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는 '화란'을 노 개런티로 출연한 이유를 언급했다.
11일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는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의 배우 송중기가 출연했다.공개된 '드라마에 이어 영화도 인생작?! [화란] 비화'에서 송중기는 이동진 평론가와 그간의 필모그래피와 신작 '화란'에 관한 밀도 높은 이야기를 나눴다.
'화란'에서 노 개런티로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은 송중기는 "일이 커졌다. 슬슬 걱정되는 게 다음 작품 주시는 분들이 '그땐 안 받고 왜 지금은 받냐' 하실까봐. 이제 얼마 전에 아기가 태어나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 안 된다. 보시는 제작진분들, 이젠 안 된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사실 노 개런티 이야기가 안 나가길 바라기도 했다. 괜히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화란'은 대본을 제안받은 게 아니라 다른 작품을 거절하는 자리에서 배급사 분이 한번 읽어보라고 했던 대본이었다. 너무나 매력적인 대본이라 나 때문에 제작비가 올라가고 상업적인 흥행 공식이 들어가면 그 매력이 없어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안을 한 건데 주객전도가 된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화란'의 시나리오를 읽고 느꼈던 인상에 관해서 송중기는 "처음 봤을 때 오래된 장판에 더러운 것들이 찐득하게 묻어있는 느낌이 들었다. 숨이 안 쉬어질 만큼 답답했다. 양익준 형님의 '똥파리'나 '죄 많은 소녀'를 보는 듯한 어둡고 스산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 말을 듣던 이동진 평론가는 "단순히 개런티나 제작비를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 제작비가 커지고 대작이 될수록 창작자의 자유가 속박받는 경우가 많다"라고 이야기했다. 송중기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불필요한 장면을 넣을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대본의 매력이 사라질까 걱정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영화 '화란'. 송중기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았던 감정에 대해 털어놨다. 송중기는 "헝가리 촬영 중 소식을 들었는데 촬영에 집중이 안 되더라. 너무 큰 영광이었다. 어떤 분들은 경쟁 부문에 못 가서 아쉽지 않으냐고 하는데 나는 간 것만으로 좋았다. 말로 표현이 안 되더라"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해 어느덧 14년 차가 된 송중기는 연기해보고픈 배역에 대해 언급했다. 송중기는 "‘크림슨 타이드’라는 영화가 있다. 두 남자의 심리싸움을 다룬 작품인데 극중 덴젤 워싱턴처럼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 감사하게도 늑대인간의 꿈은 ‘늑대소년’으로 이뤘다. 이제 뱀파이어의 이야기를 찾고 있다. 배우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다양한 작품과 연기를 하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영화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 송중기는 냉혹한 현실 속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한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연규를 알아채고 손을 내미는 인물을 연기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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