' 이후 11년 만의 재회이자 오랜만의 로코 복귀로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연기, 비주얼, 케미스트리까지 합을 자랑하며 그 기대를 단숨에 확신으로 바꾸었다. '로코 퀸' 박신혜와 '로코 장인' 박형식의 진가를 다시금 증명한 셈이었다. 무엇보다 유쾌한 티키타카로 웃음을 더하고 눈빛과 호흡 하나로 설렘을 높이는 '로코 최적화' 열연은 본격적으로 펼쳐질 남하늘, 여정우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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