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한혜진, 안재현, 김동준./사진=텐아시아DB


아이돌 출신 배우부터 관록의 배우까지, 올해는 유독 연기력 논란이 잦은 해였다. 미스캐스팅부터 어색한 말투와 표정으로 인해 극의 몰입을 깬다는 평도 많았다. 전작들에서 연기력 논란이 없던 배우들까지도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왔었다. 올해에도 많은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아쉬운 연기력을 보였다. 지난 1월, JTBC '대행사'의 손나은과 MBC '꼭두의 계절'의 김다솜이 나란히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김다솜은 까칠하고 도도한 캐릭터임에도 시종일관 동그란 눈, 어색한 시선 처리,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손나은 역시 일관된 표정과 부정확한 발성으로 답답함을 유발했다. 두 사람 모두 서브 여주라는 막대한 책임감이 있는 비중이었던 만큼 실망감 역시 컸다.
'대행사', '꼭두의 계절' /


최근에는 KBS '고려 거란 전쟁'에 출연 중인 김동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동준은 극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시청자들은 작품을 이끄는 주인공임에도 다소 아쉬운 연기력이 극의 몰입도를 깬다는 의견을 보였고, '미스캐스팅'이라고 평하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회차가 진행되고 최수종(강감찬 역)이 극을 이끌면서 김동준의 연기력 논란은 다소 잠잠해졌지만, 여전히 김동준 연기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는 시청자 역시 적지 않다.

데뷔 15년 이상의 베테랑 배우들 역시 연기력 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올해로 데뷔 22년차인 한혜진은 JTBC '신성한 이혼'에서 때아닌 발성 논란이 일었다. 극중 한혜진이 연기하는 이서진은 기상캐스터 출신 라디오 DJ. 남편의 정서적 학대를 견디다 못해 불륜을 저질러 이혼 이혼 소송을 당하지만, 조승우의 도움으로 양육권 확보에 성공한 뒤 양육권 사수를 위해 조승우 법률사무소에 상담 실장으로 취업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모성애 짙은 캐릭터임에도 한혜진의 뻣뻣한 연기는 시청자들이 온전히 캐릭터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라디오 DJ 말투를 연기하고 싶었던 건지는 모르나, 다른 배우들과 달리 홀로 연극적인 대사 톤으로 극에 스며들지 못했다. 이에 방송 초반부터 한혜진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졌고, 이는 자연스레 시청률 하락세로 이어졌다.

데뷔 17년차인 이지아 역시 tvN '판도라: 조작된 낙원'에서 어색한 표정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깨트렸다. 살인 병기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6kg 감량까지 했지만, 혼란과 분노, 슬픔 등 격변의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지아는 시종일관 감정을 알 수 없는 무표정으로 일관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사진=KBS '진짜가 나타났다' 방송 화면


이혼이라는 아픈 개인사를 딛고 복귀한 안재현, 조윤희 역시 연기력 논란을 벗지 못하고 퇴장했다. KBS2 '진짜가 나타났다'에 곽시양은 대신해 대타 주연을 맡은 안재현은 어색하고 과장된 연기를 펼쳤고, 이는 50부작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발전되지 못했다. SBS '7인의 탈출'로 악역에 처음으로 도전한 조윤희는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 짙었다.

배우들에게 연기력 논란은 뼈 아픈 꼬리표다. 그러나 차기작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꼬리표 역시 떨어질 터. 아쉬움을 발판삼아 본업에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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