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문빈의 추모 공간이 영리적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팬덤이 고인의 추모 공간과 관련해 날선 입장을 내놓은 것. 소속사는 명확하면서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 쪽을 비판할 상황은 아니다. 결국 고인이 없다는 슬픔에서 비롯된 논란이었다. 문빈이 떠난지 8개월. 팬덤이나 소속사 모두 고인과의 이별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소속사 판타지오는 지난 3일 "현재 선운사 '달의 공간'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SNS에 무분별하게 배포되고 있어 사실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공지문을 올린다"고 알렸다. 이어 "당사는 선운사와 그 어떠한 종류의 협정, 협약, 계약을 맺은 바가 없으며, 어떠한 금전적 이해관계도 없음을 명백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판타지오는 지난 6월 문빈의 49재 이후 남한산성 국청사에 마련됐던 문빈의 추모 공간 '달의 공간'을 6개월 만인 최근 전북 고창 선운사로 옮겼다. 위패를 영구적으로 모시기 위해서였다.

다만, 팬덤은 판타지오가 '(문빈의) 생전 애장품을 전시하겠다'라고 공지했다며 비판했다. 또한 팬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K팝 문화산업 발전'을 이유삼아 "고인의 삶을 관광 상품으로 전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판타지오 측은 "'달의 공간'을 국청사에서 선운사로 이전하게 된 계기는 동절기 간 방문객들의 안전 우려와 문빈 군의 영구 위패 안치를 위함"이라며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급작스럽게 머물 곳이 필요한 아로하(아스트로 팬덤명)가 있을 수도 있다는 당사의 우려에 선운사 스님들께서 감사하게도 무료로 투숙할 수 있는 공간과 무료 식사를 제공해 주시기로 하셨다. 당사와 선운사 스님들은 배려 이외의 그 어떠한 영리적 의도도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문빈 군에 대한 판타지오 임직원의 마음을 부디 거짓으로 왜곡하고 선동하지 말아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다만 위패를 모신 공간이 관광 상품이 될 것이라는 추측은 팬들로선 충분히 내놓을 수 있는 지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업계에서는 소속사가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 A 씨는 "이번 논란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는 일이다"라며 "소속사는 유가족과의 충분한 상의 끝에 (고인의 위패를 모시기에) 선운사가 최적의 장소라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B 씨는 "소속사는 팬덤의 강한 반발이 안타까울 것이다"라며 "엔터업계에 종사하다보면, 소속 아티스트가 비극적인 일을 겪기도 한다. 종사자들은 팬덤의 마음,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고인의 명예가 떨어지지 않게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문빈의 위패가 모셔진 선운사 달의 공간은 지난 3일 오후 8시부로 폐쇄됐다. 이후 고인의 추모 공간 마련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궂은 논란으로 추모 공간만 사라지는 일이 되고 만 셈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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